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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사장학] ‘고구마 줄기 잡기’의 지혜

[제41강] 일처리 5단계1

허달 코치 기자  2012.07.27 08: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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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UPEX 추구를 정의하면서 그 내용 속에 ‘일처리 5단계’가 언급되었던 것 기억하는 분은 아마 기억할 것이다. 강의 중에 간혹 일 처리를 3단계로 해서는 안 되고 꼭 5단계로 해야 하느냐는 의문을 내세우는 청중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3단계로 나눈다 해도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이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고 지혜를 짜내 하는 것임을 생각해 보면, 리더나 구성원들이 무슨 일을 하던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 처리 방법을 정해 놓는다면 혼선이 없고 편리할 것이다.

그래서 일을 빈틈없고 야무지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5단계를 거치기로 약속하였다.

1. 입체적 Location 파악
2. KFS(Key Factor for Success) 추출
3. KFS 목표수준 설정
4. 장애요인 도출
5. 장애요인 제거방안 수립 및 실행

‘입체적 로케이션(Location) 파악’이란 주어진 일을 개인 또는 조직에게 부여된 업무 분장 그대로 파악하고 이의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외연(外延)하여 적어도 최소한의 이윤 추구 단위가 되도록 덩어리로 만들어 파악하는 행위이다. 그러려면 일이 개인 또는 팀 조직의 한계를 넘어가 다른 구성원 또는 팀과 공동 추구하는 형태가 된다.

예컨대 신상품 하나를 시장에 내놓는 일을 살펴보면, 이 일은 일차적으로 마케팅, 연구개발, 생산 세 부문에 공동으로 참여하여 추구해야 할 과제이며, 홍보, 관리회계 등 지원 부문의 도움도 받아야 할 경우가 생길 것이다. 그러므로 관련 부문을 대표하는 담당자들을 모아 Task Force 팀을 구성하게 되며 CAN 미팅 방법을 도입하여 이를 구명(究明)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주어진 일이 최선의 성과를 내고 종결되었을 때, 회사의 이윤극대화에 공헌하는 정도를 따져서 이를 목표를 삼고, 이를 성취하기 위하여 동원되어야 하는 자원의 확보 방법, 단계별 추진 전략(Strategy)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시뮬레이션(Simulation) 하기도 한다.

위 단계의 입체적 로케이션(Location) 파악 작업을 수행하다 보면 일 전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몇 가지 핵심적인 과제들을 추출해 낼 수 있게 되는데, 이를 KFS라고 부른다.

이 KFS를 설명하면서 최종현 회장은 고구마 캐는 작업의 비유를 즐겨 들었는데, 고구마 밭에 가서 고구마를 캐려면, 호미를 써서 고구마 한 알 한 알을 캐어내는 작업은 매우 비능률적이라는 것이다. 고구마 줄기를 찬아 내어 이를 들어 올리면, 그 줄기에 고구마 알이 주렁주렁 달려 올라온다는 것이니 KFS를 찾는 작업이란 바로 이 고구마 줄기를 밭의 흙 밑에서 더듬어 잡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KFS를 찾게 되면 다음 단계는 ‘KFS의 목표 수준 설정’이다. 통상의 일을 수행할 때는 KFS의 목표 수준을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라고 판단되는 통상의 수준에 맞추어 설정하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제가 SUPEX 추구 과제인 경우에는 KFS 목표 수준을  SUPEX, 즉 인간이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으로 설정하여야 한다.

KFS의 목표 수준을 높게 잡으면 높게 잡을수록 이에 도달하는 과정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요인은 그 크기가 커지고 가짓수도 많아질 것이다. 이 모든 장애요인들을 낱낱이 찾아내는 작업을 ‘장애요인 도출’이라고 한다. KFS 목표 수준을 SUPEX 로 설정한 경우는 그 장애요소가 거의 해결 불가능하게 생각될 정도로 크고 많아지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도랑에 흐르는 물줄기를 가로막는 커다란 바위가 있어 물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있다면, 바위를 우회하여 작은 물길을 내느라고 곡괭이 질을 하며 애쓰는 것 보다는, 화약을 써서 바위를 폭파하던지, 중장비를 동원하여 바위를 통째로 들어낼 수 있다면, 물줄기가 시원하게 뚫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이 ‘장애요인 제거 방안 수립 및 실행 단계’인데, 통상의 방법을 동원하는 경우와 패러다임을 바꾸어 전혀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는 경우가 있게 된다.

SUPEX 추구 과정에서는 높은 목표와 큰 장애요인에 패기로 도전하여,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두뇌활용을 무기로 커다란 장애요인을 통쾌하게 제거하는 묘미를 맛보는 성공체험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앞 글 ‘창의력’ 부분에서 기술한 진흙으로 헤어 크랙(Hair Crack: 모세균열) 막기 사례나 펌프를 없앤 사례, 또 플레어(Flare)를 증설하지 않고 동력 시스템을 변경하여 안전문제를 해결한 사례 등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여기까지 ‘일처리 5단계’를 서술적으로 설명하였는데, 다음 회에서는 그 실제 적용 방식을 이해하기 쉽도록, 적합한 사례를 하나 거론하여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다음 회에는 ‘일처리 5단계2’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