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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울고 웃는 국산차, 성적표 어땠길래…

내수 부진 수출로 만회…하반기 시장 불투명 우려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7.03 14: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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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산차 브랜드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받아든 상반기 성적표는 양호한 편에 속했다. 소비 침체로 인해 내수시장에서는 비록 울었지만, 수출 판매 호조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유럽발 경제 위기의 그림자가 글로벌 시장으로 전이되면서 하반기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산차 브랜드들이 상반기에 거둔 성장을 하반기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국산차 브랜드들의 상반기 판매 실적은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8.9%나 늘어난 412만4972대로 나타났다.

비록 소비 위축으로 내수시장은 지난해 보다 6.0% 가량 감소한 69만1246대에 그쳤지만, 그나마 해외 판매가 343만37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4%나 증가하면서 내수 부진을 만회시켰다. 
 
◆품질경영 유지하는 현대·기아차, 내실 다지기

국산차 브랜드들의 전반적인 수출 분위기는 12.4%라는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는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며 상반기(1∼6월) 기준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해외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대비 15.1% 가량 증가한 총 185만1899대(국내생산수출 65만9579대·해외생산판매 119만2320대)를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국내공장수출 18.2%, 해외공장판매 13.4%가 각각 증가한 수치다.

특히 국내공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내수 상황에 대응해 수출 확대에 힘쓰고 있으며, 해외공장도 미국·중국·인도·체코·러시아 등 대부분의 공장이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이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발 재정위기 상존 및 신흥시장으로 확대 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수요정체와 경쟁심화 등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대응해 확고한 품질경영 기조를 유지하며 보다 내실 있는 경영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도 향상된 인지도를 바탕으로 주요 전략 차종들의 판매 확대를 통해 전년대비 16.4% 증가한 115만7105대 판매를 기록했다. 국내공장생산 분은 61만3183대로 13.4% 늘었고, 해외공장생산 분은 54만3822대로 20.1% 증가했다.

반면, 나머지 국산브랜드들은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5.8% 하락한 42만4870대 판매하는데 그치는 등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었다. 한국GM(33만7644대)과 르노삼성(5만2414대)은 각각 1.9%, 26.1% 하락했으며, 쌍용차 역시 2% 떨어진 3만4812대 판매로, 내수 판매 대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내수 시장, 한국GM·쌍용차 ‘약진’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상반기 내수 시장에서는 한국GM과 쌍용차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전년 대비 3.5% 신장한 총 7만1506대 판매를 기록한 한국GM은 지난 2003년(7만4733대) 이후 9년 통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GM은 지난 6월 실적도 전월 대비 4.1% 증가한 1만3540대를 판매하면서 4개월 연속 1만3000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이어갔다.
 
한국GM 판매·AS·마케팅부문 안쿠시 오로라 부사장은 “국내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2003년 이 후 내수 시장 상반기 최대 실적 달성을 기록했다”며 “상반기 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을 향해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렉스턴 W’ 출시와 함께 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쌍용차는 상반기 내수에서 전년대비 7.9% 증가한 2만1841대를 판매했다.

지난 4월에 이어 3개월 연속 1만대 판매 돌파에 성공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쌍용차는 ‘코란도스포츠’ 출시 이후 지속적인 상품개선 모델 출시와 함께 시장에서의 이미지 개선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르노삼성이다. 내수시장에서 한국GM과 3·4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르노삼성은 지난달 4008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는 쌍용차(4033대)에도 밀리는 수치로, 회사 출범(2000년) 이후 처음으로 ‘내수시장 5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르노삼성이 지속적인 경영 혁신을 바탕으로 해외 시상에서 다시금 불씨를 살리며, 판매역량 강화에 힘써 하반기는 국내외 시장에서 선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가 지난해(158만대)보다 2.1% 줄어든 155만대에 그치면서, 하반기 국내 시장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