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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경의 都市樂] '애프터눈 티' 여유 만끽하고 싶다면…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7.20 1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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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름휴가 피크, 이른바 '7말8초'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사람이 몰릴 때를 피해 일찌감치 휴가를 다녀오신 분들도 있고, 아예 느지막이 휴가일정을 계획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사람이 붐비는 게 휴가와 피서지의 맛", "남들 갈 때 가야 휴가"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7월말과 8월초에 여름휴가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죠.  

초복도, 태풍도 지나고 이제 본격적으로 여름더위가 찾아올 것 같은데요. 여름휴가를 앞두고 계신 분들에게는 기쁜 소식인데요. 하지만 휴가를 벌써 다녀왔거나 휴가 일정이 까마득한 분들은 더위를 어떻게 이겨낼까 한숨만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더위를 이겨내는데 이열치열도 좋지만 좋은 분위기에서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아닐까하는데요. 이번 '조민경의 都市樂(도시락)' 새 맛집 신 메뉴에서는 더위를 피해 시원하게, 또 분위기 있게 색다른 메뉴를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남동에 위치한 디저트 부티끄 '팔러(Parlour)'인데요.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1번 출구로 나오셔서 3~4분 정도 걸어가시면 왼편에 검은색의 네모난 유리건물이 나타납니다. 그 건물 지하 1층이 팔러 매장입니다. 이태원역에서도 찾아가실 수 있는데요,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10~15분 정도 걸으셔야 합니다.  

건물 중앙 부분에 지하 1층으로 연결된 계단이 있는데요, 그 계단을 따라 내려가셔서 회전문을 통과하면 팔러 매장에 다다릅니다. 들어가자마자 안내대가 있는데, 직원에게 인원수를 말하면 현재 가능한 자리를 두 군데 정도 알려주죠. 그중 원하는 자리를 얘기하면 그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화이트와 파스텔톤으로 꾸며진 팔러 매장. 인형의 집, 궁전처럼 꾸며져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창가 쪽 자리도 있고, 홀 중앙 부분의 테이블도 있었는데요. 저는 폭신한 소파가 놓여있는 널찍한 테이블에 자리 잡았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직원이 다가와 연보라색의 메뉴판을 가져다줬습니다.

메뉴는 시간에 따라 크게 런치와 디너, 티앤라이트다이닝, 디저트 스윗센세이션으로 나눠져 있었습니다. 케이크, 비스킷으로 티타임을 즐길 수도 있고 샌드위치나 버거 등 가벼운 식사메뉴도 가능한데요. 파스타나 스테이크 메뉴도 있고, 샴페인이나 와인으로 분위기를 낼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메뉴 중에서도 '오뜨 꾸티(Haute Cou-tea)'를 소개할까 합니다. '오뜨 꾸티'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름인데요, 패션업계에서 전문 디자이너의 고급 의상점을 뜻하는 '오뜨 꾸뛰르(Haute Couture)'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특별한 메뉴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라네요.

'오뜨 꾸티'는 케이크, 쿠키 등과 홍차로 구성된 애프터눈 티 세트 메뉴인데요. 케이크, 쿠키, 샌드위치, 스콘은 3단 접시에 가득 담겨 나왔는데, 화려하고 예쁜 모습에 먹기도 전에 반해버릴 정도입니다.

맨 밑의 접시에는 한입크기의 참치와 치즈 샌드위치가 담겨 있었습니다. 야채와 참치, 야채와 치즈가 어우러져 담백한 맛이 특징이었습니다.

중간 접시에는 블루베리 타르트, 레몬치즈타르트, 마들렌, 슈크림빵, 조각초코케이크, 아몬드슈 등 7가지 디저트가 놓여져 있었는데요. 블루베리 타르트는 큼지막한 블루베리가 빼곡히 토핑돼 있어 상큼한 맛이 좋았습니다. 레몬치즈타르트는 레몬치즈의 새콤함이 지나쳐 신맛이 많아 먹기가 조금 부담스러웠는데요, 하지만 마들렌과 슈크림빵은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입 안 가득 감돌 정도였습니다.

   
애프터눈 티 세트 '오뜨 꾸티'.
제일 위쪽 접시에 담긴 디저트들이 가장 화려했는데요. 슈가 크래프트로 만든 백(가방) 모양의 쿠키부터 여성의 몸매 모양의 쿠키, 공주 그림이 그려진 쿠키, 마카롱, 푸딩 2종류 등 형형색색의 디저트들이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일 정도였습니다.

쿠키에 그려진 그림이 너무 예뻐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는데요, 그래도 맛을 봐야겠죠? 손으로 반을 잘라 한입 먹어봤는데, 너무 바삭해 조금 딱딱할 정도였습니다. 따뜻한 홍차와 함께 곁들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푸딩 2종은 각각 딸기와 민트맛 푸딩이었는데요, 딸기 푸딩은 위에 슈가 파우더가 뿌려져 딸기의 새콤함과 슈가 파우더의 달콤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었습니다. 민트 푸딩은 향이 강하지 않고 달달한 맛에 금세 다 비워버렸습니다. 별도의 접시에 스콘도 2개가 나오는데요, 취향에 따라 버터와 잼을 발라 드시면 됩니다.

3단 접시의 디저트에 매료돼 홍차를 깜빡했는데요. 앞서 '오뜨 꾸티'에는 디저트와 홍차가 세트를 이룬다고 말씀드렸죠? 홍차 종류는 20가지 정도로 다양했는데요, 아침, 오전, 오후 등으로 음용하면 좋은 시간이 표기돼 있어 기호에 따라 고르시면 됩니다.

저는 인기가 좋다는 '세인트 피터스버그'를 주문했는데, 고급스러운 문양의 찻주전자에 담겨 찻잔과 채가 함께 내어졌죠. 모래시계도 함께 나왔는데요, 테이블 장식인줄 알았더니 홍차를 우려내는 시간을 알려주는 거라네요.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고 나면 채를 바치고 찻잔에 홍차를 따라 드시면 됩니다. 달콤하면서 홍차 특유의 향이 어우러졌는데요, 커피를 즐기시는 분들은 밍밍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을텐데, 디저트와 함께 즐기기엔 좋았습니다. 디저트의 맛을 저감시키지도 않고, 조화를 잘 이뤘죠.

'오뜨 꾸티'를 통해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애프터눈 티를 즐길 수 있었는데요. 우아한 디저트에 마음도 여유로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에는 팔러의 분위기나 인테리어가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화이트와 파스텔톤의 인테리어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한데다 연보라색 커튼 등 인테리어로 신비감까지 풍겼죠. 검은색 원피스풍의 에이프런을 두른 여자 직원들과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 직원들의 서비스도 마치 호텔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 대접받는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올 여름 더위를 피해 팔러에서 '오뜨 꾸티'로 애프터눈 티 여유를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화려한 디저트와 분위기에 마음을 빼앗겨 버리실 겁니다. 다만, 고급스럽고 쉽게 만나보지 못하는 것인 만큼 가격은 조금 비싸니 참고하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