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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어머니의 전유물 ‘양산’, 요즘은 ‘우양산’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7.02 17: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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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본점 매장 1층에 진열된 다양한 '우양산'들.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프라임경제] 유년시절 한낮의 거리를 걷다 흔히 발견한 장면은 양산 쓴 40~50대 중년부인이었습니다. 겹겹이 둘러싼 레이스와 촘촘히 박힌 비즈 등으로 한껏 멋을 낸 당시의 양산은 빨갛고, 노란 원색상의 화려함까지 지녀 젊은 여성들에겐 어색하고 이질적인 물건이었습니다. 따라서 ‘어머니의 전유물’로 여겨지곤 했죠.

올 여름, 유난히 덥습니다. 특히 6월부터 한낮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온도와 자외선지수가 높아지자, 최근 자외선을 피하고자 양산을 쓴 20~30대 젊은 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양산의 소비층이 젊은 여성들로 낮아진 것이죠.

최근 한 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유난히 예년보다 두 자리수 이상의 판매율을 보일 정도로 우양산이 인기”라며 “소비자가 많이 찾다보니 다양한 디자인의 ‘우양산’이 대거 등장하며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양산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듯하다”고 설명하더군요.

위에서 보신 사진은 ‘우양산’입니다. 최근 인기를 모으는 ‘우양산’은 우산과 양산 기능을 동시에 겸비하고 있습니다. 생김새도 5단 접이까지 나올 만큼 크기가 작은데, 방수 기능은 물론 우산 표면을 UV코팅(자외선 경화 코팅) 처리해 자외선 차단 기능을 높인 제품들이 많죠.

‘우양산’은 우산과 양산의 기능을 복합적으로 갖고 있어 비가 내릴 때는 우산으로 비를 피하고, 햇빛이 쨍쨍할 때는 양산으로 자외선 차단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우양산’은 자외선차단에 한계가 있는 선글라스나 차단제에 비해 99% 자외선 차단효과를 지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국내 날씨는 3일은 비가, 3일은 뙤약볕이 내리쬐는 아열대성 기후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우양산’ 덕분에 우산과 양산 둘 다 사지 않아 ‘일거양득’인 셈이니,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아이템이 된 것이죠.

사실상 양산이 국내 여성들에게 본격화된 것은 1800년대 말 개화기. 양장을 선호했던 신여성들과 신교육을 받은 여학생들은 양산을 햇빛가리기 용도보다는 서양 신문물을 받아들인 ‘깨인 여성’이란 이미지로써 ‘과시용 도구’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양산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용도와 그 이용 대상층까지 변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화장하는 남성이 늘고 있죠. 화장품 업계에서는 남성을 새로운 소비주최로 삼고, 남성용 자외선 차단제부터 B.B크림, 아이라이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내놓은 지 오래며, 그 수요 역시 높은 것이 현 추세입니다.
 
양산은 ‘과시용 도구’에서 ‘어머니의 전유물’로, 또 ‘우양산’으로 발전하며 현재 젊은 여성들에게까지 보편화됐습니다. 오늘날 화장하는 남성이 일반화됐듯, 머지않은 미래의 어느 날 거리에서 양산 쓴 남성을 볼 날이 올 것만 같은 것은 단지 저만 갖는 상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