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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코칭의 꽃 셀프코칭과 '궁시렁팔찌'

우헌기 코치 기자  2012.07.30 18: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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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코칭은 지나간 과거보다는 다가올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내가 바라는 미래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간의 차이를 알고, 그 간격을 좁혀가는 것이 코칭의 프로세스다.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집행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진다는 데에 코칭의 특징이 있다. 말보다는 행동, 일과성이 아닌 지속적인 실천, 남에게 책임으로 미루기보다는 내가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이 필수다.

살다보면 아주 사소한 것에서 마음이 불편할 때가 많다. 지하철에서 내리는 사람이 다 나오기 전에 사람들이 밀고 들어 올 때, 복잡한 지하철 입구에서 다른 승객이 타고내리는 데 방해되는 데도 끝까지 비티고 있는 사람을 볼 때, 공중목욕탕에서 물을 털어놓고 면도를 하거나, 머리에 비누칠을 열 번씩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띌 때.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꼴불견들과 마주친다. 마음은 상하지만 뭐라고 말하기도 어렵고, 속으로 중얼거리는 걸로 만족한다.

작년 가을 이 나라를 끌고 갈 '장군감' 지도자를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코치들의 모임인 해피포럼에서 사단법인 '불평 없는 세상 만들기 한국본부' 한건수 대표의 강의를 들었다. 불평 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그 취지가 참 좋았고, 내용 또한 참신했다.

그 단체는 사람들에게 '불평 팔찌'라는 이름의 팔찌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불평을 하면 한 손목에 있던 팔찌를 다른 손목으로 옮겨 차도록 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이 하루에 몇 번씩 팔찌를 옮겨 차는지 알아차리게 되고, 그걸 의식하면서부터 옮겨 차는 횟수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한다. 21일 동안 한 번도 옮겨 차지 않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불평하지 않고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게 그 사람들의 겨냥점이다.

그걸 차면서부터 내가 의외로 불평을 많이 한다는 걸 알고 놀랐다. 내 불평은 주로 이런 것들이었다. 무리하게 끼어드는 운전자에게 '아~ 참, 왜 이렇게 거칠게 운전하지?', 뒤따라오는 사람은 안중에도 없는 듯 문을 놓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아~ 1초만 잡고 있으면 될 텐데… 뭐가 이리 바쁘지?', 엘리베이터로 서둘러오는 사람이 있음에도 닫힘 단추를 눌러버리는 사람에게는 '그 정도 배려심도 없나? 쯧쯧쯧'

나에겐 불평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궁시렁’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았다. 난 그 이름을 '궁시렁 팔찌'로 바꿔 부르면서 궁시렁거리지 않기로 맘먹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다른 사람들의 사소한 행동이 내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의 기분이 상하는 일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나를 궁시렁거리게 만드는 행동은 하지 말자고 맘먹었다.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우리들은 대체적으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이웃 사람을 만나더라도 소 닭 쳐다보듯 모르는 채, 못 본 채 한다. 난 열림 단추를 누른 채 '먼저 타시라'고 하거나, '먼저 내리라'고 했다.

그런 호의를 받은 사람은 열이면 여덟 아홉은 허리를 굽히면서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참 재밌다. 평소엔 눈인사조차 잘 교환하지 않던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다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이고 '모두'인 동시에, '누군가'가 될 수도 있고 '아무도'도 될 수 있다.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런 사소한 행동들은 '누구나'나 쉽게 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언짢아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아무도 하지 않고 불평만 하는 일이 주위에 허다하다. 어떤 문제든 그건 100% 자신의 책임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이 있어야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다.

   
 
난 셀프 코칭을 코칭의 꽃이라고 평한다. 코칭은 주로 남의 성장을 돕는 일이지만, 코치가 자신을 코칭함으로써 성장을 경험하는 경우도 많다. 코치가 코칭 기법과 과정을 익히게 되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자신을 알아차리고, 변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갈 수 있다. 코칭으로 남을 도와주는 것 못 지 않는 소득과 보람을 얻을 수 있다.

우헌기 코칭칼럼니스트 / ACC 파트너스 대표코치 / (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 (전) 택산상역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