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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똑똑한 멍청이

장중구 코치 기자  2012.07.19 17: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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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완벽에 대한 집착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로 인해 좋은 학점과 많은 재능을 가졌고 기꺼이 노력할 자세도 되어 있는 야심찬 학생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런 학생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대한다고 믿는 것을 외골수로 파고들기 때문이다.[1]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된다는 의미는 끊임없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게다가 수입의 증가와 지위의 상승은 필연적으로 아래로 미끄러질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동반한다. 때문에 개인적인 최적화의 요구는 증가할 수밖에 없고 ‘20세기가 테라피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코칭의 세기’(스타 코이치 자비네 아스고돔)라는 말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개인을 위한 코치의 역할은 스포츠 선수를 위한 코치의 역할과 다르지 않다. 이를테면 독똑한 사람을 현명한 사람으로 변화시켜주는 것이 코치의 역할이다.

똑똑함과 현명함

“‘멍청한(stupid)’과 ‘어리석은’의 반의어를 종종 ‘똑똑한’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은데, 여기에는 지능의 뜻이 내포돼 있다. 그런데 ‘멍청함’의 의미를 지능보다 합리성에 근접시키고, ‘똑똑함’의 의미를 합리성보다 지능 쪽에 근접시킨다면 모순은 완전히 사라진다. 알고리듬 수준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인식활동과 의사결정을 규범화 하는 지향적 수준의 심리에서는 불합리한 사고와 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2]

효율성이 개별적으로는 경쟁력을 뒷받침해주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복잡계에서는 개별적인 효율성 보다는 합리성이 더 큰 효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합리성은 현명함에서 나온다는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 즉, 경제위기가 사회불안으로 이어지는 파괴적인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효율성보다는 합리성에 중점을 두어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똑똑한 사람이기 보다는 현명한 사람이 많은 사회여야 한다. 가정이나 기업도 이점에서는 마찬가지다.

똑똑한 사람이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과 경쟁을 하게 되면 좌절감을 맛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효율성의 관점에서는 최고만이 인정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적 때문에 자살을 택하는 청소년들은 대부분 성적이 상위그룹에서 나온다. 그리고 크게 실패하는 기업들은 주로 급속하게 성장한 기업들이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은 현명한 사람을 만나면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든다.

어리석음의 구조화

세기적 경제위기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경제위기속에는 반드시 어리석음이 구조화 되어가는 과정이 나타난다. 심각한 경제위기가 똑똑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멍청한 행동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다. 버블의 효시이자 대명사처럼 불리는 17세기 초중반의 튤립 버블에 불길을 지핀 것은 다름 아닌 ‘영농과학화’에 의한 튤립 변종 개발기술과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네덜란드의 발달된 ‘금융기법’ 이었다고 한다.

미국발 세계경제위기를 몰고 온 서브프라임 버블 역시 이전에 있었던 버블과 같은 길을 걸어왔음이 확연히 드러났다. ‘금융공학’의 실체라는 것이 신용도가 낮은 채권들을 모아서 그중에서 상대적으로 신용이 높은 상위그룹 채권을 우량 채권으로 팔아넘긴 것이다. 매우 많은 채권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용이 높은 것들을 모아 놓았으므로 확률적으로 더욱 안전하다는 이론인데, 이들 모두는 원초적으로 비우량채권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도록 교묘히 조작한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너나할 것 없이 똑똑하지 못해 안달이다. 그리고 똑똑한 사람이 잘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똑똑함 보다는 현명함이 기업의 발전과 개인의 행복에 더욱 크게 기여한다.

   
 
아무리 똑똑한 지능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합리성이 결여되거나 그릇된 신념에 빠지게 되면 그 똑똑함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때문에 특히 경영자나 관리자는 거래관계를 맺거나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서 ‘똑똑함’에 매료되어 그가 ‘멍청이’일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장중구 코칭칼럼니스트 / 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 / 공학박사 / 상진기술엔지니어링 전무   
 
[참고서적]
[1]클라우스 베를레 지음, 박규호 옮김, 완벽주의의 함정, 소담출판사, 2012.3.15,p.131
[2]로버트 스턴버그 지음, 이영진, 방영호 옮김, 왜 똑똑한 사람이 멍청한 짓을 할까?, 21세기북스, 2009.2.13,p.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