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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독주하는 'BMW 520d ', 매력 겪어보니…

디자인·성능·주행 동급 모델 중 탁월, 동급서 상대 없어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7.09 13: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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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시장에서 BMW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수입차 시장뿐 아니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도 비중이 높다. 특히 단일 모델 판매 1위인 520d는 지난 5월 한달간 993대가 판매되면서 타 브랜드 전체 판매량을 압도했다.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BMW 520d의 매력 포인트를 체험했다.

이번 상반기 신규등록대수가 6만대를 넘어선 수입차 시장에서 BMW 520d가 오랜 기간 동안 단일 모델 판매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단순히 브랜드 실적을 견인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차 시장을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연일 치솟은 유가로 인해 경차나 소형차를 염두에 둔 소비자들도 520d에 눈을 돌리기는 마찬가지. 우수한 연비는 물론, 주행성능과 편의사양 등 어느 부분에서도 빠지는 게 없는 520d는 수입차치고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과연 디젤 승용차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했다는 520d가 실제 운행에서 그만큼의 인기를 끌 만한 요소를 갖췄을까. 또 이러한 장점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지난 6월28일 이러한 의문점들을 해결하고자 520d를 타고 ‘서울-대전’ 길에 올랐다.  

◆날렵·우아 ‘자동차 미학’

1972년 처음 탄생한 BMW 5시리즈는 1991년에 전체적으로 모델을 변경한 후, 1995년 프랑크푸르트 자동차쇼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1997년 미국 IIHS 충돌테스트에서 가장 안전한 차로 인정받았고, 미국과 독일 자동차 전문지에서 각각 올해의 수입차와 중형차 부문 세계 최고의 자동차로 선정되는 등 각종 찬사를 받았다.

   
장기간 동안 단일 모델 판매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BMW 520d는 국내 수입차 시장을 대변하고 있다.

BMW는 △시리즈 명(차체 크기) △엔진 크기 △연료 유형 등을 표시하는 3단위로, 차량 이름을 짓는데, 이 전통은 5시리즈에서 시작됐다. 영문 이니셜은 차체 형태나 연료 유형을 나타내는 것으로, BMW 520d는 △5시리즈 △2.0리터(ℓ) △디젤 엔진이라는 의미다.

특히 이번 6세대 5시리즈는 세계 디자인상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F 디자인 어워드’를 받을 만큼 자동차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날렵하고 우아한 전체적인 디자인은 위급인 7시리즈와 아주 흡사하다. 전장(차체 길이)과 축거(앞뒤 바퀴 사이 공간)는 각각 4899mm, 2968mm로, 차체 길이를 늘이지 않고 축간거리를 최대화하면서 실내 공간을 넓혔다.

5m에 육박하는 차체는 날렵한 라인들과 조합돼 역동적인 스타일을 연출했다. 비록 조금은 통통하게 변했지만, 오히려 보닛 라인으로 인해 더욱 날카로운 이미지를 살렸다.

특유의 키드니 엠블럼이 자리 잡고 있는 전면부 옆에는 대형 라이트가 자리하고 하부에는 마름모꼴 그릴에 안개등이 위치하면서, 전체적으로 스포츠형 세단의 느낌을 잘 살렸다. 헤드라이트 부분도 블랙베젤형태로 색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내부 인테리어는 상위 모델인 7시리즈와 닮은 간결한 구성과 고급스러운 재질감 사용으로 고급스러움과 깔끔함을 살렸다. 특히 넉넉한 실내 공간은 패밀리카로 이용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물론 특이한 점도 발견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중앙 비상등 버튼 아래에 윈도우 잠금 단추가 위치해 있다. 여기에 센터페시아에는 각종 조작 버튼이 운전자 위주로 배치됐다. 아울러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등을 통합 제어하는 I드라이브(Drive)와 차량 속도를 앞유리에 표기해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BMW만의 다양한 첨단사양이 적용됐다.

◆‘디젤 품은 킹’ 주행성능은? 

520d의 가장 큰 매력은 디자인이 아닌 주행에서 느낄 수 있다. BMW 측도 인기의 비결로, 국내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그 차급 중 가장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것으로 선정할 정도다.

   
내부 인테리어는 간결한 구성과 고급스러운 재질감 사용으로 고급스러움과 깔끔함을 살렸으며, 특히 넉넉한 실내 공간은 패밀리카로 이용해도 손색이 없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걸걸한 디젤 특유의 소음을 내는 다른 모델들과는 달리 그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급가속시에도 실내에서 소음과 진동은 가솔린 모델과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가벼운 엔진음이 들릴 뿐이다. 반면, 가파른 오르막길도 순식간에 오르는 디젤 특유의 파워풀한 주행은 시승하는 내내 긴장감을 맴돌게 했다.

부드러운 엔진음과 함께 가속구간에 들어선 520d의 가속력은 그야말로 ‘백미(白眉)’. 폭발적인 고속 주행에서도 흔들림이나 풍절음은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비록 약간의 쏠림 현상은 느낄 수 있지만, 핸들링은 오히려 안정감을 더했다.

520d에 장착된 2.0ℓ 4기통 디젤엔진은 차세대 커먼레일 연료 직분사 방식, 가변식 터보차저가 장착돼 고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실현했다. 최고출력은 184마력, 최대토크는 39.8kg·m로 역동적이면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면서 주행 스트레스를 느끼기 어렵다. 특히 경차 수준의 19.9km/ℓ이라는 연비와 132g/km의 CO₂배출량도 글로벌 트렌드인 ‘친환경’을 자랑한다.

BMW 520d는 국내 시장의 트렌드를 디젤로 옮겨왔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는 심리적 가치와 함께 BMW의 디젤엔진에 대해 고객이 신뢰를 보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528i와의 간섭 문제가 언급되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520d는 프리미엄 급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모델이다. 528i가 중후하고 편안함을 추구한다면, 520d는 역시 중후하지만 합리적인 고객층이 구매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지난해에도 528i와 520d가 동반 성장할 수 있었다.

BMW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는 520d의 가격은 62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