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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경영: 아이디어세상] “SNS, 단문보다는 장문이 낫죠?” (주)소프트클라우드 김기태 대표

신개념 클라우딩 토론의 장 ‘소세지닷넷’…12월 대선 300만 회원 예상

이혜민 기자 기자  2012.07.17 08: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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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바야흐로 SNS시대다. 정치·경제·사회·문화 할 것 없이 SNS는 소통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고, ‘빠르게·직접·폭넓게’ 소통하도록 하는 SNS의 발달은 전에 없던 새로운 컴퓨팅 서비스의 출현을 재촉한다. 이런 중에 SNS 기반의 ‘토론의 장’이 눈길을 끄는데, ‘장문’ 서비스가 특징적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단문’ 위주의 소통서비스가 주를 이루는 것을 전제하면, 이런 ‘장문’은 새롭고 매력적이다. ‘SNS 장문 서비스’ 아이템으로 SNS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소프트클라우드 김기태 대표를 7월3일 그의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SNS는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SCS’로 진화할 겁니다.”

김기태 대표는 SNS의 한 단계 발전상을 ‘SCS’(social communication service)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의 SNS는 결국은 ‘소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SNS의 본질은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으로 귀결된다는 논리에서다. 보다 내실 있는 소통을 위해서는 현재의 단문 위주에서 장문의 콘텐츠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문제에 그는 초점을 맞췄다.  

   
(좌)송중호 대표, (우)김기태 대표

호주에서 10여년 부동산과 회계 분야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던 김 대표는 현지에서 컴퓨터프로그램 개발자인 송중호씨를 만난다. 이 둘은 훗날 (주)소프트클라우드라는 회사를 만들어 SNS 서비스 ‘틈새시장’을 꾸린다. 소프트클라우드 공동대표인 김기태·송중호 대표가 만들고 있는 것은 이른바 ‘SNS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한국형 SNS의 새 스타일’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이거다 싶어’ 하던 일 그만두고 ‘업그레이드 클라우딩’에…

“호주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있던 차에 송중호 대표의 사업 이야기를 듣고, ‘이거다’ 싶어서 모든 사업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곤 소프트클라우드를 만들기 시작했죠. 처음 2년 정도, 프리랜서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회사를 컨셉트를 잡고, 안정화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최저 비용으로 오로지 개발에만 몰두한 것이죠.”

프로그램 개발을 어느 정도 해둔 다음 두 사람은 한국으로 들어와 투자자를 찾기 시작했다. 기대에 부풀어, 당장이라도 투자자들이 줄을 설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당장 투자자가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스르로 위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걱정이 앞섰다. SNS를 쓰는 사람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도, SNS에서 사업성을 보는 투자자를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확신을 가지고 사방팔방 뛰어다녔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투자자인 로보터스 사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가진 것은 제안서와 사업에 대한 확신뿐이었지만, 단 세 번의 미팅으로 투자를 받아 내는 데 성공, 지난해 12월에 회사를 설립했다. 7년 이상 경력자 8명이 회사의 틀을 만들었고, 반년만에 직원이 16명으로 불어났다.  

이 회사 조직은 특이한 구석이 많다. 우선, 직급이 없다. ‘대표님’ ‘사장님’ ‘부장님’ ‘대리님’ 등의 호칭도 당연히 없다. 대표를 포함한 모든 직원들은 별명이나 영어이름을 쓴다. 수직관계 대신 수평관계를 선택함으로써 얻는 시너지가 훨씬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궁극적 추구가 ‘소통’인만큼 직원들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이 같은 직급 구조는 당연하다고 여긴다. 

단순히 호칭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직원들은 위·아래 없이(?) 서로 존중하며 지낸다고 한다. 대표나 몇몇 간부의 아이디어대로 회사 조직을 이끌어갈 때, 놓치게 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보기 때문인데, 실제 이 회사에선 ‘신선한 아이디어’가 난무하다고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글’이나 ‘야후’ 등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문화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어린 고객들의 심리와 취향을 더 잘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조직 내에서 그만큼 귀한 존재죠. 직원 한명 한명이 아이디어 창고이고 우리는 개개인의 저력을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명 한명이 소중하고 존중받을 만한 대상이라고 자연스레 여기는 것이죠.”

◆트위터·페이스북 보다 낫지 않나요?

회사명 ‘소프트클라우드’에서 알 수 있듯, 이 회사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토대에서 출발한다. 사진, 동영상, 문서파일 등을 컴퓨터 저장소가 아닌 ‘저 높이 구름 위’의 제3 공간에 저장하는 개념인 클라우드 서비스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컨셉트다. ‘조직-개인’ 간의 서비스 관계를 ‘조직-조직’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조직 간 클라우드 개념으로, 소프트클라우드는 소셜토론 전문사이트 ‘소세지닷넷’을 개발했다. 소세지닷넷은 대학교 끼리 각종 이슈에 대해 찬·반으로 나눠 토론하는 ‘소셜토론’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소세지닷넷의 가장 큰 특징은 이슈 하나하나마다 색깔별로 새롭게 접근해 글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다양하게 접속해서 다양한 소통의 결실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단순한 연결(network)을 넘어선 소통(communication) 단계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대응해 뭔가 특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해보다가 SNS을 통한 토론대회가 떠오른 것이죠. 트위터의 경우 글자 수가 140자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자신이 주장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기주장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장문이 필요하다고 여겼습니다.”

일각에선 싸움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찬반 논쟁이 치열할수록 편이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에 자칫 싸움판이 될 수 있다는 걱정에서 나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물론, 그런 걱정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토론을 없앨 수는 없는 일이고, 또 열띤 토론은 사회를 보다 나은 단계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는 사이트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장점은 극대화시키고, 단점은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소프트클라우드는 소세지닷넷과 관련, ‘비즈니스모델’과 ‘3단칼럼 디자인 등록’ 부분에서 특허를 받는 등 자신의 영역을 차근차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여론·토론의 장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트위터와 페이스북보다 훨씬 매력인 구석이 많다고 김 대표는 자부한다.  

소프트클라우드는 소세지닷넷을 전 세계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기존 SNS의 아쉬운 부분을 소세지닷넷이 메울 수 있다는 신념으로 최근 일본의 문을 먼저 두드리고 있다.

“소프트클라우드가 아직 베타 서비스 작업인데, 오는 9월16일까지 정식으로 출범할 겁니다. 올해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아이템을 만들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공간도 만들어 볼 참입니다. 현재 소세지닷넷에 가입돼 있는 회원 수는 만명에 불과하지만 300만명을 목표로 한 노이즈마케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