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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무법자' 배트맨이 현대차노조와 다른 점은…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7.30 16: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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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혹시 올해의 블록버스터 영화로 어떤 영화를 꼽고 계신가요. 저는 당연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권합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은지,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올해 개봉영화 중 최단 기간 300만명 관객을 돌파하면서 ‘신드롬’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마블 코믹스 ‘어벤져스’의 라이벌격인 배트맨(DC코믹스)은 슈퍼맨과 유일하게 어깨를 걸거나 그보다 더 유명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스타 슈퍼 히어로입니다. 국내에서는 팀 버튼이 감독을 맡아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1989년 작’ 배트맨 이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죠.

사실, 배트맨은 기존 영웅들과는 달리 ‘영웅’과 ‘지명수배자’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죠. 기본적으로 모든 배트맨들은 사회를 지키는 선(善)이지만, ‘무법자(無法者)’임을 부정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물론 마지막엔 영웅으로 칭송되지만).

이번 시리즈가 ‘다크 나이트(어둠의 기사)’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악당을 처단하긴 하지만. ‘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시스템’인 법의 테두리 밖에서 움직이면서 ‘법의 수호자’ 역할을 하진 못하죠.

이러한 ‘무법자’ 배트맨은 ‘사상 최악의 악당’이라 불리는 ‘조커’와 곧잘 비교가 됩니다. 그 이유인 즉, 둘 다 가치관에 있어 바로 ‘진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단순히 선과 대립하는 악(惡)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조커’는 ‘인간과 사회 그 자체의 붕괴’를 통한 ‘(인간)본능의 해방’이라는 진정한 ‘카오스(혼란)’ 그 자체라 할 수 있죠.

배트맨의 경우 단순한 ‘정의의 사도’가 아닌 ‘선의’에 대한 꾸준한 진정성을 나타냅니다. ‘살인’을 하지 않는 다는 ‘룰’을 지킴으로써, 사회의 일원으로써 ‘개인적인 복수’가 아닌 사회를 지키는 행위로 존재가치를 지키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죠. 특히 ‘사회의 절망과 붕괴, 그리고 이어지는 혼돈’을 막기 위해 자기희생을 통해 ‘영웅으로서의 정당성’을 포기하죠.

아울러 배트맨은 ‘브루스 웨인’이라는 재벌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실현합니다. 직접 나서 악당을 처치할 뿐만 아니라 본인 재산을 아동 보호시설에 매달 기부해 모든 재산을 탕진하죠. 하물며 집사인 ‘알프레드’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고 할 정도니까요.

이번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면 문득 현대차 노조가 연상됩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라는 ‘혼란’ 속에서 ‘귀족노조’가 진행하는 ‘파업의 진정성 여부’에 의문이 들죠.

그들의 파업은 자기 배 채우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커’가 꿈꾸던 사회혼란을 불려올 가능성도 농후해 보입니다.

물론 요구사항들을 들쳐보면, ‘귀족노조’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실천으로 보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본격적인 파업 활동은 본인들의 여름휴가가 끝나고 난 후에나 진행한다고 하니, ‘사회 혼돈’을 막기 위해 ‘영웅’을 포기한 ‘배트맨’과는 동일한 진정성은 보이질 않아 안타까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