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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라이브 재즈 곁들인 '뉴욕 트리오 스테이크'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7.30 15: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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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조금만 걸어도 사우나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을 느끼는데요. 실내 상황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전력 수급난으로 에어컨 등 냉방기를 마음껏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인데, 그저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어느덧 휴가 피크인 '7말8초'에 접어들었습니다. 휴가는 많이들 다녀오셨나요? 아직까지 휴가를 가지 못하신 분들은 휴가를 떠나기만 고대하고 계시고, 이미 휴가를 다녀오신 분들은 휴가를 떠나는 동료, 친구들을 한없이 부러워하고 있을 텐데요.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에서는 휴가를 다녀왔지만 또 가고 싶어 하는 분, 휴가기간이 한참이나 남은 분, 또, 빡빡한 업무에 아직까지 휴가를 기약하지 못하는 분들까지… 이 모든 분들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드릴 수 있는 곳을 귀띔해 드리려고 합니다. 도심 속에서도 휴가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할까요?

주인공은 바로 '스칼렛(Scarletts)'이라는 아메리칸 다이닝 레스토랑인데요.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이 만나는 선릉역에서 가까운 곳입니다. 1번 출구로 올라와서 그 길을 따라 7, 8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데요, 가다 보면 오른편에 보입니다. 출입문을 검은색 벽돌들이 감싸고 있고 그 위에 'Scarletts'이라고 빨간 글씨로 쓰여 있는 곳입니다.

'스칼렛'은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어 출입문으로 들어가서 다시 계단을 따라 내려가야 합니다. 왠지 지하라고 하면 '분위기가 별로지 않을까'하며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 있을 텐데요. 막상 들어가 보시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라 놀라실 겁니다.

   
스칼렛 매장 내부. 전체적으로 어둡지만 포인트 조명들이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부가 아주 넓었는데요. 입구 왼편에는 키친(주방)이 자리 잡고 있었죠. 나머지 공간에는 칵테일바와 다양한 형태의 테이블들이 놓여 있었는데요, 반원형 테이블로 안내받았습니다.

직원이 테이블을 세팅해주는 동안 메뉴판을 살펴봤는데요. 조명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서 메뉴판을 오래 보기가 조금 힘들었는데요. 직원에게 요청해 몇 가지 요리를 추천받아 그 중 하나인 '뉴욕 트리오 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조금 후 '퀘사디아'가 내어졌습니다. 제가 주문한 메뉴가 아니라고 했더니 '웰컴 디쉬'라고 하더군요. 식전빵의 개념인데요, 빵 대신 퀘사디아를 주는 점이 독특했죠. 퀘사디아는 또띠아 사이에 치즈와 야채, 고기를 넣고 구운 음식인데,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워주는 듯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문한 '뉴욕 트리오 스테이크'가 나왔는데요. 트리오(Trio)라는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 랍스터와 채끝등심 스테이크, 립아이 스테이크 등 3가지 스테이크가 하나의 메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3등분으로 구분된 직사각형 접시에 사이드메뉴와 함께 플레이팅(plating)된 스테이크를 얼른 맛보고 싶어졌죠.

   
'뉴욕 트리오 스테이크'.
가장 먼저 랍스터 스테이크를 먹어봤는데요. 빨갛게 잘 익은 랍스터 껍데기의 살을 먹어보려고 뒤집은 순간, 랍스터 껍데기는 텅텅 빈 장식(데코레이션)이었습니다.

대신 옆쪽에 잘 구워진 랍스터 속살이 한입크기로 잘라져 있었는데요. 빈 랍스터 껍데기에 실망은 했지만 부드러운 랍스터 맛에 금세 마음이 풀렸죠. 랍스터 사이드메뉴로는 크림소스 마카로니가 곁들여져 나왔는데요, 부드러웠지만 랍스터와 함께 먹기에는 조금 느끼한 감도 있었습니다.

접시 가운데의 채끝등심 스테이크도 썰어서 맛봤는데요.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고기질감이 좋았습니다. 끝맛은 달콤함도 감돌았죠. 스테이크에 찍어먹을 수 있도록 허브소스와 천일염도 따로 준비됐는데요, 허브소스와 천일염은 많이 짜지 않고 스테이크의 감칠맛을 더해줬습니다. 사이드메뉴로는 데친 시금치와 볶은 버섯이 약간의 밑간만 한 상태로 내어져 본래의 맛과 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맛볼게 남았는데요, 립아이 스테이크입니다. 립아이 스테이크는 채끝등심 스테이크보다 지방이 약간 더 많은 것 같았는데요. 텁텁한 살코기 보다 약간 기름진 고기를 좋아하시는 분들 입맛에 맞을 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감자퓨레가 사이드메뉴로 구성됐는데, 부드러우면서도 단맛이 스테이크와 잘 어우러졌습니다.  

저녁 7시부터는 재즈공연이 펼쳐졌는데요. 보통 레스토랑에서는 공연이라고 해도 클래식 음악 위주의 연주가 이뤄지기 때문에 조용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스칼렛의 재즈공연은 신나게 분위기를 띄워줬죠. 여기에 칵테일이나 와인으로 한껏 기분을 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재즈공연장에 온 것처럼 신나는 음악과 맛있는 음식으로 여름철 더위와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 가지 유의하실 점은 조용한 미팅장소나 중요한 미팅이라면 장소선택에 한 번 더 생각을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재즈공연이 자칫 음악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시끄럽고 방해가 될 수 있는데요. 특히나, 공연 중에는 음악소리가 커 아무래도 옆 사람과 큰 소리로 얘기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렇지 않고 친구들, 연인들과 맛있는 음식과 신나는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한번 가보시길 추천해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