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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내려가는데…"보험료 카드납부 가능할까"

카드 VS 보험 각 업계 주장 팽배… 시행까지 시일 걸릴 듯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7.11 08: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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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카드수수료가 인하되자 대형 보험사들의 ‘보험료 카드결제’ 논란이 재가열되고 있다. 대형보험사들이 그동안 보험가입자들의 지속적인 보험료 신용카드 지불 요청에도 불구, 결제거부를 유지하며 팽팽히 맞서왔기 때문이다. 주된 이유는 2.5~3.5% 수준인 카드결제 수수료 때문에 연간 지출되는 금액이 너무 많다는 것. 하지만 이번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만만찮은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결제 시 카드수수료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형 보험사들과 카드사들이 보험료 카드결제를 놓고 다시 시작될 샅바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보험사들의 카드결제 거부는 대형 생명보험사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한생명, 교보생명, ING생명, PCA생명 등은 카드사들과 수수료 협상이 여의치 않자 2010년부터 가맹점 계약을 철회한 상태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카드로만 보험료 카드결제가 가능하다.

손해보험사들의 경우 높은 자동차보험의 카드 납부비율 때문에 카드납부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환급금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은 고객센터를 방문, 보험료 납부 방식 변경 서식을 작성하게 하는 등 소비자들이 활용하기 까다롭게 해놓은 상태다.

◆ 금융상품 카드결제 문제 많아 VS 결제거부 명분 사라져

오는 12월부터 개편된 수수료율 체계가 반영된 여신전문업법(이하 여전법)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대형생보사들은 아직까지 카드결제 시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수수료가 인하된다지만 결국 각 카드사와 보험사 간 계약이기 때문에 아직 알 수 없다”며 “합리적인 수수료 수준에서 결정된다면 카드 결제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카드업계는 그동안 높은 수수료를 이유로 생보사들이 카드결제를 거부한 만큼 명분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카드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율 평균이 약 2.7%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사의 카드수수료는 일정부분 인하될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높은 수수료를 핑계 삼아 결제를 거부해 왔지만 이젠 거부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생보사들은 수수료 이외에도 여전히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카드사와 수수료 문제로 마찰을 겪은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만약 카드수수료 지불로 인해 비용이 발생한다면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 고래싸움에 소비자 불편만 늘어

생보사 관계자들은 향후 보험료 카드결제가 시행돼도 은행의 예·적금과 같은 ‘저축성 보험’은 대상에 포함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의 카드 납부는 빚을 내서 저축하는 것과 같다”며 “은행 예금의 카드납부가 불가능한 만큼 같은 선상에서 본다면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나”고 반문했다.

하지만 보험업계 주장에 대해 카드사들은 ‘저축과 보험이 같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억지’라는 입장이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해약해도 원금과 보통예금 이자를 주는 저축성 보험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순수 보장성보험은 전체 보험상품 중 10% 미만이며 보험료도 월 5만~6만원에 불과한데 보장성보험에 대해서만 카드결제를 요구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료 카드결제에 대한 협상은 대형 생보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1.5%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진전이 없는 것”이라며 “카드사들은 협상을 통해 보험사 가맹점 수수료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비자단체들은 ‘생보사들이 이익만을 고려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빼앗고 있다’고 역설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보험국장은 “공공요금도 카드납입 등 다양한 납부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보험만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빼앗고 있다”며 “경제가 어려운 만큼 고객들이 카드결제를 통해 자금운용 시간을 늘리고, 연말 소득공제 혜택 등을 볼 수 있게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국장은 “현재 카드 납입이 가능한 보험사들도 카드수수료체계개편으로 수수료가 하락한다면 사업비가 내려가는 만큼 보험료 인하로 소비자에게 혜택을 되돌려 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