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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부동산 정보戰, 진공청소기 vs. 고급화

KB 자산관리 야심 부자고객 눈독…타은행들도 활발한 움직임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7.04 08: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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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은행권이 부동산 관련 시장에 대한 애정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가계대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적잖이 고민하는 상황이지만, 다른 시중은행에 고객을 뺏기는 상황을 방치하기는 어려운 알토란 같은 시장인 것도 사실이기 때문. 특히 온라인과의 연계성, 자산관리 차원에서의 네트워크 바람 등 기존에 수수료 전쟁에서 특성화 강조 국면으로 전쟁의 양상이 바뀌고 있다. 은행권의 발전 방향이 주로 금융그룹 내 계열사 정보까지 아우르는 통합자산관리로 가면서 이런 문제 역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의 수요가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스마트금융의 발전으로 관련 접목을 통한 시장 개척 노력이 필요한 가운데, 부자들은 주택-아파트보다는 수익성 부동산에 더 눈길을 주고 있다는 경향 변화도 읽힌다. 이에 따라 부동산 자산관리가 발전하는 등 관련 금융영역 역시 시즌 2를 기약하고 있다.

스마트 금융 통해 청소기처럼 부동산쪽 정보 수집 ‘다다익선’

과거부터 온라인 전세대출 등을 시도, 앞서가는 감각을 자랑해 온 하나은행은 이번에 스마트 N센터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여기에 모기지 문제 등까지 얹어 관심을 표명했다.

스마트 N센터의 골자는 영업점 방문 없이 화상상담, 채팅상담 등을 통해 금융상품 상담 및 가입, 종합재무상담 등 다양한 스마트금융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인데, 여기에서 부동산 부문에 적잖은 투자를 한 흔적이 엿보인다. 스마트 금융에서의 부동산 관련 금융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스마트금융에 부동산 관련 문제(모기지 등)를 가미해 편의성 제고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사진은 시연 장면.
스마트 N센터는 총 70명으로 구성됐으며, 하나 론(Loan)센터, 하나 플랜(Plan)센터, 하나 글로벌(Global)센터, 하나 N채널센터, 하나 플러스(Plus)센터 등 5개 혁신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여기서 하나 론센터 성패 여부에 업계 시선이 쏠린다. 바로 기존의 영업점 방문과 서류 절차를 줄인 주택담보대출 서비스인 원클릭 모기지원과 원클릭 전세론, e-패밀리론 등의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기능이다.

신한은행 역시 스마트 금융 및 온라인과 부동산 관련 금융의 연계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털업체 ‘다음’과 손잡고 가을경 부동산 매물 조회 서비스를 선보이는 안이 유력하다. 고객들이 신한은행 홈페이지 등에서 부동산 매물 정보를 입력하면 대출한도와 세무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에서 자신의 자산 규모에 맞는 부동산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수요 파생을 유도할 기반이 탄탄하게 다져진다. 

고급화 바람 탄 부동산 금융

   
국민은행의 하우스타에 이어 이번에는 부동산 자산관리의 복합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누적해 온 경영연구소 자료가 부동산쪽 정보와 교직돼 적잖은 수요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일선 부동산중개업소 중 하우스타 가맹점.
그런가 하면,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의 업그레이드와 파이(마켓셰어) 다툼 역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2002년 은행업계에서 최초로 PB고객부 내에 부동산 자산관리 컨설팅팀을 만들었다. 이렇게 은행권에서 부동산 PB란 개념이 등장한 가운데, 국민은행 역시 이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은행은 각종 부동산 관련 기능을 점검,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

하우스타라는 이름으로 제휴가 된 전국의 부동산업소는 전국 1만여개소. 공인중개사들이 아파트·오피스텔의 시세와 매물을 국민은행에 등록하면 국민은행이 고객을 소개해 주는 방식이다.

이는 국민은행이 정부가 지정한 주택가격 동향조사기관으로 활동하면서 26년간 쌓아온 부동산 데이터베이스(DB)를 가치 창출에 본격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여기에 가까운 시일 내에 아파트·상가 등 부동산과 관련된 정보와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은행들이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것. 더욱이 부동산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 타국가들처럼 부동산 경기가 부흥할 가능성 등을 따져보면 이른바 부자 고객을 상대로 부동산 관련 시장도 차별화할 필요가 제기된다는 해석이다.

버블 붕괴 없지만 일시에 좋아지지도 않아 ‘부자 고객 잡아라’

즉, 지난달 26일 ‘부동산 시장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 아주대학교 최희갑 교수가 우리 부동산 시장은 급격한 버블 붕괴가 나타나기 어려운 사정이라고 분석한 점은 시사점이 크다. 즉 최 교수는 일본 버블과의 붕괴와 우리 시장을 대조하면서 일본의 경우 △1980년대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주도로 형성됐고 △90년대 정부의 규제 강화와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붕괴됐다면,  우리 한국의 부동산은 △가계 위주로 부동산 투자가 가계 위주로 이뤄졌고 △금융대출 규제를 장기간 유지했기 때문에 집값 거품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즉 어느 정도 버티면 시장이 일거에 붕괴되는 일본식 부동산 버블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 결론인 셈이다. 다만, 가계부채 규모의 크기로 인해 부동산 포기(경착륙)도 그렇다고 부동산 경기 부양도 선뜻 택하기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다.

중국과 미국 등 경기의 부양 정책이 추진되거나 기대되는 지역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상무부가 지난 2일 발표한 5월 건설프로젝트 지출액은 전월 대비 0.9% 늘어난 8300억달러에 달해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이런 부동산 호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현재의 시장은 지금과 유사한 상황대로 중장기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돈이 되는’ 새 시장을 찾을 필요는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국민은행의 모기업인 KB지주에 소속된 KB경영연구소에서 내놓은 ‘한국의 부자’ 보고서는 시사점이 크다. 이 보고서는 부자들은 부동산을 사랑하고, 투자 목적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이동시켰다는 현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보고서를 읽어 보면,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총자산의 58%를 부동산으로 보유할 만큼 부동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한국의 부자들의 앞으로 유망한 투자 대상 1순위로도 국내부동산(30%)을 꼽아 국내주식(19.8%), 예적금(12.3%)에 비해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KB연구소에 따르면, 부자들은 최근 부동산 하락 국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갖고 있고 관련 정보에 대한 관심 역시 높다.

물론 지방 부자에 비해 서울과 수도권의 부자들 중에는 지난 1년간 부동산자산 감소를 경험한 사람이 많아 향후 부동산투자 의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부동산 투자 문제에 대한 관심이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연령대 분석을 해 봐도 젊은 부자들도 50대나 그 이상처럼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한다는(증식 수단 판단) 생각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알 수 있다(연령별 목표 자산 축적 방법을 보면, 40대 이하에서 부동산투자는 25.%의 비율로 1순위 수단으로 꼽혔다. 이는 50대의 24.2%보다 오히려 높은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만, 이들은 부동산 투자 대상은 상가·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을 선호해 시세차익보다 정기적 임대소득에 무게를 두는 투자행태가 두드러진다.

즉, 현재까지의 부동산 정보와 금융의 접합 논의가 매물에 대한 정보전, 그리고 그에 수반된 금융에 관련한 수요를 창출하는 문제에 치중했다면, 앞으로의 시장 방향에 대한 은행권 대책은 두 갈래로 나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즉 △정보의 절대량이 중시되는 쪽은 스마트 금융과 접목하고 △이와 별개로, 수익형 부동산 등 전체적으로 금융의 네트워크와 고급화된 정보가 강하게 요구되는 시장은 부유층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포착해 포인트 공략을 하는 식으로 발전 방향이 분화, 나름의 색채를 짙게 경쟁과 동행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