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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균형 잡힌 국가재정, 일본 반면교사 삼아야

유진투자증권 민병돈 이사 기자  2012.06.29 13: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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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과 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유로존 재정위기 등 변수에 밀려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대형 투자은행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조정된 것도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무엇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되지 않는 답답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실망감이 시장 발목을 잡고 있다.

조금 멀리 돌이켜보자면 유사 이래 모든 자산은 끊임없이 가격이 상승해왔다. 때때로 부침은 있었지만 길게 보면 줄곧 우상향한 셈이다. 이 가치를 지표화 할 수 있는 증시가 자산의 미래가치를 현재 가격으로 환원하는 기능을 하면서 자산의 가치상승은 더욱 빠르게 진행됐다. 자산 가치 상승은 일종의 인플레이션이고 경제의 역사는 곧 인플레이션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자산가치의 상승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기 위한 경제주체 간 치열한 경쟁을 야기했다. 인류사에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전쟁 역시 더 많은 가치를 획득하기 위한 경쟁의 극단적인 예로 볼 수 있다.

결국 경쟁의 승자는 노략과 전쟁에서 승리한 대가로 얻은 노획물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패자는 빼앗긴 자산을 다시 만들고 복구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냈다. 그렇게 역사가 반복되면서 자산 가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다.

수천 년 전 헬레니즘을 통해 서양의 정신문명의 원류가 된 그리스의 경제적 추락과 대항해시대를 열며 상업혁명의 주역이 된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유로존은 다시 패자의 입장으로 몰리고 있다.

자신들을 구제해줘야 세계 경제가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해당 국가의 정치인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자금을 융통받는 조건으로 트로이카를 위시한 주변 국가들에게 강력한 구조조정과 긴축요구를 받고 있는 딱한 상황이다. 이는 총칼만 들지 않았지 살벌한 경제 전쟁과 다름없다.

최근 상황은 한 국가의 자산가치가 꾸준히 상승하기 위해서는 국가 재정의 균형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이는 곧 탄탄한 교환 가치를 가진 국력으로 귀결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 재정 역시 글로벌 금융 위기를 헤쳐 나오는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최근 4년간 재정적자가 이전 4년보다 훨씬 빠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매년 10조원 안팎의 재정적자를 보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덕분이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 보니 버팀목이 됐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되고 더 균형 잡힌 국가 재정이 필수적인 시점이다.

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우리가 보유한 자산 가치의 상승을 막연하게 기대하기보다는 국가 재정이 튼튼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 맞다. 버블의 폭발과 엄청난 국가부채로 20년 넘게 여전히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유진투자증권 본점영업부 민병돈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