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감정노동자 콜센터 상담사④] "상담사는 화장실도 눈치보고 갑니다"

상담사 업무모니터링, 개인정보침해·인권문제로 전락

이혜연 기자 기자  2012.07.17 08:35:5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콜센터 내부에는 업무모니터링 시스템체계가 사용되고 있다. 업무모니터링이란 일명 전자감시제도로 축적된 상담사의 개인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상담내용과 상담사의 행동을 감시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상담품질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이 제도가 상담사들의 개인정보침해와 인권문제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현 국내 콜센터 사업장에 설치된 전자감시제도는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지만, 상담사들의 인권문제에 관한 법률 정비는 미비한 상태다. 이번호에는 콜센터 사업장의 전자감시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알아봤다.

정보통신기술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회사 내에 설치된 노동을 감시하는 전자감시제도도 함께 확산됐다.

국가인권위에서 발표한 콜센터 근무환경 자료에 따르면, 업무모니터링을 시행하는 콜센터가 약 64%로 나타났다. 즉, 두 기업 중 한 곳의 직원들이 노동에 대해 감시를 받고 있는 것이다.

◆업무모니터링, 당연한 제도

콜센터 산업에서 상담사들에게 사용되는 업무평가제도와 업무모니터링은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담사를 감시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담통화내용이 콜센터 관리감독자에 의해 청취된다는 답변이 87.2%로 높게 나타났다. 대부분 콜센터 관리감독자는 상담통화내용을 실시간 녹음해 회사운영방식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콜센터에서 녹음된 상담통화내용이 상담사의 개인코칭 과정에 사용된다. 개인코칭은 상담사와 관리자의 일대일 면담 후, 개인별로 녹음된 상담부문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멘토링 제도(일대일 면담)다.

그러나 이러한 감시제도에 대한 상담사들의 반응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업무모니터링 제도가 상담사의 실적평가를 위해 필요하다고 동의한 응답자는 32.7%로 집계됐다. 반면, 업무모니터링 제도를 반대한 응답자는 6.7%로 동의한 응답자가 높았다.

또한, 상담사들은 콜센터 내 고객 및 기업 간의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업무모니터링 제도가 필요하다는 응답을 반대의견보다 1.0%p 높은 50.3%로 나타났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관계자는 “이러한 결과는 고객의 폭언과 성희롱에 대한 문제가 상담사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저임금을 받고 있는 상담사들은 업무모니터링을 통해 차별적인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시노동, 법적 규정 미비

콜센터 산업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띠고 있지만, 상담사는 저임금·비정규직 등의 낮은 직종으로 인식돼 열악한 근무환경의 상황 속에 놓여있다.

KMAC에서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대우수준에 부정적이다는 인식이 5.7%로 나타났다. 또, 콜센터 상담사에 대한 인식 차이는 업종간의 존재하지만, 급여수준에 따라 인식의 차이도 달랐다.

이러한 상담사의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은 콜센터의 낮은 급여와 잦은 이직률, 전자감시제도 등 열악한 근무환경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업무모니터링을 통해 녹취된 고객과의 상담대화 내용은 신입 상담사 교육자료, 공개석상 등에서 사용되면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 헌법 제32조 제3항에 따르면,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는 근로조건 원칙이 나와 있다. 그러나 헌법에 제시된 근로조건을 지키는 경우는 미비하고, 상담사의 건강악화에 대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법률 규제가 필요하다.

지난 3월30일에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도 개인정보 처리 시,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을 것을 규정하고, 개인정보에 대한 정보 열람 및 수정, 삭제 요구 권리에 대한 사항이 빠져 있다. 

콜센터 상담사를 감시하는 전자감시제도와 업무모니터링. 상담사뿐만 아니라 고객의 음성을 녹취하거나 감청하는 등 행위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를 통해 긍정적인 해결방안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