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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가 무서운 당신을 위해…파생결합상품 라이벌 대전

“ELS는 뭐고 ELF는 또 뭐냐” 장·단점 해부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6.27 10:4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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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쥐꼬리라는 표현도 알량한, ‘쥐꼬리 반 토막’ 월급으로 안락한 삶을 살겠다는 게 그렇게 발칙한 꿈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면 당신은 이제 어른이다. 재테크가 어른의 기본 소양이 된지 오래. 하지만 주식은 무섭고 목돈 드는 부동산은 그림의 떡이라면 금융투자상품, 특히 접근성이 좋고 소액 투자가 가능한 파생결합상품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금리가 바닥을 뚫고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인 상황과 맞물려 파생결합상품은 안정성과 ‘시중금리+a(알파)’ 수익률을 무기로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선수로는 ELS(주가지수연계증권)와 사촌격인 DLS(파생결합증권), ELF(주가지수연동펀드)와 ELD(주가지수연동예금) 등이 꼽힌다. 대부분 1~3년 이내의 중장기 투자 상품들이다. 하지만 덮어놓고 투자하다 낭패 보는 것은 매한가지. 각 대표선수들의 강점과 약점을 속속들이 꿰는 작업이 필요하다.

◆파생상품계 ‘E트리오’ 누구?

“나야 나! 금융투자업계 아이돌 ELS. 국공채 투자로 원금보장에 기초자산만 잘 고르면 두 자리 수익률도 빵빵 터진다고. 올해만 22조원어치나 팔렸으니 인기가 짐작이 되려나? 특판 예금만도 못한 ELD나 수수료 폭탄 맞기 딱 좋은 ELF 따위는 명함도 못 내밀지. 암.”-ELS의 변(辯)

금융투자시장에서 ELS의 열풍이 뜨겁다. ELS는 이름 그대로 주식에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특수금융상품이다. 운용자산의 95%는 국공채에 투자하고 나머지 5%는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식으로 원금보장과 함께 주가흐름에 따라 확정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재테크 수단으로 파생결합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특히 ELS에 경우 지난 5월 한달 동안에만 5조원 가까이 발행됐으며 올해 22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ELS 시장에는 약 5조904억원의 돈이 몰렸다. 발행건수는 1841건에 달했으며 올해 총 발행규모 22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주식보다 덜 위험하고 채권금리에 실망한 투자자가 몰린 것이 인기 비결이다.

다만 모든 상품이 원금보장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보장 정도에 따라 수익률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본인의 투자 성향을 먼저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KDB대우증권(006800) 파생상품영업부 관계자는 “ELS 상품 중에서도 100%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과 원금부분보장, 원금비보장형 상품으로 나뉜다”며 “가장 기대수익률이 높은 상품은 원금비보장형 ELS”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LS에 투자할 때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와 해당 종목의 주가 전망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의한 후 상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정기예금이자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맞지 않는다. ELS는 일정한 액수를 정해놓고 2~3일 동안만 투자자금을 모집하기 때문에 먼저 팔렸던 ELS에는 추가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ELS의 사촌 DLS의 장점은?

“내가 ELS 형님의 사촌 동생뻘이긴 한데 ‘형 만한 아우 없다’는 옛말은 잊어주시길. 동서고금 막론하고 투자의 바이블 ‘몰빵 금물’을 아신다면 형님 보다는 나를 선택하셔야지. 주식에만 목매는 형님들 볼 때마다 어찌나 짠한지. 나는 환율, 신용, 실물, 이자율 등등 세계는 넓고 투자할 곳은 많잖아? 분산투자에 원금보장,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신다면 나를 선택하라고”-DLS의 변(辯)

ELS와 함께 증권사 신상품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DLS다. ELS가 주가지수나 상장 종목 등 주식과 결합된 상품이라면 DLS는 이자율과 환율, 주가, 신용, 실물 등 파생금융상품과 연계해 수익률이 결정된다. ELS와 수익률 결정 시스템은 똑같지만 기초자산 범위가 훨씬 넓은 게 특징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DLS는 ELS와 함께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분산투자효과로 주식, 부동산, 채권, 원자재 등 성격 다른 분야에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자 선호와 성향에 맞춰 원금보장형부터 고수익 추구 상품까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주가와 상관없이 상품 구조와 기초자산 변동성, 기초자산 간 상관관계 등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물론 주가 등락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만큼 기초자산 구조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은행에서 파는 파생상품, ELD란?

“옛날부터 있는 돈 지키는 게 제일 어렵다고 했어. 저축은행 사태 기억 안나? 예금자보호법이 얼마나 가뭄에 단비 같은 제도인지 꼬꼬마들은 모른다니까. 예금자보호법 의거 5000만원까지 전액 보장! 이 한 마디만 강조해도 할 말은 다한 거라고. 구차하게 수익률이 어쩌고저쩌고 떠들다보면 입만 아프다니까.”-ELD의 변(辯)

흔히 파생결합상품을 취급하는 것은 증권사라고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은행도 파생결합상품 판매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바로 파생결합예금 상품인 ELD다.

ELD는 투자원금 중 일부를 원금이 보장되는 이자율에 한해 정기예금에 넣고 나머지를 주가지수옵션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일례로 주가 10% 오르면 1년 후 5%의 예금이자율을 주고 만약 주가가 10% 이하로 오르면 3%의 이자만 받는 식이다.

ELD의 최대 강점은 예금상품의 일종이기 때문에 예금자보호법에 의거 5000만원까지는 무조건 원금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증권사나 운용사가 파산하면 원금상환 자체가 불가능한 ELS, ELF 등에 비해 안전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투자자라면 고려해볼 만하다.

◆“모르면 운용사에 맡겨버려!” ELF

“Simple is Best! 이것저것 머리 아프다 싶으신 형님들 여기 주목! 재테크하는 사람이 부채도사도 아니고 특정 주가, 특정 종목이 오를지 내릴지 어떻게 알아?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모를 때는 전문가, 전문 자산운용사에 맡겨버려. 물론 수수료가 좀 세기는 하지만 머리 터져라 공부하고 발품 파는 것보다 낫다니까. 또 증권사가 망해도 운용사가 책임지는 구조니 안심해. 중간에 맘 바뀌어서 중도해지해도 원망안하는 ‘쿨한’ 상품은 나밖에 없다!”-ELF의 변(辯)

주가가 들쭉날쭉해 도저히 예측할 자신이 없고, ELD의 소박한(?) 수익률이 불만이라면 ELF에 배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ELF는 투자자산 대부분을 ELS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 펀드로 운용사 소속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ELS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로 투신사를 통해 운용되며 채권투자로 원금을 지키면서 주식관련 파생상품을 펀드에 편입해 추가수익을 얻는 구조다. 특히 증권사가 발행하는 ELS에 비해 가입과 중도해지가 자유롭고 증권사가 혼자 책임지는 ELS에 비해 자산운용사라는 안전장치가 하나 더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운용수수료를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 ELF는 ELS보다 수수료 부담이 크다. ELS에 증권사 수수료가 포함돼 있는 상태에서 운용사의 운용 수수료와 상품 판매 수수료까지 얹어지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수수료가 비싼 게 흠이다.

한편 운용자금에 대해 ELS를 발행한 증권사는 지급의무가 없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만약 운용사가 파산할 경우에는 투자자 손실로 직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