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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흉악해지는 보험사기…대책 없나?

보험사들 SIU팀과 보험사기방지시스템 운영 “사전예방에 최선”

이지숙 기자 기자  2012.06.28 17: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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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보험사기로 세상이 시끄럽다. 보험사기가 날로 흉포화, 지능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행도 개인이 아닌 일가족, 폭력배, 보험설계사, 의사 등이 엮인 조직적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마을전체가 합심해 보험사기를 기획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보험전문가가 투입되자 다수의 고액보장성보험에 중복가입 후 단일사고로 보험금을 챙기는 등 방법도 정교해졌다. 이렇듯 보험사기가 성행하자 금융감독원과 각 보험사들도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금감원과 각 보험사는 보험사기특별조사팀(Special Investigation Unit, SIU) 운영 외에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는 보험사기를 특별조사팀이 따라가기에는 벅차기 때문이다. 각 보험사는 보험사기방지시스템 등을 개발해 보험사기로 인해 누수되는 보험금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과 관련한 조사와 분석, 정책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늘어만 가는 보험사기, 적발 건은 전체 10%

이아무개(41)씨는 2004년 부인 최아무개(30)씨가 실종됐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2010년 생명보험금 24억원을 청구해 받아냈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경북 안동에서 2005년부터 2년간 당구장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나며 이씨는 9월 사기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임아무개(41)씨는 2009년 12월 친구 이마무개(36)씨와 함께 합판절단기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자른 뒤 보험금 2억77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적발됐다. 이씨는 손목을 자르기 전날까지 보험 14개에 집중 가입했으며 도박 빚에 시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보험금을 노리는 범죄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 기준 민영보험 보험사기 추정 규모는 3조4105억원으로 2006년 대비 52.9%나 증가했다. 보험사기 추정규모는 연간 지급보험금 규모의 12.4%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보험소비자가 낸 부담금액은 가구당 20만원으로 동일년도 대비 42.8% 늘었다. 적발금액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423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3.1% 증가했다.

보험사기가 점차 늘자 검찰은 오는 12월 활동 종료 예정인 ‘정부합동 보험범죄전담대책반’ 활동 기간 연장 등을 국무총리실과 협의해 갈수록 지능화되는 보험사기를 대처할 방법을 세울 계획이다. ‘정부합동 보험범죄전담대책반’은 2009년 7월 검·경찰, 국토부, 금감원, 심평원, 생·손보협회 등 7개 기관으로 구성됐으며 2011년 말까지 266건의 보험사기를 접수 261건을 해결했다.

또한 금감원은 보험사기 잠재위험을 조기 식별해 이상징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7월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하고 보험사에 보험금 편취를 노린 역선택 계약을 모집단계부터 걸러내는 ‘체계화된 계약심사 절차’를 구축하도록 할 예정이다.

◆생·손보사 ‘보험사기방지시스템’ 가동, 접근차단 노력

보험사들 또한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과학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대한생명(088350)은 2010년 6월 보험심사 전문시스템인 ‘K-CESS(Korealife Claim Expert Search System)’을 개설하고 보험사기로 인한 가입자 피해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CESS의 가장 큰 특징은 보험계약 데이터뿐만 아니라 보험개발원, 보험협회 등의 정보를 활용해 생·손보 전체계약을 토대로 세부적인 항목들을 평가하는 통계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시스템 도입으로 가입내역과 사고정보는 물론 700개가 넘는 평가항목들을 단 몇초만에 스코어링해 정밀조사 건을 선별해낼 수 있게 됐다”며 “연간 120만건의 보험금 청구건 가운데 선별된 4~5만건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한생명을 보험사기방지를 위해 보험사기를 인지한 고객, 내근직, FP들이 이를 신고해 적발, 방지하면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을 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생명(032830) 역시 지난 2005년 보험사기방지시스템 도입 후 3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에도 2006~2007년 리스크스코어링(Risk Scoring) 시스템과 사기징후 자동검출 시스템 및 유의정보 관리시스템 등을 추가하는 등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도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해상(001450)은 2010년 10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구축했다. 현대해상의 시스템은 보험사기 정도를 계량화해 보험금 지급건의 위험정도를 보상직원에게 알려주는 사전인지시스템과 일정 트렌드 및 집단적 위험분석을 통해 보험사기 의심 건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보험사기사후분석시스템으로 나눠져 있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동부화재(005830)는 지난해 9월 보험사고 위험예측시스템(이하 IFDS)을 구축했다. 동부화재의 IFDS 또한 보상직원에게 보험금 지급건의 사기위험 정도를 지수화하는 사전인지시스템과 사후분석시스템이 나눠져 있으며 이밖에도 자동차와 장기 보험사고의 위험정보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보상직원에게 제공하고 있다.

LIG손해보험(002550) 또한 보험사기 위험심사시스템(이하 LFDS)을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이다. LIG손보는 기존 보험사 중 대부분은 특정 IT업체의 솔루션을 도입해 위험심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내부 자료를 토대로 자체 개발한 곳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LIG손해보험 김석주 SIU팀장은 “보험사기는 보험료 인상요인을 발생시켜 결과적으로 선량한 일반 고객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며 “향후 지속적인 시스템 보완을 통해 보험사기 적발률을 높여나가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LIG손보는 보험사기 근절을 위해 지난 2002년부터 포상제도를 운영, 홈페이지와 콜센터를 통해 24시간 보험사기 신고를 받고 있으며 제보를 통해 경감된 보험금의 10%내에서 최고 1억원까지 포상금으로 지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