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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문제 없이 온 길 '벌써 14년'…독특한 '자동차과학'의 결과

[심층분석] "품질과 타협하지 않는다" 르노삼성차 고집 이면엔…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7.23 14: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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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르노삼성차가 ‘품질’이라는 날개로 다시 한 번 비상할 수 있을까.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자동차 부식 불만이 방영되면서 르노삼성차의 품질이 재조명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높은 품질 경쟁력은 세계 어느 브랜드도 달성하지 못한 ‘10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라는 타이틀이 증명해 주고 있다. 최고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르노삼성차만의 차별화된 방식을 살펴봤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내수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내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업계에서는 신차 부재를 꼽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아직 르노삼성차의 높은 품질 체감 저하라는 점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후발주자라는 점이 아직 고객들 사이에 잠재된 인식이라면, 현재 르노삼성 고객들의 경우 대물림 되는 르노삼성차의 매력에 대한 충성도는 업계 중 가장 선발 주자라는 점이 틀리다.

이렇듯 르노삼성차의 높은 품질은 ‘그들만의 리그’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유인 즉, 타사와는 차별화된 품질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근거는 바로 마케팅인사이트 조사결과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최근 조사에서 르노삼성차 QM5가 운전편리성 부문과 불안 스트레스가 적은 차량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고, ‘자동차 품질 및 고객만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불안 스트레스’가 가장 작은 상위 두 차종에 르노삼성차의 QM5(8.5건)와 SM7(17.8건)을 1, 2위에 각각 앉혔다. QM5의 경우 운전편리성에 이어 스트레스가 가장 적은 차에서도 1위를 달성한 셈이다.

비록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르노삼성차는 ‘품질과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고 더 많은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숨은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품질 확보 10년…시너지 효과 계속 향상

지난 20일 방한한 르노-닛산 그룹 카를로스 곤 회장은 글로벌 성장 가속화 전략의 일환으로 르노삼성차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부산공장에서 닛산 ‘차세대 로그(ROGUE)’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로그 생산공장으로) 한국을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르노삼성차가 갖고 있는 품질에 대한 경쟁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기흥 연구소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새로운 설계와 공장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사이클을 오래 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곤 회장은 투자 이유에 대해 이와 같이 답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지만, 르노삼성차가 보유하고 있는 품질 경쟁력도 선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르노삼성차의 전신은 1995년 삼성그룹이 세운 삼성자동차다. 그러나 1999년 12월, 당시 삼성차 사장은 해외 매각 계획을 발표하며 삼성그룹과 결별을 선언했다. 이후 2000년 4월 프랑스 업체 르노가 6200억원에 삼성차를 인수하면서 사명이 르노삼성(자동)차로 변경됐다.

르노 자체도 일본 닛산을 인수(1999년 3월)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르노삼성차는 글로벌 3개 브랜드가 혼합된 상태다. 하지만 단순 혼합이 아니라 △111년 전통의 르노(프랑스) △기술의 닛산(일본) △그리고 삼성차(한국)라는 이질적이고 상이한 세 나라의 경영 마인드와 기업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새 기업 문화를 창출해 냈다.

즉,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 및 서비스 품질이라는 기본 바탕(삼성) 위에 품질 관리체계와 지표 관리 등(르노)을 통해 고품질 관리 체제(닛산)가 최적의 효율성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특히 양적인 팽창과 빠른 성장 대신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르노의 기업 정서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조직의 혁신과 빠른 의사 결정을 가져왔다.

이러한 특수한 기업문화는 르노삼성차의 경영 방침 중 하나인 품질 경영과도 연관된다.

   
르노삼성차 기흥연구소 이정국 팀장.
르노삼성차는 ‘10년이 지나도 믿을 수 있는 차’라는 안전과 안락감을 선사하는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하고 있다. 이는 고객만족도 10년 연속 달성 등 많은 조사에서 증명되고 있다.

르노삼성차 기흥 연구소 전사품질기획팀 이정국 팀장은 “보이는 부분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의 품질에 오히려 중점을 맞추면서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물론 멋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는 3년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품질을 확보하는 데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품질의 출발점은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다.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라는 사명감이 오늘의 품질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품질면에서 고지에 도달해 있다는 자부심을 표했다.

◆‘불만제로’ 품질, 당연히 ‘소비자 신뢰’로

이러한 르노삼성차의 품질 경쟁력은 최근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또 다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 5월까지 접수된 ‘부식 내구성’과 관련된 차체부식 불만 접수 건수는 총 387건. 소비자 눈길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안전, 우리의 생명이 부식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부식과 관련된 불만’ 중 르노삼성차는 단 한 건도 해당사항이 없었다는 점이다.

   
국내 업계 최초로 방청시스템을 도입한 르노삼성차는 관련 기술과 활동을 ‘통합 기술력’으로 발전시켜 14년이 지나도 문제가 없는 품질을 만들어내고 있다.

아연도금 강판의 사용은 매우 중요하다. ‘강판 부식’의 위험을 미리 감지한 르노삼성차는 지난 1998년, 국내 업계 최초로 아연도금 강판을, 2003년엔 르노그룹으로부터 방청시스템을 차례로 도입했다.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차는 방청 보증시스템의 강화 차원에서 개발단계에서부터 실차를 이용한 방청 내구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관련 기술과 활동을 ‘통합 기술력’으로 발전시켜 14년이 지나도 문제가 없는 방청 품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작업공정을 거치게 되면 제조 원가가 높아져 가격 경쟁력에서 뒤쳐지는 단점도 발생하지만, 르노삼성차는 소비자 신뢰성 확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해 오고 있다.

이 팀장은 “이러한 품질 개발 과정은 단순히 IT 접목이나 통계 프로그램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과학적 품질 관리는 르노삼성만의 과학적 접근 방식이 베이스로 깔려있다”고 말했다.

즉, 이러한 내구 품질을 위한 철저한 품질 관리는 과학적인 접근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팀장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품질 보증을 위해 시장의 차를 분석해 설계에 반영하는 기본 과정은 물론, 연구소와 공장이 주기적으로 제조된 차체를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통해 새로운 설계와 공장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사이클을 오래 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부식 방지’와 같은 과학적 접근을 통해 ‘불량률 제로 관리’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적 접근들은 실제 업무로 이어지면서 품질 업무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결국 고객만족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높은 품질은 저조한 판매 실적으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자벌레가 몸을 구부리는 것은 장차 펴기 위함(尺蠖屈以求信, 척확굴이구신)이라는 말처럼, 최근 소비자들에게 한 꺼풀씩 벗겨지는 르노삼성차의 ‘품질’은 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판도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에 따른 실적 향상도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