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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에 담긴 증시보감 "슈퍼볼 필적할 KS징크스 있다"

KS진출팀 절대 수익률 '31.8%' 코스피 대비 월등히 아웃퍼폼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6.27 15: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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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롯데, 삼성 등 일부 구단의 반대로 팬들의 바람인 10구단 창단이 무기한 유보된 가운데 선수협의회가 올스타전 보이콧까지 선언하는 등 야구계 혼란시국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야구사에는 매일매일 새 역사와 신기록이 작성되고 있다. 하루하루 프로야구에서 새로운 재미를 기대할 수 있는 이 시점에 개인투자자들도 고개를 돌릴만한 흥미로운 리서치자료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하지만 증권사 연구원의 구성진 보고를 살피기에 앞서 현재 국내 프로야구의 흥미요소를 살피는 것도 무더운 여름 잠시나마 더위에 따른 짜증을 헤지(위험회피)할 청량제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 26일 현재까지의 대략적인 야설(野說)을 간추려봤다.   

◆ ‘화수분’ 흥행요소로 역대 최소경기 관중 ‘400만’ 돌파

전일 잠실과 목동, 대구, 부산구장에는 6만4270명이 입장해 총 입장관객 401만6388명을 마크했다. 이는 역대 최소경기인 255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넘어선 것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은 지난해에 비해 17%나 많은 1만5571명이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야구열기가 폭발적이었던 작년에는 307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 구단은 올 시즌 700만명 돌파를 목표로 잡았으나 현재 추세라면 800만명을 야구장에 들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역대 최소인 190경기 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한 지 20일이 지나 다시 100만을 추가하며 400만 고지를 넘어섰다.
이 같은 프로야구의 흥행은 전년도 인기몰이의 연장선이지만 올해 역시 순수하게 경기와 성적만을 놓고 보더라도 풍성한 이벤트와 이슈들이 가득하다. 1위부터 7위까지의 승차는 5.5게임에 불과하고 꼴찌인 8위 한화도 1위 롯데와 고작 10.5게임차다.

일본에서 복귀한 한화의 김태균은 4할에 근접한 타율을 뽐내고 이승엽도 최다 안타를 때리는 등 두 선수 모두 타격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박찬호와 김병현에게 쏠리는 관심은 더욱 크다. 한화의 박찬호는 시즌 12경기에서 3승5패, 방어율 4.29를 기록하며 예상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나 부진을 뒤덮는 카리스마로 팀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찬호 합류 이후 지난해 경기당 평균 6480명의 관중을 동원했던 한화는 올 시즌 경기당 9032명의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2연패 후 2게임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2연승을 올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넥센의 김병현도 여전히 국내 프로야구 이슈의 중심에 서있다. 김병현의 직선적 승부와 홈런 1위인 유격수 강정호, 타점 1위 내야수 박병호 등의 흥행수표를 앞세운 넥센은 지난해 6952명에서 올 시즌 1만423명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이 67%가량 늘었다.

또 전 게임에서 한풀 꺾이긴 했지만 올해 유독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신선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화의 에이스 류현진과 부상을 딛고 돌아온 SK의 에이스 김광현의 역투도 언제나 팬들을 끌어 모으는 관심사다.

이와 함께 삼성의 ‘끝판 왕’ 오승환은 2005년 데뷔 후 8시즌 만에 김용수(전 LG·중앙대 감독)의 227개에 1개차로 다가서며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가시권에 뒀다.

◆ 美증시는 NFL 이기면 강세장…우리는 KS 진출팀 호조

이제 투자자들을 위한 본론으로 들어가, 상기의 흥행요소로 구기종목은 물론 전 스포츠종목을 통틀어 한국에서만큼은 야구의 인기가 최고라면 미국에서는 프로 미식축구의 인기가 가장 높다는 점을 먼저 설명한다.

무엇보다 AFC(American Football Conference)의 우승팀과 NFC(National Football Conference) 우승팀이 해마다 1월 벌이는 NFL(National Football League)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Super Bowl)’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다.

해마다 일요일, 단 하루 열리는 슈퍼볼 개최일은 슈퍼 선데이로 불리며 1억명 이상의 시청자를 TV앞으로 불러 모은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흥미를 가질 점은 미국 월가에서 퍼진 슈퍼볼 징크스다. ‘슈퍼볼에서 NFL소속이 이기면 그 해 미국증시는 강세장이지만 AFL 소속이 이기면 약세장’이라는 것.

실제 NFC 그린베이 패커스가 우승한 작년에는 글로벌증시 하락에도 불구, 다우지수는 5.53% 상승, S&P500지수는 보합 마감했다. 지난 2월6일 치러진 슈퍼볼에서는 NFC 뉴욕 자이언츠가 AFC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눌러 올해 강세장을 예상하는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이어졌다.

27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S&P500지수 기준으로 슈퍼볼 지표는 지난 45년간 35번인 78%나 적중했다. 이런 징크스 덕인지 현재 글로벌 증시는 변동성에 허덕이며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S&P500지수는 이날까지 4.46% 오름세다.

미국과 비슷한 스포츠 징크스가 우리나라에도 있을까? 역시나 최고 인기종목인 야구에서 한국증시와 관련한 징크스를 엿볼 수 있다는 게 대신증권 김영일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슈퍼볼과 비교 가능한 국내 스포츠는 프로야구로, 국내 증시에서도 슈퍼볼 지수처럼 흥미로운 통계가 있다”며 “시즌 마감 이후 다음 시즌 시작 전인 10월부터 익년 3월까지 한국시리즈 진출팀의 주가상승률이 코스피를 월등히 앞선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이 파악한 한국시리즈(KS) 진출팀의 절대 수익률은 31.8%로 코스피 수익률을 20.2%나 웃돌고 있다. 이는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인 만큼 나름의 징크스 정립기간을 채워 주목할 만하다.

다만 김 연구원은 “구단 성적과 주가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증가세를 유지하는 프로야구 관중 수와 여기서 파생되는 ‘마케팅 효과와 브랜드 충성심’등은 해당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징크스와 관련해 토러스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슈퍼볼 외에도 주말 주가가 내리면 주초 오르는 것 주초·주말 징크스와 연초·연말, 대선 등 다양한 증시 징크스가 있지만 결국 적중률은 50%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