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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받는 장애인 노동자들에게 '손' 내밀다

[인터뷰] 장애인노동상담센터 조호근 센터장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7.31 09: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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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작년 말 기준으로 우리니라에 등록된 장애인 수는 251만9241명이다. 전체 인구의 5%에 다다르면서,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장애인의무고용률’을 내걸고, 각 기업에서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근로자의 일자리는 대부분 무급, 단순노무, 농림어업 숙련근로 등으로 폭이 좁다. 장애인 근로자들의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각종 노동문제를 해결해주는 상담센터가 있다. 바로 장애인노동상담센터. 이곳은 지난 2005년 4월 개소했으며, 조호근 센터장이 장애인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와 자립생활의 조력자로 나서고 있다.

장애인노동상담센터는 고용노동부 목적사업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노동부 아래 순조로운 상담이 진행됐지만, 장애인 고용 인식 개선보다 ‘고용 안정’의 목표가 강했기에 현재 한국장애인고용안전협회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1. 전자부품 제조회사에서 부품조립 관련 업무를 맡던 지체장애 5급 33세 최씨. 최씨는 1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나, 비장애인 근로자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식사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모욕을 줬으며, 비장애인 근로자들의 잘못된 건의로 피상담자를 포함한 장애인근로자 2명은 해고당했다. 

#2. 근무 중 산재를 당해 치료를 끝내고 회사에 복귀한 49세 손씨. 복귀 이후 상사에게 폭력과 폭언을 당한 손씨는 근무부서를 변경해 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했지만, 묵살돼 퇴사했다.

상담센터로 걸려오는 대표적인 상담 사례들이다. 비장애인 근로자와의 불편한 관계, 불리한 근로조건, 저임금과 임금 체불 등 장애인 근로자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다.

◆아픔 공유하는 ‘상담 해결사’

남들처럼 부모님이 정해주는 일반적인 전공 진학을 원했던 장애인노동상담센터 조호근 센터장. 그는 어릴 적 ‘구루병’을 앓게 됐다. 구루병은 비타민 D가 부족해 뼈가 약해지면서 휘는 병으로 그가 받은 수술만 10번 이상, 결국 중증장애를 판정받았다.

   
장애인노동상담센터 조호근 센터장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차별받는 장애인 근로자들을 위해 그들의 손과 발이 돼주고 싶다"고 전했다.
손으로 무언가를 조립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공대, 의대를 원했지만 ‘장애인’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그는 수학과를 졸업하고 수학 학원 강사로 취업했다. 강사가 되기까지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해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장애인 근로자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상담사가 된 계기는 교회에 다니던 한 목사의 권유에서부터 시작됐다. 장애인들을 병원까지 동행하던 목사는 조 센터장에게 봉사활동을 권했고, 1년간 장애인들의 발이 돼 주는 역할을 해오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2006년부터 장애인노동상담센터 센터장을 맡은 그는 기존 학원 강사의 경험으로 장애인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곳 상담센터는 모두 사회복지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총 15명의 상담사가 장애인 근로자들의 상담고민을 담당하고 있다. 상담 운영은 평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전화 상담뿐만 아니라 방문 및 면접 상담, 온라인 상담까지 마련돼 있다. 

걸려오는 장애인 근로자들의 상담분야는 ‘노동관계법’에 관한 문의가 주를 이룬다. 임금 체불, 퇴직금, 부당 해고·처우, 실업급여, 산재 등 장애인 근로자들의 불리한 근로조건에 대한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조 센터장은 “장애인의무고용률이 지정돼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기업은 대부부분 50명 미만 사업장인 경우가 많다”며 “이 사업장들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불리한 혜택의 1순위는 장애인으로 인식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기업은 주로 10명 미만의 사업장인 경우가 40%를 차지한다”며 “중증 장애인보다 경증 장애인을 많이 고용하며, 장애인 고용보다 장애인을 이용하려는 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수도권 상담 ‘집중’, 지역화 상담 필요

올해 6월 장애인노동상담센터의 상담 실적은 약 36건이다. 아직까지 장애인노동상담센터를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현재 상담센터는 실적 발표, 칼럼, 방송 등으로 홍보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교육청과 장애인 기능 경기 대화를 열어, 장애인을 바라보는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연계해 ‘장애인노동상담센터’를 소개하며 노동관련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 센터장은 “현재 상담센터 상담비율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며 “전국 16개 시도에 상담센터 지사를 만들어 이곳만의 특수성과 지역성을 살린 상담 해결소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장애인고용공단과 고용노동부에서도 장애인 근로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담당 근로 감독관이 배치돼 있다”며 “그곳에 장애인 근로자들을 배치하거나 담당 근로 감독관의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인식들을 갖고 있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장애인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질을 높이기 위해 장학금과 물품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