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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진출 독려하는 SC금융의 이유 있는 행보

국내 기업에 차세대 젖줄 부각…전경련과의 시너지 기대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7.03 14: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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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스탠다드차타드금융(SC금융)이 한국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독려하고 나섰다. 멀리 떨어져 있는 ‘검은 대륙’ 정도로나 인식돼 있는 아프리카지만, 이 곳에 진출하는 경우 자신들의 노하우를 살려 금융지원을 돕는 ‘뒷배’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셈이다.

더욱이 이 같은 적극적 청사진 제시는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아프리카 시장 관련 행보와도 맞물려 더 눈길을 끈다. 금융 전문집단과 실물경제 기업가들이 모두 아프리카가 차세대 한국의 젖줄이 돼 줄 유망한 시장이라는 점에 의견을 대체로 일치시킨 셈이기 때문이다.

전경련, 외교 당국자 등도 ‘자원 보고와의 관계맺기’ 주목

SC은행 리서치팀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아프리카 간 교역(수출입) 규모는 그간 상당히 성장해 왔다. 2000년 57억달러에서 2011년 222억달러로 10년만에 4배 증가했다는 것만 봐도 양쪽간 교류의 규모와 그 성장 전망세를 가늠할 수 있다.

다만, 이는 2011년 아프리카 교역 규모가 대유럽지역 2650억달러, 대중국무역 1660억달러, 인도와의 교류 570억달러인 것에 비하면 아직 작은 규모로 풀이된다. 또 아프리카권과 전세계 교역 규모 중 한국과의 교역량을 비율로 보면 전체의 2.3%에 불과하며, 한국의 해외 교역에 있어서도 아프리카는 2%에 지나지 않는다.
   
3일 한국 기업들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 노력 필요를 강조한 SC 간담회 장면.

아직 열리지 않은 시장인 셈이다.

하지만 무시해도 좋을 정도는 아니다. 자원전쟁, 자원외교 등의 개념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상황에서 아프리카는 주요 자원의 주공급처 내지 향후 새롭게 개발해야 할 수입선 다변화 루트로 주목된다.

한국이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한 품목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원자재가 87%를 차지했다. 다만 아프리카가 자원의 보고임에 비해 우리나라가 수입하고 있는 자원 중 아프리카 비중은 5% 미만이라는 점에서 좀더 교역 확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6월 전경련도 이런 문제에 주목, ‘아프리카 이슈포럼’을 여는 등 진출 확대에 관한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 

송웅엽 외교통상부 아프리카중동국장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정치적 불안정, 부패 등 사업상 리스크가 있지만 에티오피아 등 일부 국가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에 육박하는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풍부한 지하자원을 보유해 주목할 만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아프리카 시장에 관한 교류 규모가 거대하다. 이와 관련, 우리 기업들도 진출 강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특히 금융과 관련한 지원망 확보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SC금융이 분석한 중국의 대아프리카 교역-투자 관련 자료 화면 중 일부.

발빠른 중국 추격하려면 금융파이프라인 절실

더욱이 중국이 이미 오래 전부터 아프리카 시장에서 적극적인 선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은 우리 기업들에게 조바심을 내게끔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로서의 위상과 저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아프리카 교류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그런 와중에 시장에서의 입지 또한 우리의 대아프리카 교역과 비할 바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 지역에 진출해 성과를 내려면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직접 투자, 금융을 통한 지원책 마련 그리고 공적원조 등 다각도에서 지원과 이미지 개선이 있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직접 투자면은 우리가 단기간에 일정한 성장을 거둬 타국 대비 메리트를 갖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한국의 대표적 해외파트 연구 이코노미스트인 SC은행 오석태 상무는 3일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1980년 이후 아프리카에 직접투자를 한 액수를 합친 게 지난해 1년간 중국이 아프리카 직접 투자를 한 액수보다 적다”는 촌철살인의 수치 자료 비교로 중국의 아프리카 직접 투자 상황을 전했다.

공적개발원조 역시 무역 대국으로서 우리가 갖는 위상에 비해서는 크지 않은데, 이 문제도 하루 아침에 투자를 늘리기에는 구조적으로 애로점이 있다.

SC, 빠른 서비스로 케냐 발전소 현대 수주성사 도와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금융 등을 통해 현지 진출에 활로를 확보하는 경우다. 금융이 도와주지 않으면 사실상 현재와 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거대한 기업들과 대적하기 어렵다. SC금융이 현재 한국 기업들에게 제안한 바는 바로 이 부분을 세계 각지, 특히 아프리카에 깔려 있는 금융망과 현지 SC의 직원들과 노하우를 통해 돕겠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한국SC가 아프리카 현지의 SC와 공조해 우리 기업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아프리카에서 공사를 따낸 케이스가 있다. 지난해 케냐의 지열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케냐SC은행과 한국SC은행의 협조로 현대엔지니어링은 11시간 만에 은행 입찰보증서를 발행받는 ‘급행’ 도움을 얻었다.

입찰보증서 발행은 보통 2주가 소요된다. 현대엔지니어링 전력플랜트사업본부 관계자는 긴급한 상황에서 신속히 업무를 처리해준 SC은행을 보면서 국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는데, 여기에 SC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 의사가 갖는 의의가 있다.

우리의 금융기관들이 이유가 어찌 됐든 ‘글로벌 메가뱅크’ 역할을 무리없이 해낼 것으로 기대하기가 단기간 내에 난망하다면 SC의 이러한 시장 개척 가능성 조언에 눈을 돌릴 필요가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