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인사이드컷] 위생관리 철저히 한다더니…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7.23 15:25:39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얼마 전, 전 세계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60억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이는 전 세계 인구 4명중 3명은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휴대전화는 이제 우리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휴대전화 없이 하루, 아니 반나절을 지내는 것도 불편함을 느낄 정도죠. 하지만, 휴대전화와 삐삐가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가족, 친구와 연락하며 지내셨는지 기억하시나요.

그 시절에는 바로 공중전화가 있었죠. 공중전화는 휴대전화 보유율이 높아지면서 본의 아니게 찬밥 신세로 전락해버렸습니다.  

한때 공중전화는 연락을 위한 절대적인 수단이었는데요, 밖에 나와서 집에 전화를 하거나 연인들이 유일하게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는 수단이었죠. 특히, 삐삐가 보급되면서 거기에 남겨진 음성메시지를 듣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누구나 하나쯤은 공중전화에 얽힌 에피소드와 추억거리를 간직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그러나 최근에는 이 추억의 물건인 공중전화가 도시의 애물단지가 돼 버렸습니다. 이용자가 없어 쓰레기를 버리는 공간이 된 곳도, 아이들의 낙서공간이 된 공중전화 부스도 있죠. 많은 공중전화 부스들이 철거돼 현재 처치곤란 상태로 남아있는 것은 10만여대 남짓이라는데요.

다행스럽게도 최근에는 이런 처치곤란 공중전화 부스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해 은행업무를 볼 수도 있고, 응급상황에 대비해 심장충격기를 설치한 곳도, 초소형 도서관으로 변모한 공중전화도 있는데요. 아무쪼록 공중전화가 다양한 모습으로 변하더라도 오래도록 추억할 수 있도록 우리 곁에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공중전화 이야기는 여기서 접어두고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패스트푸드점과 베이커리의 재료 위생관리 문제인데요. 위 사진 속 공중전화 부스 옆쪽에 보이는 박스들이 한 롯데리아 점포에 공급된 패티, 감자튀김, 양상추 등 재료입니다. 보시다시피 길바닥에 내려져있습니다.

아무리 박스 포장했다지만 길바닥에 놓는 것은 위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됐는데요. 특히 이날은 비가 오락가락해 바닥 군데군데가 젖어있는 상태였죠. 그래도 "금방 점포 내로 옮겨서 보관하겠지"하며 조금 더 지켜봤는데요.

하지만 20~30분이 지나도록 이들 박스는 점포 내로 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은 뭔가 물량 주문이 잘못됐는지 한참동안 주문서와 박스들을 이리 비교하고 저리 비교하며 체크했죠. 결국 박스들은 30여분이 훌쩍 지나서야 점포 내부로 옮겨졌습니다.

박스 가까이 가봤습니다. 패티와 감자튀김, 양상추라고 표기돼있었는데요. 패티와 감자튀김 박스에는 '영하 18도 보관'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냉동보관 해야 하는 것이었죠. 결국 이날 공급된 패티와 감자튀김 상자들은 맨바닥에 방치된 것도 모자라 해동과 냉동을 반복한 것인데요. 위생관리에 너무 소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같은 원재료 위생관리 문제는 비단 이곳 롯데리아 점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패스트푸드 점포나 베이커리 점포를 지나다보면 이런 광경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원재료 공급시간이 점포 오픈 시간보다 빠를 경우 원재료 운반 기사들은 점포 앞바닥에 원재료가 든 종이박스나 플라스틱박스를 쌓아두고 가버리죠. 

개별 포장된 원재료를 박스에 다시 한 번 담은 것이기 때문에 위생상 문제가 없다고 변명하는 점포가 분명 있을 겁니다. 포장했다고 100% 안전하다면 밀봉한 라면이나 질소 포장해 밀봉한 과자의 유통과정에서 발견되는 벌레는 어디서, 어떻게 들어간 것일까요.
 
식품이물 등 위생사고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생할 수 있고, 발생하고 있는데요. '설마'하며 사소하게 치부해 넘길 것이 아니라 '혹시'하며 다시 한 번 확인해볼 수 있는 자세가 식품위생 안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