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자수첩] 대박수주 '속 빈 강정' 투성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7.17 09:08:00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최근 수주 대박을 터트렸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접한다. 300, 500억원 규모의 대박을 터트렸다는 기사는 상장기업의 경우, 곧바로 주가에 반영돼 이틀정도 반짝 오르다 약발을 다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업계 매출에 대한 학습효과가 돼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매출보다 영업이익을 중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주하고 2년 정도 센터를 운영한 결과, 많게는 2억원의 적자를 봤다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운영을 어떻게 해서 그러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아무도 말하지 않을 뿐이다.

계약 당시, 마진이 운영이 끝난 후 그대로 지켜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계약을 둘러싼 환경이 자주 바뀌고 아웃소싱업체들의 수익으로 잡혀왔던 여러가지 제도가 이제는 사용업체들이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퇴직충당금이다. 도급업체들은 퇴충금을 받아와 1년이 지나면 직원들에게 퇴직금을 부여하지만, 일부 사용기업들은 퇴충금을 도급비에 포함시켜주지 않고 1년이 지나면 청구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변경했다. 아웃소싱업체들은 위장도급의 소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지만 근로자의 입장에서 보면 주는 주체가 누구든 받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아웃소싱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급변해지면서 적자가 나더라도 매출을 올리기 위한 수주는 지양하는 분위기지만 일부업체들의 노력에 불과하다. 한강에서 돌 던지기라는 목소리도 높다. 즉, 굳어졌다는 것이다.

공공부분에서 불기 시작한 저 단가 경쟁이 일반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쳐 수주하기 위해서는 낮은 가격과 줄이라고 표현하는 인맥이 가장 중시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웃소싱의 목적중 하나인 전문성은 이미 딴 나라 이야기가 돼버렸다. 입찰이 뜨게 되면 여러가지 소문이 돈다. 일명 ‘카더라 통신’이 시작된 것이다. “누가누가 유력하다더라”, “누구는 사장과 어떤 친분이 있다더라”, “정치권에 아는 사람이 있어 이미 작업이 끝났기 때문에 들어가면 들러리가 된다”하는 소문이다.

반대로 “어느 업체가 전문성이 있어 유력하다더라”하는 소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문제는 일명 카더라 통신에서 나오는 소문의 정확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학력고사 세대들이 겪었던 대입입시 눈치작전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눈치싸움 또한 치열하다. 자기 자신을 챙기기보다 입찰 나온 업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고객만족(?)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저가 입찰은 기본이고 남들이 따라 올수 없는 무리한 제안으로, 역마진을 이제는 당연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번 어느 공공기관 입찰에 성공한 업체 담당자는 “따고 싶어서 질렀습니다”며  “신생업체로 기존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자꾸 떨어지다 보니 레퍼런스를 확보하기위해 적자가 나는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고 당당하게 답변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큰 업체나 작은 업체나 매출액이 커질 때는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유혹에서 헤어나기 쉽지 않다. 일부 사용업체들은 이러한 아웃소싱업체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너 아니어도 운영해줄 기업은 많다”며 극단적인 가격협상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상생을 찾아보기란 힘들다.

아웃소싱을 통해 한 기업만 만족하지 않고 두 기업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상생하는 모습이 빨리 오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