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10월 중국 선양(瀋陽) 한국 총영사관에 한국 행을 요청하고 기다리던 탈북 국군포로 가족들이 영사관 측의 미온적 대응 탓에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외교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5년 12월 개봉된 영화 ‘태풍(감독 곽경택)’이 네티즌 사이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태풍’은 한반도에 테러를 가하려는 해적 씬(최명신: 장동건 분)과 조국을 지키기 위해 그와 맞서는 해군 대위 강세종(이정재 분)의 대결을 통해 분단이 낳은 가슴 아픈 비극을 그린 작품.
순 제작비 150억 원이 투입된 초대형 해양 블록버스터인 이 작품은 장동건 이정재라는 초특급 스타의 카리스마 대결과 영화 ‘친구’의 흥행사 곽감독이 오랜 기간 준비한 야심작이란 점 등으로 상영 당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네티즌이 주목하는 것은 이 영화에 나온 씬의 슬픈 가족사다.
극 중 씬은 1983년 가족과 함께 탈북해 한국으로 향하려다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한국 정부의 배신으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다.
이 과정에서 씬의 가족은 몰살되고, 씬과 누나 명주(최명주: 이미연 분)만 가까스로 살아남아 도망치나 이내 헤어지고 만다.
이후 씬은 한국 정부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을 가슴에 품은 채 해적이 되고, 명주는 러시아에서 성매매 여성으로 살다가 마약에 찌들어 폐인으로 전락한다.
네티즌 bluefish는 “이번에 강제 송환된 국군 포로 가족의 앞날이 영화에 나온 씬의 가족의 비극과 같아지지 말란 법이 있느냐”고 외교 당국을 거세게 성토했다.
네티즌 aromy1231도 “예전에 이 영화를 볼 때만 해도 ‘설마 우리 정부가 저러겠느냐’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사태를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비디오로 영화를 다시 보면서 탈북자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또 과거 도움의 손길을 뻗은 씬의 가족들을 국익을 앞세워 헌신짝처럼 버린 외교부 고위관리인 박원식 총영사(민지환 분)가 씬에 의해 처참한 종말을 맞는 장면을 거론하며 외교부를 조롱하고 있다.
네티즌 hanoory는 “외교부는 이 영화를 반드시 직원 시청각 교육용으로 사용해야 할 것”라고 일침을 가했다.
![]() |
||
| 영화 '태풍' 포스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