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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준비된 기업의 선봉장…모다정보통신 김종세 대표

내달 코스닥 시장 입성…든든한 밑천은 '21년 노하우'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7.19 16: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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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상장 위해 거래소에 제출한 서류들도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우리 회사는 복사나 커피를 타는 일 등 잡무를 부하 직원에게 시키지 않아요. 모두 워킹레벨(working-level)에서 일하고 있죠. 다만 직급이 다를 뿐이라고 생각해요.”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가 지속되던 18일 모다정보통신의 김종세(55) 대표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만날 수 있었다. 최근 상장 준비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상장 준비는) 두 번 할일은 아닌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해외출장 중 걸려온 전화에 ‘대표’

김종세 대표는 서강대 전자공학과 77학번 출신으로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1983년 졸업을 한 달 앞두고 LG전자에 입사해 관련 실무를 두루 익혔다. LG전자 기술연구소 및 상품기획, 마케팅, 전략기획 팀장으로 15년간 내공을 쌓은 그다.

“원래는 LG전자에게 기획일을 했어요. 지금의 각자 대표이신 이종희 대표와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저 일을 조금 도와드리는 정도였죠. 싱가포르 출장 도중 갑자기 전화가 온 거예요. 회사를 맡아줄 수 없냐고….”
 
모다정보통신의 이종희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펜실베이니아대학 시스템공학에서 박사를 받았으며 이 분야에서 대표적인 오피니언리더(opinion leader)로 인정받고 있다. 1970년대에 이미 미 유학을 다녀온, 국내 시스템 분야의 선두자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이 대표의 요청에 의해 1997년 모다정보통신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당시 진행 중이었던 세 개의 프로젝트 중 하나를 과감히 정리,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회사에 와보니 세 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더군요. 그 중 관련성이 낮은 하나를 과감히 정리했어요. 당시 27명이었던 직원을 17명으로 줄였고요. 이후 KT 중계기 프로젝트 등 무선데이터 통신 관련 분야에 집중했어요.”

김 대표는 전략팀장 출신다운 면모를 보이며 ‘선택’과 ‘집중’을 실천했다. 덕분에 회사는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며 날개를 펼칠 수 있었다. 기획 출신이라는 점은 이번 상장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제가 기획 출신이잖아요. 그래서 상장을 위한 심사청구서 등 회사에 관련된 서류를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만들다 보니 만만치 않더군요. 지금은 이 자료를 ‘신입사원교육용 자료’로 활용하고 있어요. 회계시스템도 좀 더 투명해졌고요. 상장을 준비하면서 좀 정리된 것도 많아요.”

◆무선데이터 통신 단말기 ‘풀 라인업’

1991년 설립된 모다정보통신은 21년간 축척된 풍부한 사업경험을 기반으로 무선데이터 통신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40여종의 휴대폰 개발로 이동통신 단말기 개발 기술을 축적하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이동성 지원 IPv6 CDMA 모듈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세 날개를 펼칠 것 같았던 회사는 IMF를 맞으면서 휘청거리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기업들의 ‘줄도산’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을 일찍 데이터 통신에 눈을 돌린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당시에는 휴대폰을 주문자상표생산(OEM)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그러나 OEM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직감했죠. 음성 통신보다는 데이터 통신에 눈을 돌렸고, 예상이 적중한 것처럼 초고속 무선데이터 통신이 각광을 받게 됐죠.”

2세대 이동 통신(2G)에서 3세대 이동 통신(3G)으로 넘어가게 되면서 통신업체들은 급등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대한 대응이 필요했고 모다정보통신은 발 빠르게 모바일 라우터(Mobile  Router), 모듈(Module), 가입자댁내장치(CPE) 등 단말기 풀 라인업을 갖췄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KT의 무선인터넷 기능을 탑재한 제품 ‘에그(egg)’를 출시했다. ‘에그’는 와이파이 신호를 바꿔 언제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이 가능하게 하는 제품으로 모다정보통신은 KT에 이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와이맥스 가입자 수와 더불어 ‘에그’ 가입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이 밝다.

모바일데이터트래픽 증가와 더불어 제4이통사가 선정될 경우, 와이맥스2 기반의 사업진행으로 와이맥스 산업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맥스와 LTE는 모든 통신망이 인터넷망으로 통합되는 ALL IP 지향하고 있으며, OFDMA 기반 기술이 같다는 점에서 향후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컨소시엄이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에 도전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4이동통신이 등장할 경우, 와이맥스2 기반의 사업 진행 확정으로 와이맥스 산업이 활성화 돼 무선데이터 관련 수혜가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해외매출↑…일본과 오랜 파트너십 유지

모다정보통신은 국내보다는 해외 매출이 더 많은 글로벌 기업이다. 특히 일본 기업들과의 오랜 파트너십은 모다정보통신의 안정적인 매출 증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사우디와 이란 등 중동지역에서의 매출 증가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일본의 경우 와이맥스 가입자 평균 성장률이 87.5%에 이를 정도로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어요. 더구나 일본은 2013년부터 세계 최초로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에요. 저희는 와이맥스2 단말기 공급권을 획득함으로써 일본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욱 확고해 질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깐깐하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모다정보통신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수한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다정보통신의 전체 직원 중 절반이 넘는 56%가 연구개발(R&D)에 몰두하는 연구 인력이며, 학계 및 국내외 유수 기술 집단과의 전력 제휴를 통해 국제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일본은 철저히 바텀업으로 진행돼요. 바닥부터 철저히 밟고 올라가야 하죠. 그만큼 쉽지만은 않았지만 오랜 파트너십 형성은 회사 성장에 큰 도움을 줬어요. 현재 일본에서 와이맥스 기반 폰 점유율은 40% 정도예요. 비상장이고 한국의 작은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지죠. ‘서프라이즈’ 같은 일을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이죠.”

현재 모다정보통신은 국내 및 일본 시장에서 와이맥스2, 와이맥스 듀얼 모드 등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고, 단계적으로는 LTE 단말사업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KT 시장에 국한돼 있는 모바일 와이맥스 시장에서 모든 통신사업자로 확대되는 LTE 시장의 통신 3개사를 겨냥한 LTE 모바일 라우터 등 신제품 개발을 지속 중이다.

신제품은 올 3분기 LGU+, KT 망에 연동 시험할 예정으로, 내년부터 본격화될 LTE 단말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2015년에는 매출액 2000억원 목표

모다정보통신의 공모 주식 수는 110만주이며 공모희망가는 1만500원~1만2000원이다. 기대보다 낮아진 공모가가 만족스럽지 못할 법도 하지만 공모를 통해 자금 확보보다는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상장을 결정한 모다정보통신.

   
모다정보통신 김종세 대표
김 대표는 “상장을 왜 하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시설투자 등에 사용할 예정이긴 하지만 채무가 없어 당장 급한 거는 아니었죠. 시장이 좋지 않기에 미루라는 조언을 듣기도 했지만, 공모가는 시장에서 판단할 거라고 믿고요. 그동안 저희를 믿고 투자해주신 분들께 돌려드려야 할 때인 것 같아요.”

공모를 통해 모이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115억~132억원)은 시설자금과 기술 라이센스 취득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모다정보통신은 오는 19~20일 수요예측과 25~26일 양일간의 청약을 거쳐 내달 3일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한편, 모다정보통신은 최근 대권주자로 각광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 대표가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박 위원장과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 기사 내용 보고 웃었어요. 물론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이니까 그렇게 분류될 수도 있나봐요. 저한테 특별한 인연은 전혀 없고요. 다만 저희 사촌누나와 같이 고등학교를 다닌 걸로 알고 있어요. 그게 전부인걸요.”

그는 상장을 계기로 해외시장 매출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며 2015년에는 매출액 2000억원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 대표는 “망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예요. 계절적 영향도 비교적 덜 받는 분야고요. 이번에 상장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로 배운 부분이 많아요. 이제는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해요. 해외에서 퍼블릭 컴퍼니(public company)가 아니라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런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매출 해외시장에서의 비상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밝혔다.

지난해 모다정보통신은 매출액 540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