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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틸 수 있을까?' 국내신차 뜸한 틈에 수입차 물량공세

국산차 페이스리프트 출시…‘황혼기’ 수입차 물량 투하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6.27 14: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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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경제침체로 하반기 내수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가운데, 하반기 자동차 시장은 국산차와 수입차간 판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차 부재’ 현상을 겪고 있는 국산 브랜드들은 기존 모델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시킨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이는 반면, 최근 거침없는 상승세의 수입차 브랜드들은 다양한 신차를 앞세운 ‘물량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상반기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밝힌 ‘2012년 하반기 경영환경전망’을 살펴보면, 올해 세계 판매 상황을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감소되는 ‘상고하저(上高下低)’로 표현했다.

이와 같은 상황은 국내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위기와 함께 ‘신차 부재’라는 난관에 부딪힌 국산차들은 올해 1~5월까지 판매가 전년대비 6.4% 감소한 57만1080대에 그치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단순 수치상으로 봤을 때, 경제 위기로 인한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수입차 상황을 살펴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독일계를 앞세운 수입차 브랜드들은 한·EU FTA로 인한 관세 인하, 중저가 브랜드 출시 확대 등의 영향으로, 국내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5월까지 누적 판매대수 역시 전년 동기(4만2700대)보다 21% 증가한 5만1661대를 달성하면서,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또 이는 지난해 달성한 ‘10만7000여대 판매’의 기록을 약 14만대 가량으로 갱신할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국산차와 수입차 브랜드들은 이번 하반기에 통해 보다 확고한 위치를 다지기 위해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올 계획이다.

◆‘신차 실종’ 국산차, 페이스리프트가 ‘반격의 열쇠’

올 상반기 대형세단 K9을 선보인 기아차는 가장 적극적인 신차 출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다음달에는 ‘뉴 쏘렌토R’을 출시한다.

‘뉴 쏘렌토R’은 지난 2010년과 2011년 매년 4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2년 연속 중형 SUV 최다 판매 모델인 쏘렌토R을 3년 만에 부분 변경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다. 뉴 쏘렌토R은 신형 싼타페와 흡사한 성능과 편의사양을 갖춰, 싼타페와 함께 올 하반기 중형 SUV 시장에서 판매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하반기에 선보일 신차가 없는 현대·기아차는 기존 모델을 변형시킨 아반떼 쿠페와 뉴 쏘렌토R을 출시한다.

여기에 9월에는 준중형 포르테 후속인 K3가 공개된다. 기아차 이삼웅 사장도 지난 부산모터쇼에서 “K시리즈의 종결자인 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만큼, K3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했다.

반면, 지난해에 신차를 쏟아 부은 현대차는 올해 신차가 상대적으로 적다. 올 상반기 신형 싼타페 출시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도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다면, 지난 부산모터쇼에서 공개된 아반떼 쿠페의 등장이라 할 수 있다.

현대차 최초의 준중형 쿠페로, 지난 2월 시카고 모터쇼에 선보였을 때만 해도 한국 출시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부산모터쇼에서의 소개와 함께 출시 계획이 공개되면서 기존 준중형차에 식상한 고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면서 좋은 반응이 예상되고 있다. 

스타일은 이름 그대로 도어 2개의 전형적인 쿠페로, 제네시스 쿠페나 벨로스터와 비교하면 헤드룸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또 기존 모델은 1.6 GDI 140마력 엔진을 얹은 데 비해, 쿠페 모델은 2.0 GDI 누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토크 21.3kg·m를 낸다.

오랜 기간 동안 ‘신차 부재’로 극심한 판매 부진에 빠진 르노삼성도 재도약을 위한 페이스리프트를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올뉴 SM7 출시 이후 판매를 견인할 신차가 없었던 르노삼성은 회사의 생존이 달린 SM3·SM5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반격을 노리고 있다.

한국GM은 중형세단 쉐보레 말리부 디젤을 선보인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상반기에는 스포츠카 쉐보레 콜벳을 출시했지만, 판매고를 기대했던 모델이 아닌 만큼 하반기 말리부 디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준중형 모델인 ‘2013 더 퍼펙트 크루즈’도 지난 5일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부산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더 퍼펙트 크루즈’는 신 개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쉐보레 마이링크’와 쉐보레만의 디자인 감각이 더해져 기존모델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이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인도 마힌드라로 인수 후 거듭된 판매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쌍용차는 하반기 출시 모델이 없는 관계로, 최근 출시된 렉스턴 W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하지만 신차 대결 구도가 형성될 하반기에 국산차 브랜드 중 유일하게 신모델이 없어, 그간 계속되던 판매 상승세가 잠시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 역대 최고 실적 달성한 수입차, 물량 공세로 상승세 이어가

지난달 이미 누적판매대수 5만대를 뛰어넘으면서 상반기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수입차 업계는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판매 가도를 이어갈 분위기다.

   
수입차시장에서 1위·2위를 다투는 BMW와 벤츠는 올 하반기에 각각 6시리즈 그란 쿠페와 더 뉴 SL 63 AMG를 출시하는 등 보다 공격적인 한국 공략에 나선다.

520d와 뉴 3시리즈를 앞세워 지난달 사상 최다인 2985대의 판매고를 기록한 BMW코리아는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1위 굳히기’를 위해 우선 부산모터쇼에서 국내 처음으로 공개한 BMW 6시리즈 그란 쿠페를 시작으로 △M5 △5시리즈 투어링 △액티브 하이브리드 5 △뉴 X6 M 등을 연달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이를 위해 최근 신차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해 부서 간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6시리즈 그란 쿠페는 BMW 최초의 4도어 쿠페로, 2도어 컨버터블과 쿠페에 이은 6시리즈의 3번째 모델이다. 6시리즈 그란 쿠페에 장착된 BMW 트윈파워 터보엔진은 스포티함과 효율성으로 대변된다. 직렬 6기통 가솔린엔진은 최고 출력 320마력, 최대 토크 45.8kg·m의 강력한 파워를 발휘한다. 기존 6시리즈 쿠페보다 113mm 더 길어진 휠베이스 덕분에 뒷좌석 레그 룸도 한층 편안해졌다. 트렁크 적재 용량은 460리터에서 최대 1265리터까지 확장 가능해 실용성도 겸비했다.

최근 역량 강화를 위해 기업커뮤니케이션 부서를 신설한 메르세데스-벤츠는 더 뉴(The new) SL 63 AMG를 선보일 계획이다. 효율적인 경량 구조로 제작돼 최고 537마력의 출력과 높은 주행 성능에도 불구, 알루미늄 보디 셀을 적용해 연료 소모량과 배기가스를 30% 줄었다. 여기에 벤츠는 하반기 더 뉴 C클래스 쿠페도 출시할 예정이다.

‘뉴 S5’를 시작으로 다이내믹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시켜 나간다는 아우디는 고성능 모델들을 대거 선보인다. 특히 오는 9월경에는 ‘뉴 S시리즈(S6·S7·S8)’가 상륙한다. S 모델의 ‘S’는 ‘최고의 성능(Sovereign Performance)’을 의미하는 것으로, A4·A5·A6·A8 등 기본 모델의 컨셉트에 더욱 강력한 성능과 역동성을 부여했다. 아우디는 S시리즈뿐만 아니라 슈퍼카 수준의 최고급 모델인 뉴 ‘RS5’도 함께 모습을 드러낼 계획이다.

올해 들어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폭스바겐은 상반기 30대 젊은 고객의 계속적인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 미국산 7세대 파사트를 오는 8~9월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모델(4500만원)보다도 가격을 대폭 하락시킨 3000만~4000만원대 가격대로 출시하면서, 일반적으로 높은 수입차 가격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고전을 면치못했던 렉서스와 인피니티는 GS450h와 JX로, 반격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반격에 나선다. 그간 반복된 부진을 겪어야 했던 렉서스는 강력한 퍼포먼스 세단으로 변신한 렉서스 GS의 최고급 모델인 GS450h를 선보인다. 337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지녀 V8 가솔린 모델에 버금가는 파워를 자랑하며, 0→100km/h 가속은 6.1초에 달한다. 하반기 중 출시예정인 GS450h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올 5월까지 누적판매가 전년대비 50%(1057대→481대)이상 하락한 인피니티 역시 기존 장르에 얽매이지 않은 JX를 이달 말부터 국내 시판한다. V6 3.5ℓ 엔진으로 출시되는 JX의 최고출력 265마력으로, 최대토크는 34.3kg·m를 달성했다.

한편, 시에나, 캠리에 이어 미국에서 들어오는 3번째 모델인 벤자를 오는 11월 출시할 계획인 토요타는 “역대 최다판매량을 경신하겠다”는 각오로 하반기 마케팅 강화 방침을 세웠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상반기에 캠리 및 토요타86 등 다양한 차종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지난해 침체됐던 분위기를 어느 정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부분변경 모델이 도입되겠지만 무엇보다 상반기 출시한 모델들의 판매대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