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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선언 장소의 의미 들여다보니…

좀 더 독특하게 혹은 의미부여…"상대보다 튀어라"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7.09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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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여야 대선 주자들이 앞 다퉈 대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출마선언 장소를 놓고 벌어지는 경쟁이 치열하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의 장소 경쟁을 특히 도드라진다. 저마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장소를 선택해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것. 여야 대선 주자들의 출마선언 장소에 담긴 숨은 뜻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오는 12월 치러지는 18대 대선에서 유력 주자로 꼽히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다른 후보보다 늦은 감이 있지만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선언은 정계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커다란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출마선언 날짜와 장소를 한 번에 발표하지 않아 출마선언 장소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컸다.

박 전 위원장이 선택한 장소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타임스퀘어'.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장점이 박 전 위원장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다. 열린 공간이자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감이라는 것.

나아가 비박 대선 주자들과의 경선룰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불통' 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 이만한 장소가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일 출정식을 가진 민주통합당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해남 땅끝 마을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멀리 땅끝 마을에서 출정식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천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성황리에 마쳤다는 설명이다.

육지 쪽에서는 땅끝이지만 바다 쪽에서는 땅의 시작인 이곳에서 출마선언을 하는 것은 밑바닥부터 출발한 본인의 정치역정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인근에 성웅 이순신 장군과 다산 정약용 선생을 떠올리게 하는 유적지가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 전 지사는 "이순신 장군께서 임진왜란 상황을 극복했다는 울돌목도 있고, 공무원들 정치인들의 교과서인 목민심서를 쓴 다산초당도 있고 해서 여러 논의 끝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같은 장소를 선택한 두 대선주자도 있었다.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6워14일 세종대왕과 같은 성군이 되겠다면서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사흘 뒤 문재인 상임고문은 독립투사와 민주인사들이 옥고를 치른 현장에서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나아가겠다면서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을 택했지만 문 고문 측에서도 광화문 광장을 출마선언 장소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고문이 선점하면서 독립공원이 최종 낙점됐다는 것.

김영환 의원은 젊음과 창조, 과학에 대한 열정을 강조하면서 흰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장대비를 맞으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전 대표는 광장 대신 서울의 중심가이자 자신의 지역구인 종로 광장시장을 선택했다.

대선 출정식에서 정 전 대표는 "서민의 일터이자, 국민의 살림터인 이곳 광장시장에서 국민여러분들의 어려운 삶을 함께하는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민생을 강조하고 서민, 중산층과 호흡하는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강조하고자 서울의 전통적 재래시장인 종로 광장시장을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서울대 SK관에서, 오는 11일 대선 출마선언 예정인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은 평소 정치적 롤모델로 꼽아온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을 택했다.

그런가 하면 장소보다는 직접적인 메시지 전달에 주력한 대선 후보들도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정몽준 전 대표와 조경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를 선언했고, 이재오 의원은 국회 동산에서 '탈 권위'와 '개헌'을 말했고,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청 대신 국회를 선택해 중앙 정치 무대 재진입 의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