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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피해 예상지 25%가 무방비라는데…

정제현 기자 기자  2012.07.13 18: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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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악의 가뭄 때문이었는지 단비가 마냥 고맙게만 느껴진 것도 잠시였다. 해마다 이 맘 때면 찾아오는 국지성 호우로 침수피해가 또 다시 속출하고 있다. 반복되는 피해와 대책 마련, 같은 다짐과 같은 후회, 그리고 같은 실망·가슴앓이를 언제까지 계속해야 할까.

오는 7월27일이면 충격적인 우면산사태가 발생한지 꼭 1년이 된다. 정부는 제2의 우면산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전국 270여곳을 지목, 수로를 만들고 붕괴 방지 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대적 행보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피해 예상지와 실제 사고가 나는 곳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에 걱정이 머문다. 누군가에겐 불행일수도 또 누군가에겐 다행일수도 있겠지만, 늘 예상치 못한 엉뚱한 곳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은 실로 공포스러운 일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전국 침수지역은 모두 1500여곳, 하지만 이중 아무런 대비가 돼 있지 않은 곳은 무려 25%인 것으로 조사됐다. 예측 자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굳이 방지 하지 않아도 될 곳에 불필요하게 예산이 적용되고 있는 허점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부실한 배수 시설로 국제적 망신을 샀던 서울 광화문광장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는 대형 하수관을 만드는데 70억원이나 들였다. 하지만 상습적인 침수지역에 대한 대형 저류조와 대형 하수관 설치는 장마가 끝난 뒤인 오는 9월에야 완공이 될 예정이고 아직 착공조차 하지 않은 곳도 있다 한다.

서울시만 해도 침수피해 예상 하수관 정비의 손길이 미친 곳은 10%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 하수관은 토사가 쌓여있어 하수관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이 이런 정도니, 전국 현황을 들춰본다면 그 실망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년 홍수로 2조7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복구비로 4조3000억원이 소요되고 있다. 연간 7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안일한 태도와 부실한 데이터 통계가 이 막대한 피해 손실에 큰 몫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국지성 집중호우로 잦은 피해가 예상되는 계절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조속히 조사단을 파견해 폭우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확실한 피해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같은 피해, 같은 슬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