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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도 꼭 대출해 줘야 할 기업, 현장서 가린다

[CEO리포트] 기업은행 조준희 행장

노현승 기자 기자  2012.07.05 10: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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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IBK기업은행(024110)은 국민 모두가 거래할 수 있는 은행입니다.’

   
 
올 초부터 TV 광고로 방영한 기업은행의 ‘송해 광고’는 조준희 행장(사진)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문구를 쓴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같이 행장이 직접 나서 광고 문구를 작성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행장이 직접 일선에 나선 것이 하늘을 감동케 했을까.

방송인 송해씨를 모델로 기용한 뒤 기업은행은 ‘송해 효과’로 6개월 만에 1219억원을 벌어들이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광고를 통해 기업은행의 이미지가 대폭 개선된 것을 감안하면 ‘송해 광고’ 효과는 상상 그 이상이다.

이 광고는 초창기 세련되지 못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굴지의 광고회사에 다니는 조 행장의 딸은 “아버지 이 광고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광고로 대체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며 극구 만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국노래자랑 진행자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방송인의 호소력 짙은 메시지 전달로 장·노년층 고객을 끌어 모으는데 충분했다.

십 수년 중소기업과 동고동락하며 현장에서 습득한 조 행장의 중소기업 철학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우문현답’ 강조

조 행장은 평소 ‘우문현답’을 강조한다. 어리석은 질문에 현명한 대답을 뜻하는 말이 아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앞머리를 따 줄인 말이다.

지난 6월28일 조 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자동차부품 업체인 (주)동보를 찾았다. 이는 조 행장이 평소 강조한 ‘우문현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남동공단에서 현장의 역동적인 모습과 중소기업들과 동고동락 해온 기업은행의 진정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기업은행 조준희 행장(왼쪽)이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자동차부품업체 (주)동보를 방문해 김재경 회장(오른쪽)으로부터 부품 제조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주)동보는 조 행장이 지난 2005년 경인지역본부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이곳의 김지만 사장은 “기업은행에 대해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동보는 1500억원을 투자해 신제품 개발 및 공장 신설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경기가 위축돼 대출조차 쉽지 않았을 것. 이 때 동보에 선뜻 자금 대출을 해준 곳이 바로 기업은행이라고 한다.

김 사장은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대출규모가 축소돼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업은행의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다’는 남다른 기업지원 철학에 따라 도움을 받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린다는 광고 문구를 우리 같은 중소기업처럼 더 절실히 느끼는 곳도 없다”고 말했다.

◆“비올 때 우산 뺏지 않아” 경쟁력있는 기업엔 금융위기 중에도 지원

조 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내에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한 자릿수로 낮추고 퇴임하겠다는 신념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라며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

이를 위해 창립 51주년을 맞는 오는 8월1일 현행 최고 12%의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1.5%포인트 내린 10.5%로 인하키로 했다. 또 연체대출 금리도 최고 13%에서 1%포인트 내린 12%로 낮출 예정이다.

기업은행의 금리 인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 연체대출 최고 금리를 18%에서 13%로 인하했고, 중기 정상대출 금리는 17%에서 12%로 내린 바 있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선 이유는 경기 악화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경영여건 악화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조 행장의 ‘비가 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 은행이 되겠다’는 의지가 기업은행이 내놓은 현답(賢答)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