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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돈 많이 들어 순환출자 못 끊는다" 핑계?

삼성 4조, 현대차 6조면 불합리한 총수 지배구조 해소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7.23 08: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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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2월 대선을 앞두고 재벌 지배구조 개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과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소 10조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순환출자는 재벌그룹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동원하는 변칙적인 출자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한때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개편에 15조원이 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으나 이번 분석 결과대로라면 총수일가의 불합리한 지배구조를 해소하는데 드는 자금부담은 절반 이상 줄어든다. 결국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큰 자금부담 때문이라는 논리에 허점이 생긴 셈이다.

2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환상형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삼성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등 6개 그룹의 순환출자 해소비용을 집계한 결과 지분매입 등 단순 해소비용으로 총 14조6440억원이 드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순환출자로 연결된 계열사 중 최소 비용을 드는 회사에 대해 연결 지분을 사들이거나 해당 계열사가 자사주로 매입할 때 소요되는 금액만 따진 것이다. 순환출자 핵심기업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2배에 가까운 27조641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6대그룹 가운데 순환출자 해소에 드는 비용이 가장 많았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현대차는 순환출자 단순해소에 최소 6조860억원, 핵심기업인 현대자동차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10조782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6월 말 현재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진 순환출자 고리와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고 이 중 최소 1개의 연결지분을 끊어야 한다.

삼성그룹은 순환출자 단순해소에 4조320억원, 핵심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7조857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그룹은 같은 기간 기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진 고리를 비롯해 15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삼성그룹이 끊어야하는 연결지분 고리는 최소 8개다.

이밖에 순환출자 해소 비용이 많이 드는 그룹사는 롯데그룹 2조4570억원(롯데쇼핑 지주사 전환 3조1080억원) 현대중공업 1조5550억원(현대중공업 지주사 전환 1조8180억원) 한진그룹 3130억원(대한항공 지주사 전환 3540억원) 한화그룹 40억원((주)한화 지주사 전환 3조7220억원) 순이었다.

특히 한화그룹은 한화-기타계열사-한화손해보험-한화로 이어진 순환출자 고리가 24개에 달하지만 최소한 한화손해보험이 보유한 한화 지분 0.19%만 처분하면 된다.

한편 조사대상 그룹들의 순환출자 해소비용 평가는 단순 분석기법인 휴리스틱(Heuristic) 모델을 전제로 했다. 해소대상 기업의 주식가치 평가는 비상장사는 2011년 말 장부가치, 상장사는 2012년 7월2일 종가를 기준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