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휴가 전 주식 쇼핑도 옛말?…서머랠리 두고 의견 '분분'

코스피 1860선 재탈환, 상승 모멘텀 직결 불투명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7.02 11:06:3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여름 휴가철을 앞둔 6~7월 주가가 상승하는 이른바 ‘서머랠리’ 효과에 대해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9일 EU정상회의에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정책적 합의가 나오면서 코스피 지수는 순식간에 1850선을 재탈환했다.

그러나 이것이 유로존 사태 진정 및 글로벌 유동성 확대 등 추세적인 상승 모멘텀으로 직결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전통적인 의미의 ‘서머랠리’가 무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거래대금 2월 대비 반 토막

투자심리의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는 거래대금은 여전히 지난 2월 대비 반 토막 수준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U정상회의가 개최된 28일 거래대금은 3조1955억원, 장중 코스피 지수가 급등한 29일에는 4조39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2일 8조7760억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EU정상회의에서 도출된 정책이 유로존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단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사태 해결까지는 유로본드 발행 등 궁극적인 재정통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는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서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임 팀장은 “EFSF와 ESM의 은행 직접 지원과 국채 매입을 약속했지만 재정적자 감축 및 개혁 프로그램 이행, 유로존 자체 금융감독 시스템 마련이라는 전제조건이 달린데다 EFSF, ESM의 자금부족 문제와 은행의 부실채권 축소 방법 등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현재 EFSF가 가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약 2000억 유로, ESM은 5000억 유로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이탈리아의 부채는 1조9000억 유로, 스페인은 7300억유로에 달한다. 이들 국가의 유통국채 규모와 은행에 지원될 자금 규모를 따져보면 현실적으로 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005940) 신환종 연구원 역시 “이번 회담은 유로존이 강력한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밑그림을 제시한 것에 의미가 있지만 유로본드 등 재정통합 대책이 포함되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기엔 미흡하다”고 말했다.

◆7월 안도랠리vs박스권 눈치보기 방향성은?

7월 국내증시가 안도랠리를 펼칠지, 답답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나갈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극적인 반등에 대한 기대는 다소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교보증권(030610) 김형렬 투자전략팀장은 “6월말은 모멘텀이 소진되면서 관망세가 이어졌다면 7월은 추세를 가늠하기 위한 펀더멘탈 점검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약화된 펀더멘탈 모멘텀이 극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워 보이지만 2분기 주요 기업 실적과 중국의 성장률 점검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다만 현재의 모멘텀 약화는 바닥 인식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지난해 그리스발 재정위기로 불거진 충격의 기재효과, 신흥국 중앙은행의 긴축완화 등 경기부양 노력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김현준 연구원은 “29일 회담 결과에 주목해 국내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주간 단위로는 상승폭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김 연구원은 “29일 극적인 상승랠리는 위험자산에 대한 하락 베팅을 청산하는 이른바 ‘숏커버링’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숏커버링 랠리는 매도세가 없는 와중에 기존의 하락 베팅을 청산하는 제한적인 매수세에 의한 것으로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이 부족하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도 내다봤다.

반면 대신증권(003540)은 지난 1~2월과 유사한 안도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혜 업종으로는 산업재, 금융, 소재 섹터를 꼽았다.

이 증권사 오승훈 연구원은 “EU정상회의를 통해 형성된 안도랠리 모멘텀은 5일 ECB 통화정책회의와 9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통해 강화될 것”이라며 “5일 ECB가 금리인하 등 추가 유동성 공급정책을 발표할 경우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 연구원은 “7월 안도랠리는 지난 1~2월과 비슷한 유럽발 안도랠리의 성격을 보일 것”이라며 “주도 업종은 유럽 안도감에 크게 반응할 수 있는 조선, 은행 등이 꼽히고 중국 PMI가 예상을 웃돈 점과 유가 급등 등을 감안하면 화학, 에너지의 강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머랠리란 6~7월경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름(summer)’과 ‘랠리(rally)’의 합성어로 여름휴가가 긴 선진국 펀드매니저들이 휴가 전 미리 주식을 사들여 휴가 전인 6~7월 주가가 단기 급등하는 현상을 빗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