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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국타이어 자신감 ‘G트랙’에선…

토요타 전차종 이어 BMW ‘미니’까지… 신차 타이어 공급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7.09 13: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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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타이어 외길 인생’을 걸어온 한국타이어의 최근 질주본능이 눈길을 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모든 업계가 불황에 허덕이고 있음에도, 글로벌 10위권 타이어 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 신장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한국타이어가 높은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었던 그 배경과 함께 그들의 끝없는 도전을 살펴봤다.

지난해 5월 한국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업계 최초로 독일 대표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BMW의 MINI에 OE 타이어(Original Equipment: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새로운 위상을 입증했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DTM을 통해 아우디와 메르세데스-벤츠의 프리미엄 모델에 장착해 그 품질을 인정받아 온 터라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타이어에 대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러브콜은 예견 돼 있었다고 말한다.

   
한국타이어는 총 200여억원을 들여 G트랙과 G트랙 아쿠아를 건립함으로써 자사 경쟁력을 한 단계 상승시킬 수 있었다. (사진은 G트랙 입구)

뿐만 아니라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9월 토요타 전차종에 타이어 공급을 시작함으로써 △GM △폭스바겐 △토요타 △르노-닛산 △현대기아차그룹 등 ‘글로벌 빅5’ 자동차 브랜드에 모두 타이어를 공급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글로벌 OE 타이어 시장 공략을 위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높아진 브랜드 가치가 바탕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고품질 경쟁력…경기 침체 두렵지 않아

미국 타이어 전문지인 ‘모던 타이어 딜러(Modern Tire Dealer)’ 2011년 발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10위권 타이어 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신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타이어 회사 순위에서 4년 연속 7위를 기록하는 등 엄연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하루에 100번이 넘는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세계 최고의 품질 기준에 부합되는 상품을 생산하려 노력하고 있다.

사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962년 파키스탄 첫 해외 수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1970년대에는 쿠웨이트에 첫 중동지사를 설립했고, 1980년대에 와서는 세계 무역 증진과 낮은 환율·저유가·저금리 등 세계 경제 호황과 함께 해외 지사 네트워크를 18개 지사로 늘려 나가기도 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중국·구주·미주 등 4개의 지역본부와 총 29개의 해외법인 및 지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를 갖추고 전 세계 180여개국에 우수한 품질의 타이어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2009년에는 이집트 및 북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이집트에 지점을 신설하고, 인도에 지점을 추가로 개설하는 등 판매 역량 강화를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적극적인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CIS(독립국가연합; 1991년까지 소련 연방의 일원이던 독립 국가들) 및 중남미 지역에서의 매출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의 매출 증대를 이끌고 있다.

물론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한국타이어는 이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해외 신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거침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대전·금산공장(국내) △가흥·강소공장(중국) △헝가리공장 외에 2013년 첫 생산을 목표로 중국 중경과 인도네시아 베카시에 신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신공장이 완공될 경우 현재 약 9000만개의 생산 능력이 1억1000만개 수준으로 증가하며, 한국타이어는 2014년까지 글로벌 순위 5위와 생산규모 1억 개 이상, 글로벌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 10억달러 달성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전망이다.

◆‘무리(無理)수’ G트랙, 경쟁력으로의 승화

“자동차가 한계를 만날 때, 타이어의 능력은 시작된다 It is.”

한국타이어는 지난 1월, 타이어 퍼포먼스 캠페인을 런칭했다. 드라이빙의 감성을 극대화했던 이전 광고 캠페인(장동건·신민아)과는 달리, 자동차의 한계를 뛰어넘는 타이어의 퍼포먼스로 타이어 업계 광고의 패러다임 쉬프트를 노린 것이다.

   
2007년 건설된 G트랙 아쿠아는 여름철 빗길 혹은 겨울철 빙판길 등 다양한 조건의 젖은 노면에서 타이어 성능을 테스트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젖은 노면 테스트 트랙이다.

기획단계에서 제작까지 장장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논의를 거쳐 정해진 전략의 핵심은 기존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타이어에 대한 인식을 전환시키는 것.

한국타이어는 그동안 드라이빙의 주체를 자동차로 보았던 소비자에게 드라이빙이 실제 체감되게 하는 것은 타이어의 몫이며, 타이어 능력이 발휘될 때 진정한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그만큼 타이어가 중요한 요인이란 점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이렇듯 한국타이어의 자신감은 타이어 테스트 트랙인 ‘G트랙(G’trac)’에서부터 시작된다. 물론 200여억원(각 100억·70억)이라는 거금을 투자해 건립한 만큼, 우려의 목소리는 적지 않았다. 라인을 몇 개 더 깔 수 있는 돈과 땅을 소비해 굳이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시선이 지배적 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2005년 1월에 완성된 ‘G트랙’은 한국타이어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 후 2007년 건설된 ‘G트랙 아쿠아(Aqua)’ 역시 한국타이어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맡았다.

20만㎡ 부지에 완공된 G트랙은 △타이어 선회능력 △제동력 △접지력 △정숙성 △소음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설비들이 갖춰져 있다. ‘G트랙 아쿠아’는 여름철 빗길 혹은 겨울철 빙판길 등 다양한 조건의 젖은 노면에서 △그립력 △핸들링 △코너링 등 의 성능을 테스트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젖은 노면 테스트 트랙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최상의 품질을 만들기 위해서 하루에 100번이 넘는 실험을 진행하며, 최고의 품질 기준에 부합되는 상품을 생산하는 초석이 되고 있다.

쏟아지는 스프링클러의 물이 와이퍼 날개를 무력하게 만드는 순간, 테스트 차량이 미끄러졌다. 미세한 자갈을 깐 뒤 물을 분사해 빙판길과 똑같은 노면을 앞바퀴 타이어가 애처롭게 헛바퀴를 돌았지만, 테스트 드라이버는 능숙하게 드리프트 모드로 주행을 지속한다.

이렇게 약 10~15명의 ‘테스트 엔지니어’들이 테스트를 통해 얻어낸 데이터들은 타이어 기술 개발에 반영된다. 여타 경쟁업체들은 시험기관의 트랙을 빌려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한국타이어는 200여억원이라는 금액으로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결정물을 얻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