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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업황에도 양호한 증권사 신용도, 믿어도 될까?

'한신평·나이스' 대부분에 우수 평가…채권선호 강해져 재평가 필요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7.23 15: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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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진단한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평가 결과는 대부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신평사들이 '을(乙)'보다 못한 '병(丙)'의 입장으로 '갑(甲)'인 발행사의 입김에 휘둘려 '눈치 등급부여' '뒷북 등급 조정' 등 제대로 된 신용평가를 하지 못한다는 금융투자업계 자체적인 비난의 목소리가 여전해 평가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3일 현재 업종별 분류기준이 같은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진단 결과에 따르면 회사채의 경우 평가범위 내 회사채 발행 증권사 가운데 KDB대우증권과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이 'AA+'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회사채 평가는 원리금 지급능력의 정도에 따라 'AAA'부터 'D'까지 10개 등급으로 분류되며 등급 중 'AAA'부터 'BBB'까지는 원리금 상환능력이 인정된다. 'BB'에서 'C'까지는 환경변화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AA'는 원리금 지급능력이 매우 우수하지만 최상급인 'AAA' 채권보다는 다소 아래인 등급이다.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은 'AA', 미래에셋증권은 'AA-' 등급을, IBK투자증권과 동양증권은 각각 원리금 지급능력은 우수하지만 상위등급보다 경제여건 및 환경악화에 따른 영향을 받기 쉬운 'A+' 등급으로 파악됐다.

기업어음 부문은 해당 범주 내에서 △NH농협증권 △대우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IBK투자증권 △HMC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키움증권이 A1을 받아 최고 등급을 차지했다. 동양증권과 부국증권, 이트레이드증권은 'A2+', LIG투자증권은 'A2'로 차순위에 올랐다.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신용도에 따라 'A1'에서 'D'까지 6개의 등급으로 나뉘며 'A1'에서 'A3'까지는 적기 상환능력이 인정되고 'B'와 'C'는 환경변화에 따라 적기 상환능력이 크게 영향 받을 수 있는 투기등급, 'D'는 상환불능 상태를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평가 업체수가 적은 기업신용(Issuer Rating·Issuer Credit Rating) 부문에서는 삼성증권이 'AA+'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고 하나대투증권은 'AA'로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한신평은 'AA'를, 나이스신용평가는 'A+'를 부여했다.

또한 'AA-'는 신영증권, 'A+'는 HMC투자증권, KB투자증권, 키움증권이었고 'A'는 부국증권, LIG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으로 파악됐다.  

원리금 지급능력에 따라 △상환능력 인정등급 AAA~BBB △투기등급 BB~C △상환 불능상태 D까지 10개 등급인 기업신용은 장기적 채무상환능력을 선순위 무보증채무 기준으로 평가한다. 기업신용은 업체 자체 신용도 파악이나 특수한 목적 등을 위한 평가로 폭넓게 활용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신평사의 개별 평가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변함없고 평가결과는 업체 신용도와 연관 지을 필요가 없다는 신용평가 무용론까지 대두된 지 오래다. 해외도 유럽증권시장감독국(ESMA)이 피치, S&P, 무디스 세계 3대 신평사의 일관성 없는 평가를 비난하며 이들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히는 등 신평사들의 위상이 바닥으로 추락한 상태다.  

이와 관련 S증권 채권분석팀 관계자는 "증권업황 둔화에 증권사 신용도에도 영향이 있을 법하지만 현재까지는 과거 기준치와 별 다른 변동사항이 없다"며 "지금 투자추세를 고려하면 채권 등에 대한 실질적 등급평가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져 회사채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증가한 상황에서 채권을 발행하는 개별 증권사 각각이 채권분석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몇 달 전부터 크레딧 애널들의 굵직한 이적소식이 들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신평사들이 을의 입장인 것은 맞지만 원금상환 이행 가능성을 기준으로 특정채무의 신용리스크를 공정히 평가하고 있다"며 "발행자나 투자자의 이해관계를 고려치 않고 독립적 위치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해왔다"고 항변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피치, 무디스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으며 유일한 국내업체인 나이스신용평가는 나이스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