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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10년물-기준금리 역전은 '시간문제'

방향타는 스페인 구제금융 및 미국·중국 경제지표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7.26 16: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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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식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에 돈이 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에 자금이 비정상적으로 몰리면서 ‘버블’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악화와 함께 기준금리와 채권금리의 역전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채권 초강세 "결국 유로존 탓"

채권 강세는 2분기 경제성장률 하락 등 국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영향도 있지만 결국 문제는 유로존이었다. 유럽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경기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스페인 국고채 10년물 국채금리는 7.5%를 넘어서며 유럽연합(EU)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탈리아 국고채 10년물도 덩달아 6.5%까지 치솟으며 구제금융 확산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PIGS’ 국가들의 국고채 만기는 10월에 몰려 있고 이들 국가가 10월에 상환해야 할 국고채 규모는 775억8200만유로에 달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 유재호 연구원은 ‘전면적 구제금융 직전에 나타나는 국채시장의 이상신호’로 △금리의 지속적 상승 △일드 커브(yield curve) 역전 △독일 국채 대비 스프레드(SP) 확대 등을 꼽았다.

또한 “스페인 국채 시장을 안정시킬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1000억유로 이외의 추가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스페인의 부실이 심화될수록 이탈리아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국채금리 ‘또 하락’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식시장 결제대금은 일평균 5000억원으로 직전 반기 대비 13.4% 감소했으나 채권시장은 일일 1조1000억원으로 전반기 대비 27.4%나 증가했다.

유럽 재정위기 지속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뚜렷한 모멘텀 부재로 인해 주식시장에서는 거래대금이 급감한 반면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국채거래량은 최대치 수준이다. 특히 하반기 채권시장은 공급은 줄어들고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채권의 높은 인기도는 당분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채금리가 역사적 저점을 또다시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절대 안전자산에 대한 높은 선호를 반영했다. 시장은 국채가 기준금리를 역전하는 현상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릴 정도다.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리 우려가 커진 가운데 유로존 제조업 지표가 부진한 보습을 보인 영향으로 전일 국채금리는 또 하락했다. 미국 국채금리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강세 재료가 시장을 넘쳐나고 있다.

전일 국고채 금리는 3년물이 5베이스포인트(bp) 내렸으며, 5·10·20년물은 각각 6bp씩 하락했다. 통안채 금리는 1년물이 3bp, 2년물이 5bp 하락했고, CD 91일물 금리도 이틀 만에 1bp 더 내려섰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기준금리까지 근접했다.

현대증권 이건희 연구원은 “채권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매일 최저치를 새로 기록하고 있다”며 “당분간 소폭 조정이 가능하나 강세 분위기는 바뀌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10년물·기준금리 역전 전망

현대증권 박혁수 채권 연구원은 10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의 역전 현상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면서 채권 강세 여파로 10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 연구원은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멈추기 위해서는 △스페인 등 유로존에 대한 긍정적인 해법 △경제지표의 시장 컨센서스 상향이 이뤄져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8월 말에서 9월 초에는 유로존이 의미있는 해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중국과 미국의 경제지표가 정책효과로 인해 개선되는 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동양증권 이학승 연구원도 “대외리스크를 반영한 추가적 금리 하락에 따라 국고채 10년물도 기준금리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글로벌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지속된다면 국고 10년과 기준금리의 역전도 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가별 차별화는 점차 커져 올해 초 200bp 수준이었던 스페인과 독일의 CDS 스프레드는 557bp까지 벌어졌다”며 “위기 국가와 안전국가의 스프레드를 활용한 투자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기”라고 조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버블 국면의 채권보다 충분한 조정이 진행된 주식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투자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NH농협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될 경우, 채권시장의 유동성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예금금리 인하 이후 ECB에서 유출된 4840억유로의 유동성이 언제든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과도한 우려보다는 조정 때 저가매수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