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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품은 롯데쇼핑 ‘성골 vs 진골’ 해결될까?

롯데 보다 높은 하이마트 임금 높아…추후 직원간 진통도 예상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7.10 08: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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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주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품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통업계가 들썩였다. 사실상 규모의 경제면에서 유통업계 판도가 달라지는 시나리오가 작성되면서 관련 업계 모두 긴장하고 있다.

국내 매출로 보면 지난해 롯데마트는 6조9000억원, 하이마트는 3조41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의 매출을 합할 경우 10조원을 훌쩍 넘긴다. 이는 13조8000억원의 이마트를 위협할 정도의 수치다.

더구나 롯데그룹 대형마트 계열사인 롯데마트는 지난 2009년부터 디지털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인 ‘디지털파크’를 운영, 가전제품 체험형 매장인 디지털파크의 로드숍 오픈을 예고한 바 있다. 롯데마트에서 디지털파크 전략을 총괄하는 ‘디지털사업본부’로 하이마트 조직이 통합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직원들과의 화합이다.

◆롯데 출신 아니면 “굴러온 돌들 취급 싫다” 노골적 반감

롯데는 기업문화가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업 1세대가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 여전히 일본식 기업경영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 근거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0년 GS리테일의 백화점과 마트부분을 인수한 이후 편의점 체인 바이더웨이도 사들이며 왕성한 식욕을 보인바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 유통계열사에 다니는 한 관계자는 “업무 진행상 협조는 하고 있지만 롯데 출신이 아닌 M&A를 통해 외부에서 들어온 ‘굴러온 돌’들을 취급하기 싫다”며 “겉으로 표시하진 않지만 내부경쟁이 많은 편이다. 같이 밥도 먹기 싫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 2010년 2월, 롯데쇼핑은 GS리테일 백화점과 마트사업부의 양도 결정 후 2600여명에 이르는 GS리테일 직원 고용 승계 문제로 롯데스퀘어를 설립한 것과 관련 그 배경에 롯데쇼핑의 ‘꼼수’가 작용한 것으로 평가받아 한차례 잡음을 경험해야 했다.

GS리테일은 ‘GS리테일은 백화점, 대형마트 사업을 롯데쇼핑 또는 그 계열사(신설 포함)에게 양도하기로 합의했다’(제1조1항)며 ‘GS리테일 퇴직으로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향후 GS나 롯데쇼핑에 어떤 청구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제2조3항)는 독소조항을 제시, 이 때문에 결성된 노동조합원 500여명이 농성에 돌입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관련 직원 100%를 모두 고용승계 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GS리테일 고위직 관계자는 “GS는 전직대상 직원들의 직급을 롯데수준으로 맞춰줄 것을 롯데 측에 요구했지만, 끝내 롯데에서 이를 받아들여주지 않았다”며 “결국 GS 직급, 연봉 수준을 유지하는 별도법인을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1999년 설립된 하이마트 역시 직원수가 2600여명에 이른다. 하이마트의 경우 그간 최대주주인 유진그룹과 전문경영인 겸 2대주주인 선종구 회장의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하이마트 임직원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전직원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선회장의 행보에 전폭적인 지원을 할 정도로 내부 결속력이 강하기도 하다.

◆임금 수준은 또 어쩌고…

일단 롯데는 하이마트의 고용 인원을 모두 승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원은 3년, 직원은 5년을 보장하는 반면 CEO를 포함한 핵심 경영진의 결정을 롯데가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하이마트의 임금 수준이 롯데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양사 직원들이 겪을 진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롯데가 M&A를 통해 품에 안은 기존 계열사 직원들이 새로운 기업문화 적응에 다소 진통을 겪고 있다는 점과 직원간 내부 결속으로 인한 ‘속 앓이’ 문제는 롯데가 진정한 유통강자로 거듭나기 위해 풀어야할 숙제일 것이다.

새로운 유통 강자로 부상하는 롯데는 일단 축배를 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산재된 숙제를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