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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 해외상장사 씨 말랐는데… 방법 없나?

상장철회·주가하락 ‘해외기업 수난시대’ “나름의 자구적 노력, 돌파구”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6.29 16: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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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기업공개(IPO) 시장이 ‘고사’ 직전에 처해 있다. 찬바람이 쌩쌩 부는 정도가 아닌 ‘얼어붙었다’는 표현이 적합할 것이다. 상장 기업은 지난해에 비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물량조차 나오지 않으면서 공모주 펀드마저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입성을 준비하고 있는 해외기업의 경우, 기대치를 하회하는 공모가에 상장마저 포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중국고섬(950070)’ 문제로 촉발된 해외 상장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해외기업의 국내 진입마저 가로막는 부작용을 나았다.

◆FFB, 공모가에 실망…상장철회

지난 6월19일 여성의류 전문기업 패스트퓨처브랜즈(FFB)는 공모를 앞두고 상장을 철회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던 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해 국내 상장을 포기한 것.

FFB는 ‘철회 신고서’에서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말했다.

FFB의 공모 예정가는 1만400원~1만2400원이었으나 희망 공모가의 하단에도 크게 미치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부터 FFB의 밸류에이션이 높게 평가돼 공모가가 PER대비 다소 높았다는 분석도 시장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SPA형 패스트패션 기업이라는 점 등 국내 의류기업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FFB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은 14~15일 양일간 이뤄졌으나 18일 예정된 그리스 총선이 대한 불확실성 등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도 기관투자자의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아진다.

◆SBI모기지, 여전히 공모가 보다 낮은 주가

주택담보 대출업을 하는 일본 금융기업 SBI모기지(950100)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 입성했지만 공모가 7000원에도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날 SBI모기지의 거래종가는 전일보다 2.08%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6390원에 머물러 있다.

SBI모기지는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에 대해 회장이 직접 국내로 들어와 기업 홍보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 이어갔지만 해외기업에 대한 우려와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업종이라는 점 등에 발목이 잡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IPO 한 관계자는 “해외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탓에 계속 해외 상장기업들이 번번이 좌절하게 된다면 금융허브로 성장하겠다는 꿈은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시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코라오홀딩스, 홀로 비상하는 배경은?

해외상장 기업 가운데 ‘홀로’ 비상하고 있는 기업의 주가가 있어 눈길을 끌기도 한다. 라오스 지역 첫 상장사 코라오홀딩스(900140)의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주가도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코라오홀딩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93억8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2.64% 증가했으며, 분기기준으로 사상최대 규모였다.

HMC투자증권 강신우 연구원은 “(라오스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교통 요충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프라 구축을 위해 동사의 상용차 및 건설장비의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며, 도로 구축 후에는 동사의 자동차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돼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하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1만7000원을 제시했다.

교보증권 김동하 연구원은 “코라오홀딩스의 경우 이머징 마켓이라는 점에서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측면이 있다”며 “시장이 지금보다 나았을 때 상장했다는 점에서 운도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히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과 국내 회계 감사를 받는 등 자구적인 노력이 이었던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미쳤다”고 부연했다.

IPO 관련 또 다른 관계자는 “시장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꾸준히 기업을 알리는 등 기업 자체 내에서도 충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투자자들도 해외기업이라는 점만 가지고 색안경을 끼어 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