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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5개월, 책 펴낸 안철수…여야 '안 변수' 촉각

여야 다른 반응…새누리, ‘일단 경계’ - 민주통합, ‘일단 환영’, 속내는?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7.20 13: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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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8대 대통령 선거를 5개월 앞두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을 출간,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대선 구도가 술렁이고 있다. 이미 대선경선 규칙과 일정을 마무리한 여야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면 서도 안 원장 저서의 내용을 분석하는 등 '안철수 변수'가 대선 레이스에 끼칠 영향과 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12월19일 치러지는 18대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당 대선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규칙과 일정을 모두 확정했다. 새누리당은 21일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하고, 민주통합당은 20일부터 이틀간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의 독주 속에 김문수, 김태호, 임태희, 안상수 후보가 경선에 참여한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6차례의 TV 토론과 1차례의 인터넷 토론이 진행되고, 유권자 100여명이 참석하는 정책 토론회도 3차례 준비돼 있다.

대선 후보는 8월19일 실시되는 경선 투표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이튿날인 20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새누리당 경선은 박근혜 대세론 속에 비박 후보 네 명이 박 후보를 집중 공략하는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혹독한 검증을 통해 박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아가 누가 2위를 하느냐도 관심사 중 하나다. 2위 자리에 오른 후보는 자연스럽게 새누리당의 차차기 주자로 부각될 수 있는 이유에서다.

그런가 하면 민주통합당은 현재 당내 지지율 1위인 문재인 후보와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김영환, 조경태, 박준영 후보 등 7명이 맞붙는다.

경선은 완전국민경석 방식으로 치러지고 22일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여론조사를 통해 예비경선을 거쳐 5명의 후보를 추려낸 뒤 8월25일부터 전국을 돌며 지역별 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선 1위 후보의 득표율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면 1, 2위 후보자끼리 결선 투표를 진행해 9월23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

민주통합당의 경우 예비경선을 통해 7명의 후보 중 본선 진출 탈락자 2명이 누가 될지가 관심사다. 당내 지지율이나 인지도 면에서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김두관 후보는 무난히 예비경선을 통과할 것으로 보여 조경태, 김영환, 박준영 후보 중 과연 누가 본선에 오를 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야 대선 레이스 구도를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게 되자, 안철수 원장이 변수로 등장했다. 19일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하고 나선 것.

안 원장이 이날 내놓은 '안철수의 생각'의 부제는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지도'다. 안 원장은 또 "도전은 힘이 들 뿐, 두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대선에 나서는 정치인이 될지 지금처럼 지식인이 될지 고민 중이지만 이 책을 계기로 각 분야 현장을 찾아다니며 의견을 모아 책에서 제시된 경제, 복지, 재벌개혁, 고용, 외교 등에 대한 정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책행보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한 것.

안 원장의 책 출간 소식과 함께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정치권의 분석에 박근혜 후보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후보 캠프에서는 안 원장을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실제 박 후보 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세계 10위권의 준경제대국이라는 점과 격동하는 세계·동북아 정세를 생각할 때 책 한권 달랑 들고 나와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은 무례도 이만저만 무례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은 안 원장의 대권 행보를 반기는 모양새다.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한번은 넘어야할 산이라는 것.

문재인 후보 측은 "책을 출간한 것은 축하할 일"이라면서 "정권 교체를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분"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손학규 후보 측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면서 "어차피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는 한 번은 넘어야 할 상대"라고 말했다.

김두관 후보 측 전현희 대변인은 "안 원장은 민주세력에게 매우 소중한 자산"이라는 내용을 포함한 출간 축하 논평을 냈고, 정세균 후보 측 이원욱 대변인은 "이른 시간 내에 정당과 함께 결합해 출마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국은 지지율 싸움이다. 당적을 떠나 모든 유권자에게 고른 지지를 얻고 있는 안 원장의 대선 레이스 합류는 중도층을 견인하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민주통합당의 경선은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새누리당의 경우 박근혜 후보가 여전히 지지율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때문에 새누리당과 박 후보 입장에서는 안 원장을 끌어들이거나 혹독한 검증으로 '안철수 변수'를 없애야하고, 민주통합당은 안 원장의 당내 경선 참여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진 만큼 당내 경선에서 최적의 후보를 선출한 뒤 안 원장과의 연대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