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교육학 석사' 딴 여수시청 정수애씨 누구길래...

직장→학교→직장→자택..."공부핑계 일 소홀히한다 듣기 싫어서"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6.29 16:46:08

기사프린트

 

   
주경야독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여수시청 공보담당관실 정수애씨.

[프라임경제] 전남 여수시청에서 조신한 성품으로 소문난 공보담당관실 정수애씨(43.여.주무관)가 주경야독 노력 끝에 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여수시에 따르면 순천대 대학원에 다니는 정씨는 최근 '결혼 이주여성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실태와 개선방안'이라는 주제의 논문이 통과돼 8월에 교육학 석사학위를 받는다.

정씨는 고3 자녀를 둔 어머니 임에도 자녀 뒷바라지는 물론 본인의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아 2년6개월만에 석사학위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노력상'을 받을만 하다는 평가다.

특히 대학원에 다닌다는 구실로 일찍 퇴근하고 업무에 소홀하다는 눈총을 피하기 위해 일과시간에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정씨는 "대학에서 '아동학과'를 전공했고 교육에 관심이 많아 순천까지 가서 수업을 마치고 오면 밤 10시가 된다"며 "주어진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어 수업마치고 10시쯤에 시청에 다시 돌아와 미결업무를 마친뒤 12시에야 집에 들어간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지금은 여수-순천 자동차전용도로가 뚫려 30분이면 여수시청에서 순천대학까지 도착할 수 있지만, 그 전에는 6시 이후 시청을 나서면 퇴근시간까지 겹쳐 순천대까지 1시간 가까이 허비되기도 했다.

정씨가 가정과 직장생활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학위취득을 목표로 시간을 쪼개어 면학에 정진한 것은 수험생인 두 자녀에게 면학분위기를 조성해 주려는 숨은 뜻도 있었다.

고3 딸과 중3 아들을 둔 정씨는 "저희 애들은 엄마가 놀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응원해주고 있어 고3이지만 불만을 갖지 않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번에 통과된 석사논문에 대해 그녀는 "다문화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결혼이주 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잘 적응 할 수 있는 교육과 복지,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제도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 주제를 정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다문화가정을 연구하면서 여수.순천.광양까지 범위를 넓혀 폭넓게 공부, 접근성 부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거나 국적이 달라 이질감을 느끼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문제점을 간파해 해결해 보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정씨는 대학원에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일찍 퇴근해야 해 눈치가 보이고 동료들에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는데 동료들이 배려해 줘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할 수 있었다"며 "과장님에게도 학위 취득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 언론에도 나오게 됐는데, 평소에 예뻐해 주셔사 감사할 따름"이라고 겸연쩍어 했다.

여수시 공보담당관실의 한 직원은 "대언론 담당업무를 맡고 있는 정 주무관은 늘 밝은 미소와 친절한 자세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 직장 동료는 물론 언론인들로부터 일명 '똑순이'로 통하는 모범공무원"이라며 엄지손을 치켜 세웠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부서로 알려진 공보(홍보)과에서 정씨는 본디 심성이 착한데다 현모양처급 처신으로 동료들의 신망이 도툼하다.

정씨는 차제에 교육관련 부서에서 일하고 싶다는 자그마한 소망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