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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입시교육에 나선 까닭은?

돈줄 막힌 증권사 '투자자 관심 끌기' 안간힘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7.17 10: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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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시장 악화로 인해 저조한 수익률이 지속되면서 증권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투자자 이탈은 거래량 감소로 이어졌고, 돈줄이 막힌 증권사들은 희망퇴직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수익 다각화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자녀교육’만한 게 있을까. 최근 증권가에서는 자녀교육 관련 설명회를 개최, 투자자들을 환심을 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소속 애널리스트를 전면에 내세워 전국 순회 입시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 6월27일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6월29일), 광주(7월5일), 울산(7월9일) 순으로 3주에 걸쳐 진행했다. 자녀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설명회는 성황리에 진행됐으며, 한정된 공간으로 인해 당사의 투자자들만 대상으로 이뤄졌다.

유진투자증권 고정진 홍보팀장은 “입시 문제는 학부모들의 영원한 과제로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며 “투자자들의 높은 호응에 힘입어 매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입시 설명회를 진행했다는 소식이 다소 낯설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이 ‘입시 설명회’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었던 것은 김미연 연구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 연구원은 수년간 베스트 애널리스트 1위를 차지한 교육담당 애널이기도 하지만 ‘교육의 정석’이라는 책을 출판한 입시 전문가이기도 하다.

김 애널리스트는 “책 발간 이후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며 “증권가뿐만 아니라 아파트 부녀회서까지 세미나 요청이 들어오는 등 애널리스트로서 보기 드문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설명회 행사 이후 궁금한 사항들을 묻는 학부모들로 입시 면담은 계속됐다고 전했다.

HMC투자증권도 여름방학을 맞아 교육 관련 세미나를 오는 19일 진행할 계획이다.  ‘공부의 신’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공신닷컴의 운영자 강성태 대표를 초청해 ‘여름방학 공부계획’에 대해 조언을 듣는 한편 학자금 문제를 비롯해 자산관리 전반에 대해서도 상담을 선보인다.

HMC투자증권 마케팅팀 김도옥 차장은 “지난 2009년 서울지역 수능전략 설명회에 이어 이번에는 울산지역에서 여름방학 공부 방법에 대해 조언을 드리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자녀교육 △건강 △은퇴준비에 쏠려있는 만큼 고객들의 관심을 반영해 이번 설명회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입시 설명회를 비롯해 최근 증권가에서는 다양한 이색 설명회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화증권은 커피강연회를 개최했으며, 동양증권은 음악과 함께하는 투자설명회를 열기도 했었다.

이색 설명회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지만 한편으로는 거래량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가의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색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을 잡기 위한 노력이 치열하다는 반증”이라며 “거래량 감소로 인한 증권사들의 치열한 경쟁이라는 점에서 마냥 반가운 일은 아니다”고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