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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토론회, '朴 vs 非朴' - '文 vs 非文' 구도 뚜렷

새누리, 박근혜 朴朴 긁고…민주통합, 문재인 말文 막아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7.25 15: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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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야 대선 후보들의 토론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새누리당은 '朴 vs 非朴', 민주통합당은 '文 vs 非文' 구도가 뚜렷하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에 대한 정밀사격이 이어지고 있는 것.

새누리당 비박 후보들은 박 후보의 역사인식과 복지정책, 대립적 패러다임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고, 민주통합당 비문 후보들은 문 후보의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에 촛점을 맞췄다.

특히 지난 24일 방송3사 초청으로 열린 새누리당 대통령 경선 후보 첫 합동 TV 토론회는 '박근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당내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박근혜 후보에게 비박 주자 4인방의 일방적인 질문세례가 쏟아진 것.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 왼쪽부터 임태희, 박근혜, 김태호, 안상수, 김문수 후보.

토론회 초반 김문수 후보는 박 후보의 "국가 발전이 국민행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발언을 집고 넘어갔다. 김 후보는 "박 후보는 국민 행복을 위해 국가 위주를 국민 위주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국가와 국민을 대립시키는 위험한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역사관 논란은 토론회장에서도 이어졌다. 5·16 군사정변에 대한 박 후보의 평가에 대해 임태희 후보는 "5·16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박 후보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대통령의 역사인식은 매우 중요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이야 말로 국민을 하나로 묶을 기초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인식을 갖고 대통령이 된다면 역사교과서에는 쿠데타로 규정돼 있는데 5·16 군사정변 관련 교과서를 개정할 의향이 있느냐"고 몰아세웠다.

김태호 후보는 박 후보의 '고교 무상교육' 복지 공약에 대해 꼬집었다. "우리 재정 우선순위가 고교 무상교육인가. 재정이 있느냐"고 물었고, 안상후 수보는 "박 후보가 갈등의 축이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고 우회적으로 비꼬았다.

그런가 하면 박 후보의 올케 서향희씨 문제를 놓고도 공방이 오갔다. 김문수 후보는 "'만사올통'이라는 말을 들어봤나. 만사가 '형통'하다가 이제는 올케로 하면 다 통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36세의 젊은 변호사가 26명을 거느리는 대규모 로펌 대표가 됐고, 비리로 영업정지된 삼화저축은행 법률고문을 맡았다가 대선을 앞두고 갑자기 홍콩으로 간 박 후보의 올케를 두고 한 말이다.

새누리당의 첫 경선 토론회가 '박근혜 청문회' 분위기로 전개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지율 부동의 1위의 박 후보에 대적할만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유력 후보와의 대립각을 세워 2위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것.

이와 관련 박근혜 캠프는 '예상된 공세'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 흠집내기에 주력하는 비박 주자들의 모습에 박 후보가 비교적 놀리적으로 잘 대응했다는 평가다.

이어 박근혜 캠프 측 관계자는 "당내 경선이 본선 검증의 몸 풀기 성격이 강해 오히려 박 전 위원장에게 이득"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같은 날 대선후보 토론회가 진행됐다. 두 번째 합동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7명의 대선 후보는 작정을 하고 문 후보를 공격했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 8명. 왼쪽부터 조경태, 정세균, 김정길, 김영환, 김두관, 문재인, 손학규, 박준영 후보.

문 후보의 "참여정부는 성공한 정부"라는 발언이 집중 포화의 도화선이 됐다. 토론회에 앞선 23일 문 후보는 "참여정부는 총체적으로 성공한 정부"라고 말했고, 24일 토론회에서도 "참여정부는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역사다. 나부해도 좋은 역사"라고 참여정부 옹호 발언을 이어갔다.

나아가 문 후보는 "참여정부와 제가 만들려는 정부의 차이는 참여정부는 참여정부를 겪지 못하고 시작했다는 것"이라면서 "저는 참여정부의 성취를 이어 가고, 한계와 부족한 부분은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의 이같은 발언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공세는 생각보다 거셌다. 특히 손학규 후보는 문 후보와 설전에 가까운 공방을 벌였다.

손 후보는 "문 후보가 참여정부를 성공한 정부라고 해 놀랐다"면서 "중산층이 줄고 빈곤층이 늘어나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성공이냐"고 공격했다. 참여정부 시절 주택가격은 24% 올랐고, 비정규직은 2007년에 37%가 많아졌다는 주장이다.

김두관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비정규직 문제, 양극화 심화, 부동산 문제가 컸다"면서 "문 후보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조경태 후보는 "현실 인식이 부족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손 후보는 또 "지난 대선에서 530만표 차이로 졌는데 아무런 반성도 없이 내가 참여정부 소속이었다고 항변만 하면 정권 교체가 어렵다"고 강조했고, 김두관 후보는 "문 후보가 총선 전까지 정치인이 아니어서 정치 활동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했지만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은 정치인이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김정길 후보는 "입당한 지 1년도 안되서 민주당 이름으로 의원이 되고 대통령 후보가 된다는 건 지나친 욕심"이라고 직설화법을 썼고, 김영환 후보는 "문 후보의 특전사 복장이 화해를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 광주항쟁에 대한 가해자 사과도 없는 상태에서 특전사의 위용을 드러내야 했는가"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연대 방식에 대해서도 문 후보와 다른 후보들은 견해차를 보였다. 문 후보는 "견제할 때가 아니라 단일화 상대로 생각해야 한다"고 연대론에 무게를 실었지만, 손학규·김두관 후보는 '민주당 자강론'을 앞세웠다.

민주통합당 역시 지지율 1위인 문재인 후보가 난타를 당한 모양새다. 다만 문 후보에 대한 공격이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로 좁혀지자 문 후보 측은 당혹스러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 지지세력이 대부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던 세력이기 때문에 참여정부의 실패론은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문 후보가 강조하는 '국정운영 경험' 역시 참여정부 시절 쌓았던 경력이어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