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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치과의사 딸 '의문의 실종'

10년전 순천여고 1년생 야간자율학습 때 교문나선 뒤 두문불출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6.25 11: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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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는 50대 치과의사의 딸이 실종 10년이 지났지만 여태 생사확인이 안돼 부모가 애를 태우고 있다.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은 순천에서 오랫동안 치과의사로 봉직하고 있는 M치과병원 조모 원장(58) 가족. 조 원장의 부인 정모씨(57)는 최근 순천시청을 찾아 10년전 실종된 딸(조수민)을 찾아달라며 행정기관에 호소했다.

조양의 어머니와 학교 측의 사연을 정리해 보면 이렇다.

2002년 9월13일 당시 순천여고 1학년이었던 조양(당시 17살)은 야간자율학습을 하기 싫었던 친구들의 꾀임에 빠져 그길로 학교 밖을 나간뒤부터 학교 및 가족과의 연락이 두절됐다는 것.

어머니 정씨는 "수민이가 당시 중앙동 근처에서 스티커 사진을 찍고 빌려준 책인지는 모르지만 친구한테 책을 돌려받기로 한 날인데, 친구가 학원버스 시간에 쫓겨 돌려받지 못했다"며 "거기가 마지막 통화였다"고 기억했다.

딸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접한 부모는 통신사에 조회한 결과 마지막으로 핸드폰 통화가 감지된 날이 보성군 벌교읍 장좌리 일대였다고 했다.

   
10년전 실종된 순천여고 1년생 조수민양(왼쪽)과 현재나이 27살 아가씨가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그린 몽타주(오른쪽). 

부모는 혹시는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 벌교 장좌리 일대를 '이잡듯' 뒤졌으나 허사였다고 했다. 교통사고라도 당했나 싶어 벌교지역 병원도 살펴봤으나 허사였다. 경찰에도 신고해봤지만, 단순가출이라며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어머니 정씨의 회고다.

정씨는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핸드폰 조회결과 벌교읍에서 딸의 위치가 발견된 것은 차를 타고 벌교읍을 지나치다 잠시 켰다가 껐을 수도 있는데, 벌교읍 일대만 찾아다닌게 후회스럽다고 했다.

정씨는"순천여고 앞 책대여점에서 100여권을 빌려볼 정도로 책을 좋아했고 암기력도 좋아 대학을 법조쪽으로 가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권유를 했으나 강요하지는 않았다"며 "당시 순여고(순천여고)를 가려면 반에서 1-2등, 적어도 3-4등은 돼야 했으므로 공부를 잘하는 딸이었다"고 말했다.

수민양의 두 남동생(당시 15살, 12살)은 10년이 지난 현재 큰아들은 군제대 후 다니던 대학에 복학했고, 막내아들도 7월에 군제대를 앞두고 있다.

어머니 정씨는 그동안 백방으로 수소문하고 찾아다녀봤지만, 딸을 찾지 못했으나 최근 케이블TV '채널뷰'에서 '사라진가족'이란 제목의 프로그램에 수민양의 안타까운 사연이 보도된 것을 계기로 용기를 내어 언론과 시청을 접촉했다고 고백했다.

10년전 일이지만 주위에서는 의사집안의 딸이라는 이유로 돈을 노린 납치범의 소행이라는 측과 교통사고일 거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는 조양이 여고생이었고 휴대폰이 있었기때문에 단순가출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가족들은 가출을 할만한 정황이나 낌새가 없었고, 평소와 다름없이 등교했다는 점에서 가출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또한 '까불까불한' 성격이 아니고 교회를 다니는 차분한 성격이어서 가출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정씨는 방송 프로그램 녹화를 하면서 최면술을 시도할 때는 어지러움과 구토 등의 증상으로 최면술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인 충격을 겪고 있다.

남편 또한 과거 일을 들춰내는데 극도로 예민해 한다고. 정씨는 딸을 찾기 위해 여고 1학년 때의 증명사진과 10년후 변화된 27살 예상 얼굴사진을 몽타주로 출력했다.

정씨는 딸을 잃은 충격으로 시댁과의 종교가 달라 중단했던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했고, 노인요양병원에도 나가 요양일을 하면서 잡념을 없애고 있다. 학교 측도 연락이 두절된 조양에 자퇴를 권유해 처리된 상태이다.

정씨는 "워낙 순천지역사회가 좁아 딸 가출사건을 내가 상처받을까봐 표현을 안했을 뿐이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며 "이왕 신문방송에 나온 이상 딸의 근황을 아시는 분은 꼭 제보해 주셨으면 한다"고 끝맺었다.

이와 관련해 순천경찰서 실종전담팀 관계자는 "10년이 지난 뒤의 조양 얼굴을 예상해 그린 몽타주를 전국에 배포하려고 하고 있다"며 "아직 종결하지 않았으며 제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