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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에 농업株 '들썩'…애그플레이션, 괜찮을까?

식품가격 상승…요식·가공·공업까지 '불똥'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7.23 16: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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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환경파괴로 인한 대재앙의 징후일까?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기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농산물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옥수수 주요 산지인 미국 중서부 지역은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으며, 우리나라도 55년만 찾아온 한파와 104년만의 가뭄으로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근 농업 관련 주들이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애그플레이션 징후…농수산물 가격↑

애그플레이션은 농업을 뜻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작물 작황이 나빠지면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이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최근 가뭄과 장마 등 이상기온으로 농산물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발표됐다. 22일 농립수산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청상추 100g 소매가격은 19일 현재 613원(중품 기준)으로 2주전인 5일보다 54%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적상추도 50% 올랐다.

또한 조선 애호박은 10개당 6270원으로 35.1% 급등했고, 다다기오이는 3466원으로 30.9%나 상승했다. 고춧가루 파, 배추, 고구마, 감자 등의 6월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1.5배 이상 껑충 뛰었다.

   
강수량과 농축수산물가 추이. 원표시 내부는 각 시기별 가뭄기와 물가상승률 추이. 통계청 기상청 자료 참조.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7일 ‘가뭄으로 인한 물가 불안 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농산물 생산 감소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 임희정 연구원은 “가뭄이 지속될 경우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가뭄이 2010년 6월 상황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농축수산물 가격은 20%대로 급등하고 소비자물가는 3%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더구나 곡물가격 상승은 단순 식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곡물 및 곡물제품을 원재료로 하는 요식업, 가공업, 공업 등 관련 분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곡물을 주원료로 하는 배합사료의 가격을 상승시켜 축산물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며 이에 축산농가의 수익성을 떨어뜨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작용하고 있다.

◆농업株 관심 당분간 ‘계속’…음식료업에는 부정적

곡물가격 급등에 따라 농업 관련 주들이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농기계 제조업체 대동공업과 아세아텍은 연초 대비 각각 44.77%, 22.46% 급등했다.

농약 생산기업 성보화학(14.07%)과 국내 종묘시장 점유율 1위 농우바이오(14.07%), 비료 생산업체 KG케미칼(7.56%), 효성오앤비(5.64%), 조비(5.58%)도 일제히 상승했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농산물 관련주는 5월 이후 지수를 크게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표적 농산물 관련주인 POTASH(캐나다, 비료), MONSNATO(미국, 종자), DEERE(미국, 농기계) 등도 시장대비 양호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업 관련주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는 국제 농산물 가격 급등을 꼽았다.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요 곡창지대인 미국, 러시아 등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 농산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것.

농협경제연구소는 올 7월 초 곡물가격은 애그플레이션이 있었던 2007~2008년의 평균가격보다 대두는 56%, 옥수수와 밀은 각각 56%, 9% 높은 수준이라며, 2007년 이후 애그플레이션 수준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고 평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농업주의 관심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애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파급력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조 애널리트는 “아직까지는 곡물 가격의 움직임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 정도로만 생각하면 될 듯하다”며 “절대적인 레벨 자체도 크게 우려할 것 없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상 기후라는 예측하기 힘든 변수가 가격 변화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국제 곡물 가격의 추이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도 “2011년과 달리 올해는 글로벌 옥수수 재고수준이 상당히 높아 비록 미국 옥수수 농사가 흉작이라 할지라도 유럽, 중국 등의 가격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글로벌 옥수수 재고가 2011년에 1974년 이후 최저치였으나 2012년은 상대적으로 충분한 상황”이라며 “2012년은 미국 등 가뭄에도 불구하고 2011년보다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적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부증권은 차재헌 연구원은 미국의 극심한 가뭄에 따른 곡물가격을 고려하며 음료식업종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