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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회장이 직접 꼼수 지휘? '별일이네~'

물품 구매하며 중간에 엉뚱한 계열사 끼워넣기… 기발한 부풀리기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7.20 12: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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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롯데의 실적 부풀리기 ‘꼼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신동빈 회장이 직접 나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롯데 체면이 심하게 구겨졌다.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의 흥행에 힘입은 장부상 흑자도 결국 ‘빛 좋은 개살구’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정권말기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받았던 특혜가 미운털로 바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보낸다. 자타공인 ‘유통 공룡’ 롯데가 최근 사면초가다. 롯데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난 1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계열사간 관행처럼 이뤄지는 이른바 ‘통행세’로 불리는 부당 유통 마진을 챙겨준 혐의로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피에스넷에 6억4900만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실적 부풀리기 치밀한 전략

롯데피에스넷이 사용한 수법은 물품을 구매하면서 중간에 엉뚱한 계열사를 끼워 넣어 이익을 얻게 하는 ‘통행세’ 방식이었다. 롯데피에스넷은 지난 2008년 롯데백화점, 세븐일레븐 등 그룹계열 유통매장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ATM 제조사인 제오아이씨피로부터 2년간 총 1500대의 ATM을 사기로 했다.

   
롯데알미늄은 ATM 제조사 네오아이씨피로부터 3500여개 ATM 기계를 666억원에 사들여 다시 계열사인 롯데피에스넷에 707억원에 되팔았다. 이런 편법으로 롯데알미늄이 챙긴 이익은 41억원.

이 때문에 당기순손실 881억, 부채비율 5366%에 달했던 롯데알미늄은 1년 뒤인 2009년부터 곧바로 흑자를 기록했다.

공정위 당국자는 “당시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현 롯데그룹 회장)이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롯데기공(현 롯데알미늄)을 지원하기 위해 이 회사를 ATM 구매거래 과정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말해 그룹 오너 차원에서의 직접적인 영향권 행사에 힘을 실었다.

또한, 같은 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지난 2011년 회계연도에 따르면 롯데자이언트는 약 36억7000만원의 이익을 내는 등 장부상 수년째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실상 그룹차원에서의 지원금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의 순익은 지난 2008년 14억원에서 지난해 37억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그룹에서 광고로 지원금을 받은 금액이 약 110억원. 즉, 그룹에서 받는 돈을 광고비로 처리하면 흑자고 지원금으로 보면 적자가 되는 구조였다.

◆롯데 향한 정치권 칼날

하지만 롯데를 향한 정부의 칼날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롯데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MB정부 들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기업 중 하나가 바로 롯데”라며 “신격호 롯데그룹 전 회장에 이어 신동빈 회장까지 18년간 야심차게 끌어오던 숙원사업이었던 제2롯데월드가 이번 정부 들어 허가받는 등 수많은 특혜를 받아왔다. 그러나 정권 말기 레임덕으로 그동안 수혜 받던 기업을 향한 정부의 정조준이 시작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롯데는 불경기에다 정부 규제까지 더해져 혹독한 상반기를 보냈다.

최근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자 롯데는 백화점과 마트 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백화점, 마트 등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649억원. 전년 동기대비 18.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265억원으로 4.5%나 줄었다.

이런 가운데 대선을 앞둔 정부가 유통수수료 마진에 대한 칼날을 들이대는 한편, 대형마트 및 SSM 영업규제를 강화했다.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틈타 롯데마트는 농ㆍ수산물 판매 비중이 높다는 이유를 들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한 의무휴업 규정을 피해가려는 ‘꼼수’를 보이기에 이르렀다.

결국 소비자 반발을 키워 지난 16일부터 전국 200만 자영업자들은 롯데백화점, 마트, 슈퍼 등을 대상으로 롯데제품에 대한 무기한 불매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롯데는 이를 무대응으로 일관, 정부의 ‘미운털’이 가중된 것으로 업계를 분석하고 있다.

증권가를 통해 매출 부진과 경쟁심화로 롯데의 백화점 영업이익이 2분기에도 전년대비 두 자릿수 감소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정부의 미운털까지 가중된 롯데가 다음 대선까지 난관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