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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광풍에 펀드시장도 불안…펀드 수 1만개 돌파

파생펀드 급증 때문, 플러스자산운용 올해만 738개 출시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7.16 09: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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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펀드 수가 1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2009년 금융당국이 소규모 펀드 청산을 적극적으로 유도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우리나라 펀드 수는 1만4개에 달했다. 펀드 수 급증의 원인은 ELS 등 파생상품 관련 사모펀드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소규모 펀드는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펀드로 대부분 유행에 따라 반짝 인기를 끄는 테마 펀드들이다. 테마 펀드는 꾸준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특히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할 펀드 시장에서 소규모 펀드는 운용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펀드 수 급증의 원인으로 지적된 사모펀드는 2009년 2월 5669개였던 것이 지난 12일 기준 6602개로 3년여 만에 16% 이상 늘었다. 특히 파생펀드는 2019개에서 3198개로 60%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공모펀드는 같은 기간 4826개에서 3402개로 줄어 대조를 보였다.

사모펀드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최근 주가연계증권(ELS) 열풍 때문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ELS로 자금이 집중되면서 관련 펀드인 주가연계펀드(ELF) 또는 주가연계신탁(ELF)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동양증권(003470)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ELS 발행 규모는 25조9469억원으로 이미 지난 2010년 전체 발행 규모를 돌파한지 오래다. 또 상반기 사모 ELS 비중은 60%에 달한다.

올해 새로 설정된 펀드 2568개 가운데 사모파생상품 펀드는 과반수를 웃도는 1512개를 기록했다. 운용사별로는 △플러스자산운용(738개) △메리츠자산운용(441개) △동부자산운용(351개) △KTB자산운용(319개) △하이자산운용(170개) 순으로 파생펀드를 많이 내놓았다.

한편 금융당국은 설정액 50억원 이하의 소규모 펀드에 대한 관리 의지를 계속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추가형 공모 펀드 가운데 설정한지 1년이 지났음에도 설정액 50억원을 밑돈 펀드 500여개를 퇴출시켰고 올해도 340여개 펀드를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제로인 장동현 연구원은 “설정 후 일정 기간이 지나도 자금 유입이 잘 안 되는 소규모 펀드의 경우 부실펀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펀드 규모가 클수록 매니저 운용 보수 등 효율성이 좋아 상대적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에 이어 펀드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룩셈부르크로 지난해 말 기준 9462개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룩셈부르크는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 부담이 없고 자산운용상 법적 규제가 없어 역외펀드에게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