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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직원 죽음으로 내몰았던 A사, 아직도?

조민경 기자 기자  2012.07.10 13: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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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익을 사회 환원한다거나 더불어 사는 삶(상생)을 외치며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기업들이 많은데요. 이런 활동들은 기업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죠.

하지만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다보면 의도치 않게 직원들을 의무 동원하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자발적인 참여만으로는 진행이 어렵다보니 일정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는 식으로 말이죠.

이런 경우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주로 희생양(?)이 되는데요, 입사 후 얼마간은 거의 매주 주말을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 활동에 반납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기업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거나 문화시설,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면 나머지 임직원들도 예외가 아닌데요. 

직원들을 강제 동원하다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A사는 이처럼 직원들을 강제(의무) 동원하다가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었죠.   

A사는 경기도 양주에 복합 문화예술단지를 조성, 운영 중인데요. '예술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매주 주말 직원들이 이곳에서 공사나 체험활동을 보조하도록 해왔죠. 그러던 중 지난 2월 인부들의 공사를 돕던 한 팀장이 안전장비 착용 없이 작업을 하다 3m 높이 임시 철제 구조물에서 추락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고로 A사의 직원 강제 동원 논란이 일자, A사 측은 "강제 동원한 것이 아니다"고 못 박았었는데요.

이는 사실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만난 A사 직원 중 한 명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의무적으로 복합 문화예술단지에 가고 있다. 공사를 돕고 있으며 회사에서 참여 여부를 체크해 빠질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죠. 또 다른 직원도 주말에 공사를 보조하다 톱에 손목을 베여 수십 바늘을 꿰매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이들은 현재 A사를 떠나 다른 회사에 둥지를 튼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개인적인 일 등 다른 문제도 있겠지만 A사가 직원들에게 체험활동 등을 이유로 주말 업무를 강요하는 등 직원들이 시달렸을 것"이라며 강제 동원과 퇴사와 무관치 않다는 이야기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진 후 A사는 현재 직원들의 '예술 체험'을 중단한 상태인데요. 그렇지만 A사가 복합 문화예술단지를 계속 운영해나가는 만큼 언젠가는 직원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때는 의무 동원보다는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으면 좋겠네요. 이에 앞서, 참여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