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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훈 순천시장, 노관규 '6년 흔적' 지우나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7.23 15: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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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6년간 사용해 온 시정방침이 최근 조충훈 체제 출범이후 교체되고 있다. 시청 공무원이 사무실 시정방침을 바꿔달고 있다.
[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조충훈 시장(59)이 취임 100일째를 맞는 가운데 노관규 전임 시장이 6년간 사용해 온 '시정방침'을 갈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순천지역 정가에 따르면 순천시는 최근 노관규 전 시장(2006.7-2011.12)이 써온 4개항의 시정방침을 5개 조문으로 변경해 공시했다.

조 시장이 도입한 5개항의 시정방침은 ▲마음을 열어 섬기자 ▲함께 즐기며 행복을 나누자 ▲생명을 통해 농촌을 살리자 ▲인간을 위한 배움터를 창조하자 ▲생태와 문화로 도시를 디자인하자 등이다.

이는 전임 노관규 시장이 내걸었던 ▲정다운 행정 ▲활기찬 경제 ▲품격높은 문화 ▲살아있는 환경과는 다소 상이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조 시장은 시정구호는 바꾸지 않았다.

순천시는 노관규 시장 때부터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이라는 구호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순천만'이라는 천혜의 상품을 활용하겠다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2002년 7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3년6개월간 한차례 시장을 역임했던 조 시장은 당시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순천'이라는 구호를 발굴해 특허청에까지 등록하는 등 애착을 보여왔다.

   

지난 5월30일 열린 히딩크 장애인축구경기장 MOU 협약행사 모습. 4.11 보궐선거에서 조충훈 시장이 당선되자 순천시는 플래카드에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조충훈 시장)과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노관규 전 시장)이라는 구호를 병행해서 표기해 묘한 뉘앙스를 주고 있다.  

조 시장은 전임 노 시장과는 앙금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신이 뇌물혐의로 구속된뒤 치러진 선거에서 당선된 검사출신 당시 노관규 시장은 "재수없다"며 시장실 위치도 옮기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 순천'이라는 구호도 바꿔 버렸다. 

또 순천만과 동천, 조례호수공원, 신대지구 개발 등의 자신의 업적이 '노관규 작품'으로 포장되는데 대해 조 시장 측근들이 이를 갈았다는 후문이다.

순천시민 성모씨(46)는 "재집권에 성공한 조 시장이 노관규 흔적 지우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8월 중순으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조 시장의 향후 행보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순천시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면 시정방침은 변경되는 것이 관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