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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인터넷·스마트폰에 밀려난 '마음의 양식'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7.27 14: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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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신간 한 권을 사러 서점에 들렀습니다. 구석진 자리에 터를 잡고 아예 책 한 권을 다 읽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지만 무더운 날씨 탓에 열을 식히러 들어온 사람들도 적잖았습니다.

독서는 흔히 ‘마음의 양식’이자 ‘경쟁력 제고’의 원천 요소로 표현됩니다. 독서는 단순히 정서 함양이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여가생활의 범위를 넘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한 국가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됩니다. 계속해서 줄어가는 독서의 양을 걱정한 탓인지 정부는 올해를 ‘독서의 해’로 정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재단법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9일부터 올 1월12일까지 전국 16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과 초·중·고 학생 각 1000명씩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도 국민독서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이 1년 동안 읽은 종이책은 9.9권으로 2010년(10.8권)보다 약 1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07년 처음 성인 연간 독서량이 역대 최고인 12권을 기록한 이래 4년째 하락세인 것입니다. 일 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도 10명 중 3.2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독서시간도 줄었습니다. 2010년 평일 32분에서 25.9분, 주말 31분에서 29.9분으로 줄면서 전체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사회로 바뀌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터넷,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책을 멀리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최근에는 전철에서 책이나 신문을 보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대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시대가 가고 디지털시대로 접어들면서 책을 읽는 것보다는 콘텐츠를 보는 것에 더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성인들이 독서를 하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일이 너무 바빠서’가 33.6%, ‘책 읽는 것이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는 33.3%로 답변했습니다. 이런 요인 외에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 텔레비전 등 영상 매체의 영향도 큰 것으로 지적됩니다.

정부는 올해 ‘책 읽는 소리, 대한민국을 흔들다’라는 모토 아래 독서량 5% 증진을 목표로 연중 책읽기 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전 국민 하루 20분, 한해 12권 책읽기 프로젝트입니다.

스마트 문명, 특히 스마트폰의 발달로 우리 삶의 질이 정말 좋아졌을까요? 스마트 문명의 발단은 우리가 접촉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켰습니다. 하지만 넘치는 정보가 질적으로 모두 좋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올 여름 휴가는 인터넷, 스마트폰으로부터 잠시 멀어지고 마음의 양식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