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추성훈 선수과 사쿠라바 선수의 무효경기 결과가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두 사람의 경기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추성훈 대 사쿠라바 논쟁은 지난 연말 K1다이너마이트 대회에서 ‘추성훈의 다리에 오일을 바르고 나왔고 그로 인한 테이크 다운 실패가 추성훈의 무차별 파운딩으로 이어져 패배했다’는 사쿠라바의 주장이 요지다.
그리고 얼마 후 추선수의 고해성사 같은 스킨 로션 고백으로 사건이 일단락된다.
논란의 진위야 두 사람만이 가장 정확히 알고 있겠지만, 한때 일본 종합격투기계의 영웅 이었던 사쿠라바 선수에게서 나온 경기 후 이런 류의 이의 제기는 씁쓸한 기분 마저 들게 한다
이번 사건의 본질적인 부분과 일정 부분 관계가 있을 것 같아 두 선수의 프로필을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역도산, 이노키, 다카다의 레슬링 베이스의 일본 격투 계보를 잇는 사쿠라바 선수는 오늘날 프라이드 흥행 가도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반다레이실바에게 충격의 패배를 당한 후 두 차례에 걸친 리벤지 매치에서도 고배를 들고 이후 몇 차례의 재기전 실패 끝에 결국 프라이드를 떠나 K1으로 무대를 옮기게 된다.
이번 추선수와의 시합은 새로운 둥지에서 제2의 전성기를 열어보고자 하는 그의 절박한 심정이 담긴 경기이기도 했다.
추선수는 일본명 아키야마로 불리우는, 유도복에 두 국적을 달고 나오는 기구한 파이터이다. 추선수의 귀화사연이야 여러 차례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소개 되어 이 자리에선 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일본의 영웅을 제압하고 난 뒤에 나온 일본 팬들의 이의 제기가 또 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은 추성훈을 아끼는 한국 팬들에게는 그가 유도복의 양팔에 다른국기를 달고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실처럼 묘한 연민이 되기도 한다.
일본의 영웅이었던 사쿠라바가 귀화 일본인에게 당한, 그것도 그래플링 전문 선수에게 타격으로 당한 패배는 사쿠라바 자신에게도 일본 팬들에게도 받아들이기 힘든 내상과도 같은 것이었다.
바로 이것이 이 논쟁이 비이성적인 부분을 내포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추선수는 유도 베이스의 서브미션기술이 장기인 선수이다. 사쿠라바역시 그래플러다.
두 선수는 필연적으로 그라운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다면 추선수는 마운트 포지션 뿐만 아니라 가드 포지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두 포지션 모두 상대의 허리나 가슴 부근에 다리를 조이는 자세를 취하게 된다.
즉 추선수가 다리에 오일을 바르고 나오면 상대의 가슴과 허리에 오일을 발라주는 꼴이 된다.
사쿠라바 선수도 추선수의 다리를 잡고 넘길 수 없지만 추선수도 역시 사쿠라바 선수를 넘어뜨릴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되는 거다
추선수가 오일을 다리에 바르고 나올 수 없는 정황상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영 미숙과 우유부단함으로 이번 사안의 상당부분 책임이 있는 K1측의 조속한 재경기 진행을 촉구하며, 이겨야 본전인 부담스러운 경기를 앞둔 추선수도 냉정함을 잃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변이 없는 한 사쿠라바 선수는 절대 추성훈 선수를 이길 수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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