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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흥행 빵점 새누리, 줘도 못 먹는 민주통합

비박 2인 경선 불참 선언으로 與에서 野로 흥행 무게추 이동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7.10 15: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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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새누리당 비박계 대선 주자 2인의 잇따른 경선 불참 선언으로 새누리당의 '맥 빠진 경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은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흥행 바람몰이에 나설 태세다.

하지만 야권 대선주자들의 대선경선 흥행 조짐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의 성적표는 아직 썩 좋지 않다.

정권말 MB정권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대선경선 흥행도 주도하는 등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지만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

사실상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추대된 것이라는 야권의 날카로운 지적에도 불구하고 박 전 위원장이 지지율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새누리 경선 흥행 '빨간불'

새누리당 비박계 주자 2인(정몽준·이재오 의원)이 지난 9일 나란히 경선 불참 선언을 하면서 경선 흥행은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87년 민주화 이후 4반세기가 지난 현시점에서 정당독재가 미화되고 찬양되는 시대착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일이다. 따라서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 역시 "그동안 완전국민경선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말했다"면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무겁고 비통한 심정으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물론 경선 흥행이 대선 승리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근혜 추대' 분위기 속에서 맥 빠진 경선이 치러지면 국민적 관심이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

나아가 또 다른 비박 주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마저 경선에 불참한다면 더욱 '썰렁한 경선'이 예상된다. 앞서 김 도지사는 경선 불참을 선언한 두 의원과 의견을 함께 했지만 이후 경선 참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불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선 시기도 문제다. 새누리당의 경선일은 8월20일로 런던올림픽이 겹쳐 국민적 관심이 덜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경선 흥행에서는 자신에 찬 모양새다. 문재인 상임고문과 손학규 상임고문, 정세균 상임고문이 대선행보를 본격화하면서 관심도를 높이고 있고, 여기에 경쟁력 있는 후보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까지 가세,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또 민주통합당은 올림픽 이후인 9월23일 경선을 치르기 때문에 런던올림픽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나아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여전히 촉각이 집중돼 있어 당내 후보 선출 수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라는 '빅 이벤트'를 벌일 가능성도 크다.

새누리당 경선이 '정해진 판'이라면, 민주당 경선은 '알 수 없는 드라마'가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

민주통합당 입장에서 호조는 또 있다. MB정권 심판, 정권 교체 등을 들고 나온 민주통합당을 돕기라도 하듯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측근·친인척 비리에 힘을 잃고 있는 것.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에 이어 구속 여부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7월 첫째주 주간집계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4.4%p 하락한 26.1%를 기록했다. 이는 4·11 총선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대선경선 '흥행 실패'와 MB지지율 하락이라는 유리한 상황 속에서도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은 아직까지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선후보 다자구도에서 박 전 위원장이 전주 대비 1.5%p 하락한 40.9%를 기록했지만 민주통합당 주자들은 절대 안심할 수 없다. 박 전 위원장이 13주 연속 지지율 40%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들은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안 원장과 문 고문이 각각 1.0%p, 0.6%p 지지율 상승으로 20.6%, 15.6%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주자들은 아직도 한자리 수 지지율(손학규 3.6%, 김두관 2.7%, 정세균 0.9%, 조경태 1.5%)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정계 일각에서는 드라마틱한 경선 흥행 요소와 때맞춰 터진 이 대통령의 측근·친인척 비리 등 민주통합당에 유리한 조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의 개인 성적표는 죽을 쑤고 있다고 염려했다.

속된 말로 '줘도 못 먹는 형국'이라는 것. 다만 속단은 이르다.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선언이 다소 늦은 감이 있고, 김 문수 지사까지 경선 불참을 선언하면 새누리당의 빈틈은 더욱 커진다.

이런 가운데 민주통합당 주자들의 본격 대선행보가 계속된다면 지지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박 전 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밀만한 강력한 야권 후보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민주통합당에게는 ‘MB는 싫지만 박근혜는 싫지 않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