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전남 자율형공립고 공모 교장 2년만에 '하차'

교사와 갈등 원인, 학부모 전직 반대vs교사 ‘꼼수’...“전직, 적극적 대안”

장철호 기자 기자  2012.07.19 16:29:3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전남도교육청 산하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공모 교장이 학부모들의 반대에도 불구, 교사들과의 갈등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사태에 직면했다.

자율형 공립고등학교인 남악고등학교는 지난 2010년 9월1일자로 이 모 전 보성고등학교 교장을 임기 4년(2014년 8월말)의 공모 교장으로 맞았다. 이 교장은 전문직 경력이 많은 인사 전문가다.

이 교장은 취임초기부터 다양한 커리큘럼과 특색교육을 통해 명문 고등학교로의 위상을 다져 나갔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을 앞두고 교사들과 갈등을 빚었다. 학내를 순회하던 이 교장은 보충수업시간에 자율학습을 시키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다음날 조회시간에 수업을 지시했다.

이 지시 후 교내를 순시하던 이 교장은 보충수업시간에 여전히 자율학습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크게 분노했다.

이 과정에서 이 교장은 “자율학습을 하려면, 보충수업 수당을 지급하면 안된다”“꼭 필요한 사람과 필요 없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상황은 교사들에게 전파됐고, 교사 20여명은 교장의 부당성을 알리는 내용의 진정서를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표면화됐다.

이후 이 교장은 조회시간에 “임기 4년의 초빙교장으로 임명됐지만, 2012년 9월1일자로 자리를 옮기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다.

타 학교로 전출가기 위해서는 학교 운영위원회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

남악고 운영위원회는 지난 6월27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교장 전출건을 상정했지만, 학부모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교사들은 교장이 학부모들을 선동해 전출가지 않으려고 꼼수를 썼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도교육감과의 면담을 통해 교사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교장을 쫒아 내려하고 있다며, 교장 잔류를 요청했다.

양측의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자 이 교장은 도교육청에 대책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이 교장을 전문직으로 전직시키겠다는 공문을 남악고로 발송, 남악고 운영위는 지난 7월10일 공모교장 취소와 교장공모제 공고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 교장은 9월1일자로 전문직으로 전직하게 된다.

교육계 한 원로는 "이 교장의 통솔력 부재와 적극적인 대응이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그렇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교사들의 집단이기주의도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그동안 공모 교장으로 취임해 전반기 자율형 공립고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역량을 발휘했다”면서 “후임자가 남악고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공모 교장의 경우 교사 초빙 권한을 갖고 있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교육 수요자의 입장에서 전문직 전직이 가장 적극적인 대안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