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단순명료한 김문수의 경선 노림수…얼추 성공?

박근혜 추대론 속 2위 따내 ‘차차기 선점’…정몽준-이재오 없는 틈 충분히 해볼만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7.12 16:36:1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결국 새누리당 대선경선 참여를 결정했다. 당초 비박계 3인 중 한명으로 오픈프라이머리가 시행되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으나 이들 중 유일하게 경선에 참여하는 셈이다. 정몽준·이재오 의원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대선경선은 사실상 박근혜를 추대하기 위한 자리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이미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정해진 것과 다르지 않은 마당에 김 지사가 대선경선 막차를 잡아탄 이유는 무엇일까.

   
새누리당 대선경선 참여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지사는 12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랫동안 깊이 생각했지만 국민이 행복한 선진 통일강국을 향해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뛰겠다"는 각오다.

나아가 김 지사는 대한민국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세 가지 과제를 △정치개혁과 선진화를 통한 민주화 완성 △지속적인 성장과 복지 확대 △강력한 안보의 바탕 위에 평화통일 이룩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김 지사의 경선 참여 선언으로 새누리당 경선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문수 지사, 김태호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5파전 구도로 치러지게 된다.

앞서 정몽준·이재오 의원이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서 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그나마 김태호-김문수의 합류로 흥행 불씨가 작게나마 살아났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계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못 말릴 책임으로 명분과 실익이 전혀 없는 결정을 했다"고 걱정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틀린 말도 아니다. 박 전 위원장과 나머지 네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워낙 큰 상황이고, 사실상 박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낙점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경선에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막차를 잡아탄 김 지사가 무리수를 뒀다는 것. 오픈프라이머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밝혀왔다는 점도 이 같은 평가에 무게를 더했다. 김 지사의 말 바꾸기가 괜한 도마에 오르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김 지사가 경선 참여를 결정한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해보인다. 올해 61세인 김 지사의 경우 이번 대선 뿐 아니라 2017년 대선 그러니까 차차기를 노려볼 만도 하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후보 경선에서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 지사가 경선에 불참한 상황에서 다른 주자가 2위를 접수할 경우 차차기 주자의 리스트에서 김 지사의 이름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김 지사가 2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이번 새누리당 대선경선에서 2위 경쟁은 김 지사와 김태호 의원 간 싸움이 될 것이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도의원과 군수를 거쳐 도지사 자리까지 오른 김 의원은 지난 4·11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선거의 왕'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그때 이미 김 의원의 대선 출마를 점치기도 했다. 경쟁력 있는 인물임에 틀림없다는 것.

다만 김 의원은 의혹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김 의원에게 총리직을 맡기려 했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 당시 너무 많은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후 야권에서는 김 의원을 두고 까도 까도 의혹이 계속 나온다고 양파 같다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

의혹이 많다는 것은 대선후보 경선 등의 큰 무대에 올랐을 때 네거티브 공세에 노출된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름 청빈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의 경우 네거티브 공세에 강하다. 이런 차원에서 봤을 때 김 지사가 김 의원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충분해진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어차피 박 전 위원장이 1위를 차지할 텐데 굳이 네거티브 공격에 약한 후보를 박 전 위원장과 경쟁시켜 모양새 빠지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재미없게도 새누리당 대선 경선은 1위 자리를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다. 문제는 2위 다툼. 관건은 2위를 하더라도 얼마만큼 표를 얻느냐에 있다.

이번에 2등을 차지하는 사람이 차차기 주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지만 1위에게 압도적으로 밀린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대선경선 결과 2위 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